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을 가다 - 고목나무샘에서 보구곶리까지
신정섭 지음 / 눌와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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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강 때문에 참 말이 많다. 4대강 정비사업에 정신이 쏠려있는 사이, 한강 곳곳은 ‘디자인 서울’ 운운하는 새단장이 한창이다. 건물 짓고 콘크리트 깔 곳이 없으면 한강을 덮어버리는 건 아닐까 지레 공포심이 들 정도다. 상황이 이러니 ‘강’ 이야기는 생태학적인 관점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로 등극했다. 프레드 피어스의 <강의 죽음>도 얼마전 출간되었지만, 신정섭의 <한강을 가다>가 각별히 눈길을 끄는 이유는 제목 그대로 한강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기 때문일 테다. 일단 사진도 글도 살뜰하게 추려놓았다. 아스팔트 킨트에게는 거의 외국어 수준으로 낯선 나무이름, 꽃이름이 새 노랫소리처럼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은 담백한 글맛에 기인하는 듯. 한강을 그 모습에 따라 일곱 가지로 구분하고 있는데, 그러니 한강의 상류부터 하류까지, 그리고 서울을 관통하면서 만나는 반포와 밤섬, 난지도 이야기까지 풍부하게 펼쳐진다. 책의 만듦새가 좋아 몇시간이고 만지작거리며 책장을 넘기다가, 어쩌면 십년 후에는 이 모든 게 “그땐 그랬지”로 남을지 모르겠다는 근심이 든다. 시간이 갈수록 사계절도 한강도 애틋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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