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사 오케이
다이라 아스코 지음, 박재현 옮김 / 북폴리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가타오카 쓰미코가 고등학교를 졸업한 날, 엄마가 집을 나갔다. 졸업식을 마치고 돌아오니 텔레비전을 보던 아빠가 그렇게 불쑥 말을 꺼냈다. 이혼하는 것도 아니라니 영문을 알 수 없지만 가타오카 집안의 큰딸 쓰미코는 정작 방에 들어가며 안도의 한숨을 쉰다. 아버지가 졸업식 끝내고 어디 있다 왔느냐고 묻지 않아서다. 쓸데없이 변명하다가, 남자친구의 침대를 삐걱거리게 한 일의 여운이 몸에서 사라질까 걱정해서다. 아버지는 귀찮거나 싫은 일은 무조건 못본 척하고 본다. 아버지와 큰딸만 그런게 아니다. 작은딸 리쓰코는 자신이 좋은 학교에 들어간 상황에 도시락 싸 줄 엄마가 없어진 게 못마땅하다.

<만사 오케이>를 읽으며 킬킬대게 되는 이유는, 가타오카 집안의 어이없는 호쾌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주변 사람들의 쓸데없는 오지랖 때문이기도 하다. 남의 일에는 어찌나 할 말들이 많은지 젓가락 숟가락 다 들이밀고 한마디라도 더 하려고 안달이다. 가타오카 집안처럼 “무심한 듯 쉬크”하게 제멋대로 사는 사람들도 없다 싶은데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건, 멋대로인 듯한 와중에도 그들이 가족임을 잊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집에 돌아가는 건 지친 후에라도 좋아. 집은 그럴 때 필요한 거니까. 돌아간다는 건 그런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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