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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 여고생 마이
후루야 우사마루 지음, 김동주 옮김 / 애니북스 / 2006년 6월
평점 :
품절
어쩌다 보니 만화를 꾸준히 보게 되었다. 여고생 이야기들이 꽤 눈에 띈다는 생각을 하고는, 여고생에 관해 뭔가 글을 써 보자고 누군가에게 이야기했더니 그가 대답하길, "내 나이의 남자는 '여고생'이라는 말을 쓰는 것 만으로도 얼굴이 붉어지는 법이야. 변태취급을 받을 수도 있어". 응, 그는 30대다. <최강여고생 마이>를 보면 그의 말을 약간 이해할 수 있다. 이런 만화를 즐긴다는 건, 어쩌면 여자로 사는 일의 즐거움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 웃음.
여고생이 원조교제를 하는 설정쯤이야 이제 새로울 것도 없지만 <최강여고생 마이>는 그보다 좀 더 나아간다. 노인만 남은 작은 마을에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여고생 마을'이라고 홍보문구를 달고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여고생 교복을 입고 마을을 돌아다닌다는 이야기나, 도둑을 방지하기 위해 금고 디자인을 로리로리한 여중생 정도로 디자인한 뒤 다이얼을 x꼭지로 만들어서, 도둑이 비밀번호를 맞추려고 하면 소녀의 음성이 "왜 내 x꼭지를 쪼물딱거리는 거에요?"라고 말하게 한다-는 이야기는, 정말이지 순간 기발하잖아 싶으면서도 너무 변태같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최강여고생 마이>에는 그 외에도 몇몇 재미있는 설정의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무려 99편이나 되는 단편이 묶여 책 한권이 되었으니 각 에피소드는 짧을 수 밖에 없는데, 일본의 대중문화에 대해서도 많은 에피소드가 할당되었다. 간단한 주석을 읽는 것으로 이해가 가능하니, 대단히 복잡한 인용도 아니다. 게다가 <은하철도 999> <미션 임파서블> 패러디도 있는지라, 쉽게 이해하고 금방 깔깔거리게 된다.
구식필름수동카메라를 아끼는 사람들이 특히 사랑할 '카메라 레이카' 에피소드는 강추. 웃기고 엉뚱한줄만 알았던 만화에서 순간 가슴저릿한 동감을 맛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