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찬란한 태양
할레드 호세이니 지음, 왕은철 옮김 / 현대문학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내 딸아, 이제 이걸 알아야 한다. 잘 기억해둬라. 북쪽을 가리키는 나침반 바늘처럼, 남자는 언제나 여자를 향해 손가락질을 한단다. 언제나 말이다. 그걸 명심해라, 마리암.” 마리암의 어머니는 아버지의 하녀였다. 그래서 아버지는 부유하지만 마리암과 어머니는 아버지의 다른 아내들과 이복 형제들에게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죽은 듯 살고 있다. 극장에 가고 싶었던 마리암은 만류하는 어머니를 뿌리치고 아버지를 찾아가는데, 작은 모험은 아버지 집 앞에서의 노숙과 어머니의 자살로 끝맺는다. 결국 열 다섯 살인 마리암은 아버지와 그 가족에게 떠밀리듯이 마흔 다섯의 구두장이에게 시집간다. 그리고 내전 때문에 가족을 잃은 열세 살난 소녀 라일라가 마리암 남편의 두 번째 아내로 시집온다.

할레드 호세이니의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은 아프가니스탄의 여성들에 관한 이야기다. 상처입은 두 여인이 서로의 삶을, 나아가 자신의 삶을 위무하기까지의 이야기는 뒤로 갈수록 읽는 이를 강렬하게 빨아들인다. 호세이니는 1965년 카불에서 태어났지만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후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망명한 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의사가 되었다. 의사로 일하면서 틈틈이 시간을 내 발표한 <연을 쫓는 아이>에서 아프가니스탄 소년의 이야기를 그렸다. 할레드 호세이니는 두 번째 소설인 <천 개의 찬란한 태양>에서 감정이 드러나지 않는 무뚝뚝하게 느껴질 정도의 간결한 문장들로 두 여자의 삶을 이야기한다. 그들을 둘러싼 세상이 이미 미쳐있기 때문이며, 그들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이상의 슬픔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