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금 무엇을 생각하는가? - 일본 최고 전략가들이 말하는 일본의 本心
문정인.서승원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13년 1월
품절


내가 말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란 평화헌법과 미일안보조약이 있고 이는 현실적으로 바뀌지 않을 테니 일본의 모든 외교행위는 이 두 가지가 전제된 틀 안에서 움직인다는 의미다. 누구도 좀처럼 이 틀 바깥으로 뛰쳐나가려 하지 않는다. 자위대의 PKO 참가도 내 논의에서 보자면 이러한 요시다 노선 안에서 이뤄진 변화다. 그 틀을 부수는 변화는 아니라는 것이다. 보통국가론 역시 요시다 노선의 틀 안에서 가능한 일을 하자는 것이다. 반면 한국・중국이나 미국에서 보통국가론을 일본의 군사화와 동일시하는 것은 이것이 요시다 노선이라는 틀을 깰지도 모른다는 우려 떄문이다. 그것이 결정적인 차이다. (소에야 요시히데)-51쪽

그러나 우리는 선생이 주장하는 평화헌법 9조 2항 개정에 반대하지 않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입장도 그랬다. 그는 일본이 헌법을 개정함으로써 보통국가가 되는 것에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말한 적이 있다. 문제는 어떻게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평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하느냐다. (문정인)-72쪽

그러나 나는 여전히 ‘일본은 핵무장을 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것이 이성이다. ‘일본이 핵무장을 할 가능성은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내 솔직한 대답은 ‘그 점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가 될 것이다. 일본 국민들이 일시적 ‘감정’에 휩쓸려 잘못된 선택을 할 위험성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야마구치 노보루)-118쪽

우리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국제평화와 안전에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다는 점에 동의해야 한다. 그들은 정치적・경제적・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국가이므로 그 이해관계와 의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나는 거부권이 유엔의 ‘필요악’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거부권의 적용범위를 더 축소할 필요는 있지만 유엔헌장 7장의 강제조치와 관련된 문제에서는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제연맹의 경우처럼, 미국 같은 나라가 유엔에서 탈퇴하는 사례가 벌어질지도 모른다. 국제연맹 시절 소련은 핀란드 침략을 이유로 제명됐고 일본・독일・이탈리아는 스스로 탈퇴했다. 그리하여 연맹의 힘은 크게 약화됐다. 나는 강대국들이 유엔 바깥에서 행동하기보다는 그 틀 안에서 다투는 편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아카시 야스시)-147쪽

중국이 그렇게 간단히 붕괴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리라 예상하므로 힘에 의한 통치는 강화될 것이다. 시민생활 측면에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고쿠분 료세이)-230쪽

일본이 미국과의 동맹을 소홀히 하고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면서 미국을 배제한 동아시아공동체 구상을 추진한다면 이는 이 지역의 국제정치 구조에 큰 변화를 초래할 것이다. 그런 바보 같은 짓은 하면 안 된다. (시라이시 다카시)-271쪽

나는 미국이나 중국과 국력을 비교했을 때 일본이 어디에 위치하는지 모른다. 사실 궁금하지도 않고 신경 쓰이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일본은 냉전 후반기에 소기 목표를 상당 부분 달성했지만 그 뒤로는 자기 목표를 잃었다. 이런 목표를 다시 일으키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문제다. (도고 가즈히코)-323쪽

어느 나라에서나 영토 문제를 강하게 주장하는 자는 애국자로 여겨진다. 따라서 말만 꺼내면 ‘신성한 고유영토’라고 주장한다. 한국 측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진지하게 생각해봤으면 한다. 독도/다케시마는 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바다 한가운데의 고도다. 물이 나오지 않는다는 건 사람이 살 수 없다는 이야기다. 그런 무인도를 왜 ‘신성한 고유영토’라고 불러야만 하는가? (오코노기 마사오)-369쪽

