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라, 아비
김애란 지음 / 창비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달려라 아비>를 읽는 중이다. '달려라, 아비'와 '노크하지 않는 집'을 읽었는데, 마음에 든다. 한국소설을 워낙 안 읽어서 좋다, 안 좋다를 가르는 건 무리일 것 같지만, 어쨌건 좋다. 한국 소설을 읽으면서 말하는 사람의 목소리에 감정이입한 게 얼마나 오랜만인가를 깨달았다. 아마 이 책은 머지 않아 굉장히 잘 팔려서, 결국은 식상해져버릴 것이다. 사람들은 이 책을 읽지도 않고 멋대로 이야기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런 때는 그냥 입을 다물고 있으면 되겠지.

단편집 중 단 두 개의 이야기를 읽었을 뿐인데, 각각의 이야기를 권해주고 싶은 사람들이 생각났다. 젠체하는 우울이나 이유없는 냉소 같은 것은 하지 않고, 때로 상황을 담담하게 중계하고, 때로 동화처럼 '나'와 나를 둘러싼 상황을 희화화한다. 글을 쓰는 게 사랑스러운 재능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생각한다.

그때 나는, 사랑이란 어쩌면 함께 웃는 것이 아니라 한쪽이 우스워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9페이지

나는 지금도 세상에서 가장 나쁜 사람은, 나쁘면서 불쌍하기까지 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12페이지

나는 알고 있었다. 내게 '괜찮냐'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정말로 물어오는 것은 자신의 안부라는 것을. 어머니와 나는 구원도 이해도 아니나 입석표처럼 당당한 관계였다. -16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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