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다큐가 더 재미있긴 했지만

야마다 사장, 샐러리맨의 천국을 만들다 - 인간 중심 유토피아 경영의 신화, 미라이 공업
야마다 아키오 지음, 김현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07년 12월

야마다 사장의 미라이 공업은 이런 회사다. “전 직원 정규직 종신고용, 70세 정년이며 정리해고나 잔업이 없음, 일일 근로시간 7시간 15분, 연간 140일 휴가+개인휴가가 주어짐, 육아휴직 3년 보장, 5년마다 회사 경비로 해외여행, 월급은 대기업 수준”.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다. 하지만 모든게 진짜. 승진할 사람을 뽑는 건 사원 이름을 적은 종이쪽지들을 선풍기에 날리는 일로 결정된다. 가장 멀리 날아간 쪽지에 적힌 이름의 사원이 가장 높은 자리로 승진한다. 일의 할당량도 없다. 직원들이 알아서 하게 되어 있다. 한 푼이라도 아껴서 사원들에게 두루 혜택을 주어야 하므로 복사기나 전기 사용은 극히 아끼고 있다. 웬만해서는 회사 내의 전등을 켜지 않는다는 뜻이다. 전기 스위치에는 “건드리지 마시오”라고 사장이 직접 종이를 붙여둔다. 야마다 사장 자신은 다 늘어진 ‘란닝구’에 트렁크 팬츠, ‘쓰레빠’ 차림으로 회사 사무실에서 일을 본다. 그 자신의 생활 역시 극도로 검소하다.

우리 눈으로 보기에 이건 차라리 꿈에 가깝다. 이런 회사가 존재한다는 걸 믿기 힘들 정도다. 직원들이 백발이 되어서도 건강하게 일하고 자진해서 회사 발전 방안을 생각한다는 것. 회사와 직원이 함께 건강하게 성장한다는 것.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던 대기업의 회장이 어디서 났는지 모르겠는 돈으로 그 넓다는 세계를 떠돌며 은둔해 살아가는 걸 보면 한숨만 나오는데, 미라이 공업의 야마다 사장은 사원들과 함께 정말 ‘유토피아’를 꾸린다. 일하게 해 주고, 그에 상응하는 돈을 주고, 일하는 한 죽을 때까지 먹고 살 수 있음을 보장하고, 일하다 너무 지치지 않도록 적당한 휴가를 보장하고, 해가 진 뒤에는 집으로 돌아가 가족과 시간을 보내게 해 주는 일. 그렇게 일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야마다 사장이 이끄는 미라이 공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