나는 한국이 민주주의 체제로부터 이탈하리라고는 전혀 생각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할 일본인은 없을 것이다. 한국의 민주주의 체제와 시장경제가 흔들릴 일은 절대 없다고 본다. 그러나 그것이 말할 필요도 없는 전제라면 균형자론 역시 굳이 말할 필요가 없었던 것 아닌가.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을 취한다"라고 말하면 강한 위화감을 느끼게 된다. 일본에서는 한일이 협력해 중국에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 중론이다. 그런데 한국의 균형자론은 오히려 중국과 가까워지겠다는 뜻이 된다.-441쪽

자유주의적 이상을 실현하려면 강해져야 한다. "남자는 자상하기만 해선 안 되며 강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이것이 자유주의자의 요체다. (이노구치 다카시)-508쪽

존 킨은 현재 대의제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으며, 그 대신 감시민주주의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회도 정부만큼 힘을 갖게 되었으므로 국가 주도가 되면 시민사회를 방해한다는 것이다. ᄄᆞ라서 국가가 보다 부드러워지되 법률 등 중요한 부분을 제대로 정비하면 기업에도 좋고 국민들 역시 정치에 불안을 느끼지 않아 사회가 안정된다. (이노구치 다카시)-512쪽

일전에 미국 학자와 이야기했는데, 미국은 해양국가인 반면 중국은 대륙국가이므로 일본은 미국을 따르고 남북한은 중국 측에 설 것이며, 결국에는 미중 양국이 잘 조율해나갈 것이라는 견해를 들은 바 있다. 나는 그런 형태로 미중 양국이 관리하는 아시아는 재미없는 세계라고 생각한다. 보다 평등한 관계를 지향해 동북아시아 공동의 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관계가 되려면 일본과 한반도의 협력관계를 확립해 발언권을 제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지역에서 미중양국이 모든 일을 결정하는 구조가 되지 않으려면 한국과 일본이 먼 장래까지 내다보는 시야를 갖고 전략적으로 협력해야만 한다. (와다 하루키)-566쪽

불교사상에서도 역사가 타락하는 주기가 3단계로 있다. 석가의 올바른 가르침이 있었던 시대, 형태로는 불교예술이라는 것이 있지만 마음을 잃고 겉모양만 취하는 시대, 그리고 겉모양조차 버리고 사람들이 서로 죽이는 말법(末法)의 시대가 그것이다. 요는 이 타락의 끝에서 묘법(妙法)이 되살아나고 부처님의 자유의 보살을 보내줌으로써 진흙 속에서 연꽃이 피어나듯 전란 속 세계가 부활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이것이 말법사상이다. 당시 일본인들은 혼란스럽고 감당할 수 없는 말법시대라 하면서도 묘법의 시대가 되살아나기를 꿈꾸었다. 그런 사고방식이 일본의 역사에 복원력을 부여해줬다. 지금은 분명 ‘잃어버린 20년’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를 어느 지점에서 좋은 흐름으로 바꿔나갈지 고민하고 노력하는 일을 멈춰선 안 될 것이다. (이오키베 마코토)-6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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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을 파하다 -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미래 구상
법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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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이 시대가 전환점이라고 느낀다. 산업화, 민주화를 거쳐 새로운 시대적 과제가 우리 앞에 주어진 것 같다. 스님은 이 시대의 과제가 ‘안으로는 양극화 해소, 밖으로는 평화와 통일’이라고 지적한다. 지금 우리 사회 곳곳에서 분출되고 있는 목소리와 일치한다. 하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막막하기만 하다. 스님은 정치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치의 역할은 사회의 갈등을 해결하고 공동체를 유지하는 것인데, 우리나라 정치는 갈등을 오히려 증폭하는 역할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적 갈등을 자기 정치세력을 확장하는데 이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여의도가 온갖 사회 갈등의 ‘용역깡패’가 되어 양보 없이 각자의 입장을 고수하다 보니 대립이 격화되고, 폭력을 부른다. 설사 갈등이 해결되더라도 그 속도가 너무 늦기만 하다.

