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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드롭스 1
우니타 유미 지음, 양수현 옮김 / 애니북스 / 2007년 12월
평점 :
절판
주인공 다이키치는 외할아버지가, 혼자 살던 방년 79살의 외할아버지가 가족들 몰래 첩을 두고 딸을 낳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이키치에게는 사실 이모뻘인 여섯살 소녀의 이름은 린. 린은 외할아버지를 빼다 박은 다이키치를 유난히 따른다. 다이키치는 친척들이 린의 존재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며 어떻게든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고 자기가 데리고 있겠다고 말해버린다. 나이 서른의 미혼 남자 다이키치가 졸지에 육아에 뛰어들게 된 배경은 그렇다. 항상 마소처럼 죽어라 일하고 돼지처럼 마시던 다이키치는 이제 집안에서 담배도 못피우고 린을 보낼 보육원 문제로 잠을 설치며 고민하게 된다. 게다가 보육원에서 다른 아이들을 만난 린은 자신의 부모에 대해서, 부모의 관계에 대해서도 자꾸 질문하기 시작한다.
<토끼 드롭스>는 단순한 이야기와 시원시원한 그림 덕분에 책장이 쉽게 넘어가는 만화책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이야기가 담고 있는 내용마저 쉽고 우습기만 한 건 아니다. 특히 다이키치가 육아 문제로 이직을 고민할 때가 그렇다. 다이키치는 야근을 하지 않는 부서로 전출을 요청하는데, 그 얘기를 들은 동료, 후배가 자꾸 안된다며 항의한다. 하지만 "나 없어도 돌아가는" 게 회사라면 "나 없이는 안되는" 게 육아다. 그런 서로의 사정을 이해하는 일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한 더없는 투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