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단한 책 - 죽기 전까지 손에서 놓지 않은 책들에 대한 기록 ㅣ 지식여행자 2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언숙 옮김 / 마음산책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프라하의 소녀시대> <마녀의 한 다스>를 읽고 그녀의 글쓰기에 홀딱 반했던 터라, 그녀가 어떤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몹시도 알고 싶었다. <대단한 책>은 요네하라 마리의 사후에 엮여 세상에 나왔다. 2006년 5월25일 난소암으로 세상을 뜬 그녀가 2005년까지 여러 매체에 기고했던 서평들을 모았다. 책의 부제인 ‘죽기 전까지 손에서 놓지 않은 책들에 대한 기록’이라는 말은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해석해도 좋을 듯하다. 요네하라 마리가 암과 싸우면서도 읽어내려갔던(그래서 이 책에 실린 독서 주제 목차에는 ‘내 몸으로 암 치료 책을 직접 검증하다’라는 항목도 있다) 수많은 책들에 대한 이야기를 빼곡하게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이 책에는 국내 미출간작이 다수 섞여있다. 한 권의 책에 대한 나의 감상과 그녀의 감상을 비교할 수 없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대단한 책>이 재미없어지지도 않는다. 요네하라 마리는 일본, 러시아, 북한, 남한이 얽힌 국제정세에 관심이 많은데, 그런 국제정세와 독서 경험, 그리고 개인사를 잘 녹여내 재미있게 들려준다. ‘사람은 왜 애완동물을 먹지 않을까’라는 장에서는 국제 정세에 대한 이야기로 말문을 열더니 <터부의 수수께끼>라는 책을 소개하며 “인간에게는 사랑하는 대상과 동화되어 하나가 되고 싶어하는 근원적인 욕망이 있으며, 그래서 애완동물이나 연인을 먹거나 동물과 교미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국에도 어서 소개되었으면 하는 책들도 많다. 브루스 포글의 <고양이의 정신세계>라는 책은 설득력 있는 고양이 언어 해설서로, 고양이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한다. 유명한 저술가로 한국에도 여러 권의 책이 소개되었던 다치바나 다카시의 비서가 쓴 책에는 다치바나 다카시가 인터넷이나 컴퓨터의 가능성을 그렇게 역설하면서 정작 본인은 컴맹인 데다 원고도 모두 손으로 쓴다고 폭로했다니, 읽지 않아도 키득키득 웃음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