 

  너와 내가 무엇이 다른가를 따져보는 일은 문제를 명확히 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지만, ‘너와 내가 다를 수 없음’으로 돌아와야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스님의 말대로 공존이 먼저고 경쟁은 그 다음이다. 너와 나는 하나의 공동체고, 우리 공동체 안에서 서로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점을 찾자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헌데 우리 사회는 그것이 무너지고 있다. 진보와 보수 모두가 문제다. 이 책에 제시된 천성산 터널의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 상대를 무조건 굴복시키는 것이 이기는 것이 아니다. 상대와 내가 윈윈할 길을 찾는 것이 진정한 승리다. 서로가 이기는 경험이 축적될 때 갈등이 연착륙되고 사회가 좀 더 성숙할 수 있다.

 

사람들은 천성산에 터널이 뚫렸느냐 안 뚫렸느냐만 문제 삼는데,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사회적 쟁점을 어떻게 풀어가느냐 하는 것이다. 결국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게끔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죽거나 한 맺히게 두어서는 안 된다. 강정마을도 군사기지를 짓든 안 짓든 그게 핵심이 아니다. 어떤 결정이든 그 결정을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게 처리되는 게 중요하다. _ 116쪽

 

  그렇다면 중도가 해결할 수 있는가? 스님은 중도가 단순히 ‘중간’이나 ‘절충’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양자의 입장을 섞기만 해서 되는 것이 아니고, 갈등의 뿌리부터 분석하고 공동체의 관점에서 양자를 통합하는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중도는 그래서 더 권위가 있어야 하고 더 깊이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양자의 입장을 통합하다보면 주장을 절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서 스님이 제시한 사대강 해법만 해도 그렇다. 스님은 우리의 경제수준에서는 개발보다 보존이 먼저이지만, 그래도 개발이 필요하다면 영산강부터 해보고 결정하자든가, 전체 계획량의 몇 분의 일만 우선적으로 해보고 결과를 보고 결정하는 등의 해법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시한다. 실제로 사대강 사업 초기에 그런 의견이 나온 적이 있다. 하지만 양 측 모두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사실 무엇을 ‘하자’, ‘하지말자’는 의견이 대립할 때 반만 해보자는 것은 하지말자는 측에서는 얻을 것이 전혀 없고, 하자는 측에서는 뭔가 섭섭한 결론이다. 결국 하지말자는 측의 많은 양보가 전제되어야 하는 것인데 그것이 쉽기만은 하겠는가. 만약, 안하는 것이 전적으로 옳다면 조금만 해보고 결정하자는 것이 과연 옳은 해결책일까.

 

  바로 이것이 현실의 적용에 있어서 또다른 곡절이 예상되는 이유다. 물론, 스님의 논리 전개는 명쾌하고, 많은 관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하지만 하나하나가 어려운 문제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님이 꿈꾸는 ‘화쟁의 정치, 통합의 리더십’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많은 사람이 같은 꿈을 꿀 때 꿈은 현실이 된다. 화쟁의 정치가 순식간에 이루어질 수 없고, 통합의 리더십이 한 순간에 번쩍 하늘에서 내려올 수 없다. 국민의 수준이 성숙해야 한다. 공동체와 나를 잇는 끈을 바라봐야 하고, 이성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어야 한다. 나부터 스님이 이야기하는 ‘자리이타(自利利他)’의 삶을 살도록 더욱 노력해야 겠다. 즉, ‘자기를 위하는 삶이 남을 위한 삶이 되고 공동체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자기 발전이 공동체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 말이다. 살신성인으로 나에게 해가 되지만 공동체에게 이득이 되는 일을 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나에게만 이롭고 공동체에는 해로운 일들을 해서야 되겠는가.

