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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미스터리 2000 - 1
일본추리작가협회 편저 / 태동출판사 / 1999년 11월
평점 :
품절
사 놓고 처박아둔 뒤 어디 있는지도 모르던 책인데 이사하면서 나타났다. 일본의 신작 단편 미스터리집(신작이라고 해 봐야 1999년이지만)인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다 처음 보는 작품들이기도 했고(몇 단편은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것을 보기는 했다).
그런데 이 책을 보고 깨달은 것이, 옛날 책들이 정말 훌륭했구나 하는 점이다. 책 절반 이상에서 범인이나 사건의 전개 등을 너무 쉽게 맞출 수 있는데, 작가들의 필력 문제일 수도 있지만 이제 태양 아래 새로운 트릭이 없다는 게 문제다. 이를테면, 1권 마지막 단편 <먼 창>에서 주인공 여자애는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그림을 궁금하게 생각하지만, -ㅅ- 그게 왜 매일 달라지는지는 너무 명확하다. (그러고 보니 그런 트릭(이걸 트릭이라고 부른다면 말이지만)은 댄 브라운의 <디셉션 포인트>에도 등장한다) <얼음설탕>의 경우, 10년쯤 전에 읽은 로알드 달 단편집(한국어로 번역된 책에도 실려 있을 것이다)에 실린 작품과 비슷한 전개와 결말을 가지고 있다(로알드 달의 단편에서는 남자 두 사람의 권력관계가 문제되고, <얼음설탕>에서는 남녀간의 애정 문제이지만). <은폐꾼>만 하더라도 스티븐 킹의 <금연주식회사>(TV에서도 수없이 변주되었다)를 떠올리게 하는 데가 있지 않나?
옆집 사람과 친분이 거의 없는 현대사회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두려워할 법한 <잠들 수 없는 밤을 위하여>와 진짜 재치있는 작품(푸하하하하! 그러게 니 커피나 마실 일이지!) <사용중>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이 책에서 정말 제일 무서웠던 것은...
몇몇 작가들 이름 뒤에 붙은 다음과 같은 설명이었다.
'일본추리작가협회'에서도 작가의 신상 파악을 못 하고 있다. 이 점 양해하기 바란다.
;;; 무섭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