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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종 살인자 ㅣ 밀리언셀러 클럽 25
로베르트 반 훌릭 지음, 이희재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9월
평점 :
로베르트 반 홀릭의 명판관 디 공 시리즈. 황금가기에서 단편집인 <쇠못살인자>가 이미 나왔다. <쇠종살인자>는 장편이지만, 여러 사건을 해결한다는 면에서 단편 식의 짧은 호흡으로 책을 읽기에 큰 무리가 없다.
강간치사 사건으로 시작, 워낙 여러 사건이 등장해서 정신이 없었지만, 절반이 넘어가니 상당히 흡입력이 있다. 특히 큰 제목으로 뽑힌 '쇠종살인자' 사건을 읽다가는 깜짝 놀랐다. 마지막 디 공의 해설을 듣다가 가슴이 짠해오는 기분이 들었는데, 거의 오이디푸스 이야기 같은 식의 슬픈 이야기였다. <소년탐정 김전일>에 나오는 식의, 슬픈 복수담과 죽는 순간까지 아무도 알지 못했던 슬픈 진실을 잘 살린 작품이다. 그 과정에서 지나치게 감상적이 되지 않는 디 공의 명쾌한 설명에 찬사를. 나만 그런지 모르겠는데(마지막 부분을 읽으면서 확실히 감상적이 되었다), 죄인이 불쌍해지는 것을 보면 OTL. 죄인을 심문하거나 죽이는 방식이 너무나 잔인하며 구시대적이지만, 당시에 그렇게 했을 테니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지금 같으면 전화나 이메일로 통신하겠지만, 그 당시에는 그 모든 게 불가능해, 사람이 직접 움직이지 않으면 안되는 사건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구식 즐거움이 있다. 나쁜 놈의 첩자가 디 공을 음모에 몰아넣으려는 서찰을 가지고 가다가 디 공의 수하에게 붙잡힌다던가 그런 것.
디 공은 뛰어난 판결로 황제의 휘호를 받는데, 그 내용은 '목숨보다 정의가 중하다'라는 내용. -ㅅ- 정말 무서운 세상이다.
<쇠못살인자>를 재미있게 읽은 사람에게는 강력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