 

언제나 공동체의 이익을 생각해야 한다. 또한 시대적 흐름을 읽고, 지금의 과제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 이는 결코 남을 위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위한 것이다.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시대를 읽자. 시대적 과제 해결에 기여하자. _ 1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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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점을 파하다 -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미래 구상
법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2년 11월
품절


인간이 홀로 살지 않고 함께 사는 것은, 홀로 사는 것보다 함께 사는 게 이익이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서로 의지하고 공생하며 살아가는 존재다. 인간과 인간뿐만 아니라 인간과 자연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은 모두 함께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공생 관계를 인정해야만 세상만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함께하는 가운데 개인과 개인, 집단과 집단 사이에 갈등도 불거지는 것이다.-15쪽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 중 하나인 ‘중도(中道)’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데 소중한 귀띔이 될 수 있다. 중도라고 하면 양극단의 가운데를 가리키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그것은 중간이지 중도가 아니다. 중도란 어중간한 가운데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잘못된 극단에서 벗어나 옳은 입장에 서는 것, 그것이 바로 중도다. -17쪽

경제개발 초기에는 자본축적을 위해 독점 개발이 효율적일 수 있지만, 차후에는 오히려 경제성장 정체의 원인이 되면서 빈부 격차와 사회 양극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제기된 경제민주화라는 화두는, 지금의 한국 사회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풀어야 할 주요 과제라 할 수 있다.-72쪽

미국은 개별 사찰이나 교회가 모두 법인화되어 있다. 개별 종교단체는 반드시 활동하는 지역사회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면세 혜택을 받을 때는 반드시 재정을 공개해야 한다. 그래서 종교단체들은 각 지역의 공공기관에 매월 신고를 하게 되어 있다. 우리도 종교단체를 공익법인으로 등록하고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관리를 하면서, 1년이나 2년 단위로 재정 공개를 하도록 의무 규정을 만들면 종교단체에 대한 세금 논쟁이 줄어들지 않을까 한다.-81쪽

사실 비정규직 문제는 비정규직의 임금이 정규직보다 높으면 자연스레 해결된다. 회사의 기본 노동력은 정규직으로 하되, 그때끄때 기업의 상황에 따라 단기적인 노동력이 필요한 경우 비정규직을 채용하며, 그 대신 비정규직의 임금은 정규직보다 높게 책정하는 게 바람직하다. -87쪽

상시적인 노동이 이뤄져야 할 때는 정규직 직원을 고용하고, 단기적인 노동이 필요한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비정규직을 고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90쪽

정부에서는 이 문제(비정규직 문제)를 노동 문제로만 보지 말고 복지 문제의 차원에서도 함께 바라봐야 한다.-94쪽

현실적으로 정규직 노조를 정의집단으로 바라보는 관점은 이제 바뀌어야 한다. 이들을 이익집단으로 보면서 이익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실질적인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는 것이다.-96쪽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되기도 하는데, 이는 도덕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으므로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예를 들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길거리 나앉은 더 가난한 사람들보다는 네가 더 잘 사니 보시 좀 하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비정규직 노동자는 일차적으로는 회사와의 관계를 풀어야 하고, 그다음에 정규직 노조와 대화를 해나가야 한다.-101쪽

여야는 누구를 편들 것이 아니라 이해당사자들 간의 현명한 조율을 통해 정부에서 풀지 못하는 문제들을 국회에서 풀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107쪽

사람들은 천성산에 터널이 뚫렸느냐 안 뚫렸느냐만 문제 삼는데,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사회적 쟁점을 어떻게 풀어가느냐 하는 것이다. 결국 원하지 않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게끔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죽거나 한 맺히게 두어서는 안 된다. 강정마을도 군사기지를 짓든 안 짓든 그게 핵심이 아니다. 어떤 결정이든 그 결정을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게 처리되는 게 중요하다.-118쪽

