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
모리 에토 지음, 김난주 옮김 / 시공사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사랑을 이야기하는 소설들을 읽으면서 마음이 움직이는 일은 흔치 않다. 사랑뿐이겠는가. 일상, 생활, 직장 등 거의 모든 주제에 대해서 그렇다. 그 중 사랑이라는 주제에 유독 민감하게 구는 것은, 어쩌면 내가 여자이기 때문일수도 있고 사랑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일수도 있다.

-나이를 먹으면서 달라진 사랑이야기의 취향이 있다면, 운명을 끌어들이는 이야기에는 점점 냉소하게 된다는 것이다. 예외가 생기려면 아주아주 그 소설이 뛰어나야 한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처럼.

-최근 읽은 사랑이야기 중에 가장 마음에 남는 것은 D.H.로렌스의 단편 <당신이 날 만졌잖아요>와 모리 에토의 단편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다.

-모리 에토의 소설집 <바람에 휘날리는 비닐 시트>에는 <그릇을 찾아서>라는 단편이 있다. 이 이야기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자신을 깨닫는 이야기, 그리고 자신과 닮은 순간을 살고 있는 한 남자를 만난 여자의 이야기다. 돌아갈 수 없는 곳에 와 있다. 그 남자와의 만남은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차 한잔의 제안은 그 이상을 암시하고 있고, 그녀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1시간 이상은 아니다. ...하지만 1시간으로 쉽게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한정지은 시간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느낌이야말로, 내가 이 소설에서 좋아한 점. 하지만 작가의 의도는 그런 게 아니었을 것 같지만.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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