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엘리자베스 길버트 지음, 노진선 옮김 / 솟을북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여행기이자 생활기다. 사연은 그녀가 뉴욕 교외에 위치한 큰 저택의 욕실에 숨어서 한 달 넘게 밤마다 울던 데서 시작됐다. 겉으로 보기엔 문제가 없었다. 이 대목에서 복에 겨운 한 여자의 투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만난지 팔 년, 결혼한 지 육 년째 되는 남편과 살고 있던 그녀는 재정적으로 순탄한 삶을 살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새로 사랑에 빠졌다. 남편을 떠나면서 그녀는 자발적으로 모든 것을 포기했는데, 남편이 그 이상의 것(미래 발생할 재산)까지 요구하면서 그녀는 긴 이혼 레이스를 시작했다. 결국  애인과의 관계도 끝났다.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였던 그녀는 책을 쓰겠다고 하고 돈을 ‘땡겨 받아’ 이탈리아로 떠났다. 이탈리아어를 배우고 싶어서였다. 현실적이고 성급한 독자는 여기서 투덜댈 것이다. 아니, 왜 멀쩡하게 살다 말고 고생을 사서 하나?
이 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다. 길버트는 이탈리아와 인도, 인도네시아에서 살았고 그 기록을 이 책에 적었다. 자신의 절망을 희극적으로 풀어내는 유머 감각은 발군이다. 그 여정은 이탈리아어 공부 뿐 아니라 영혼을 의지할 신을 찾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 과정을 지켜보면 알 수 있다. 그녀는 그 모든 것을 떠나야 했다. 더 많은 것을 발견하기 위해서.
약간 긴 감은 있지만, 그리고 다분히 미국적인 데는 있지만, 책 사는 데 든 돈은 아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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