그런데 (원자력 발전소를) 폐쇄하게 되면 당장 전기가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전기를 아껴야 한다. 일본은 그것을 감수해냈다. 원자력발전에 반대는 하는데 전기는 절약하지 않는다면 혼란만 빚어질 것이다. 집집마다 15퍼센트든 30퍼센트든 절약하겠다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복지나 다른 혜택을 줄여야 할 수도 있다. 재정의 상당 부분을 대체에너지 개발에 투자해야 할 것이다. 이런 것들을 우리가 각오해야 한다. 전기를 적게 쓰든지 세금을 더 내든지 국민의 선택이 필요한 것이다. 대통령이나 정치인들은 이런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런 문제에서 국민의 이해와 동의를 얻어내는 것이 정치다.-124쪽

쓰레기장을 시외에 대형으로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 기본적으로 서울시에서 나온 모든 쓰레기는 서울시 안에서 소화해야 한다. 각 구에서 나오는 쓰레기 역시 그 구 안에서 소화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 두세 구청이 합쳐서 할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해당 자치단체 안에서 처리해야 한다. 그 냄새를 그 지역에서 맡게 해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자기 집 쓰레기를 자기 집에서 처리해야 한다. 이를 통해 진정한 쓰레기 종량제가 되어야 한다.-128쪽

인성은 어릴 때 친구들과 함께 커가면서 생기는 것이다. 인간성이 갖춰져 있을 때 그 사람의 재능 역시 사회에서 공익을 위해 쓰일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재능이 있다고 자기 마음대로 하는 아이로 키워진다면, 그 사람의 재능은 공동체의 이익에 반하는 개인의 부당한 이익을 위해 쓰일 확률이 높다.-138쪽

학생들도 어릴 때부터 사람을 때리면 이런 과보가 있고, 물건을 훔치면 이런 과보가 있고, 남을 속이면 이런 과보가 있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엄마부터가 매를 들더라도 과보를 정확하게 가르쳐야 한다. 이게 사랑하는 법이다. 애들이 책상 위에서 티격태격하다가 때리고 그러는 것은 선도의 대상이지만, 조직적으로 정기적으로 물건을 빼앗는다든지 린치를 가한다든지 하는 것은 명백하게 처벌을 해야 한다. 형을 감해주는 것은 될지 몰라도, 아예 처벌을 않는 것은 안 된다.-142쪽

사회과학을 하는 사람들이 사회 현상에 대해 미리 연구해서 예측하고, 이런 것들을 정치 쪽으로 연결시켜서 반영하도록 하고, 공무원들도 현장에 있으면서 각종 사례들을 보면 이를 자료화해서 정부의 정책으로 만들고, 이렇게 해야 하는 데 이렇게 하지 않는다.-164쪽

의사든 변호사든 상관없이 어떠한 개인도 자기의 인생에만 충실해서는 진정한 성공을 거둘 수 없다.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는 역사의식이 있어야 한다. 공동체의 시대적 과제를 알아야 한다. 시대적 과제를 아는 것을 시대를 읽는다고 한다. 시대를 읽어야 자기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 수 있는 것이다.-170쪽

그렇다면 지금 우리 시대의 시대적 요구는 무엇인가? 남한 사회만 보면 양극화 해소다. 경제민주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제는 남한의 역할이 남한 내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전에는 남한 정치인이 남한만 책임지면 됐는데, 지금은 북한까지도 포함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래서 시대적 과제가 안으로는 양극화 해소, 밖으로는 평화와 통일이다.-172쪽

삶은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정해진 것이 아니다. 누구를 따라가야 하는 것도 아니다. 시대를 읽고 그 방향으로 자기 하고 싶은 삶을 사는 게 진짜 자기를 위한 삶이다. 자리이타(自利利他), 자기를 위하는 삶이 남을 위한 삶이 되고 공동체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 자기 발전이 공동체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173쪽

언제나 공동체의 이익을 생각해야 한다. 또한 시대적 흐름을 읽고, 지금의 과제가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 이는 결코 남을 위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위한 것이다. 자신의 진정한 행복을 위해 시대를 읽자. 시대적 과제 해결에 기여하자.-1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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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쟁 세트 - 전5권 ㅣ 7년전쟁
김성한 지음 / 산천재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각 권마다 500여 쪽이 되는, 다섯 권짜리 책이지만 금세 읽을 수 있었다. 원래는 도서관에서 첫 권을 빌려 읽었는데, 재미도 재미고, 임진왜란에 관한 제대로 된 대중서로서 소장가치가 있겠다 싶어서 다섯 권 전질을 구매했다. 이 책의 특징은 간결한 묘사와 구어체의 대화인데, 쉽고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일본사람과 명나라사람이 조선말을 쓰는 대목에서는 이야기꾼으로서의 재치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이 책은 사실 임진왜란에 관한 역사소설 이상의 가치가 있는 책이다. 특히, 전쟁 발발 전의 한․중․일 삼국의 정세에 대한 분석과 통찰은 이 책의 백미다. 호시탐탐 전쟁 통한 세력 확장을 꿈꾸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야욕과 어떻게든 전쟁을 피하고자 하는 고니시 유키나가와 쓰시마 세력의 줄다리기,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도 종계변무(宗系辨誣)에 매달리는 조선 조정의 대비는 희극적이면서도 비극적이다. 명이 중국에 개입하게 된 과정과 명군이 실제 전쟁에서 한 역할은 또 어떤가. 과연 명을 우군으로만 볼 수 있을지, 힘없는 나라의 냉정한 현실을 대면하게 된다. 소설을 읽다보면 굳이 애쓰지 않아도, 이 전쟁이 단순히 ‘임진(壬辰)’년에 일어난 ‘왜(倭)’인들의 ‘난동(亂)’에 그치는 것이 아니었음을 절감하게 된다. 우리가 지금 이 전쟁을 임진왜란이라고 부르는 것이 과연 16세기 조선의 위정자들이 일본을 대하는 방식과 무엇이 다른 것일까? 아무것도 모른 채로, 혹은 알려고 하지 않은 채로 애써 일본을 무시했듯이 지금도 이 전쟁을 축소하여 모든 원인을 외부로 돌리기에 급급한 것은 아닌지 성찰하게 된다.

 

  또한 이 책의 가치는 전쟁 당시 조선 팔도에서 고군분투했던 의병들과 관군의 이름을 기록하는 데 있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신각, 김응서와 같은 이름을 알지 못했을 것이고, 수많은 의병장의 이름도 쉽게 지나쳤을 것이다. 임진왜란을 단지 이순신과 원균을 통해 보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두텁게, 다양하게 알게 된 것 같아 뿌듯하다. 뿐만 아니라 무능한 지도층 때문에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가 없었음에도 자기 고장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피땀 흘렸던 선조들의 희생에 숙연해지기도 한다.

 

  결국, 7년간 무수한 사람들이 피를 흘렸던 전쟁은 한 지도자의 과대망상과 다른 지도자의 지독한 무능 탓에 벌어졌던 것이었다. 그 광기 속에서 이성을 가지고 제대로 판단한 사람들조차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고, 전쟁을 막을 능력을 가진 자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외곽을 맴돌았다. 지도자를 뽑는 것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된다. 19대 대선도 코앞이다. 우리 국민은 또 어떤 지도자를 선택하게 될지. 16세기 조선과 일본에 살던 사람들은 지도자를 선택할 수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이 격동의 시대에 우리는 과연 그 차이를 느낄 수 있게 될까. 아니면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든, 선택할 수 없든 운명은 피할 수 없다는 자괴감에 빠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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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쟁 세트 - 전5권 ㅣ 7년전쟁
김성한 지음 / 산천재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1권을 도서관에서 빌려 읽다가 재미있어서 5권 통째로 샀습니다. 임진왜란 전, 후 한중일 삼국의 상황을 간결하고 재미있게 잘 묘사한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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