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역사 2
윌리엄 맥닐 지음, 김우영 옮김 / 이산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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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년과 1648년 사이에 유럽이 겪은 오랜 진통은 기묘하게도 그 시대의 모든 위대한 인간이 원하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보편적인 진리를 발견하여 강요하는 대신, 유럽인들은 서로의 의견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에 따라 지적 다원성이 유럽의 토양에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하게 뿌리를 내렸다. 중세에는 실재로는 그렇지 않았으나 이론상으로는 정연하게 공식화된 지식이 세계를 이해하는 완전한 구도를 제공해주었다. 그런 종류의 지식이 사라지자, 교회·국가·직업이 저마다자기 나름의 입장에 따라 진리를 추구했다. 이런 다양성으로 인해, 유럽의 사상은 오늘날까지 지속적이고 아주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다.-489쪽

인간사회는 언제나 합의된 기대에 근거한 효과적인 대중의 행동과, 새로운 사상과 기술에 의해 도입된 파괴적인 새로운 것 사이의 균형을 모색해왔다. 물론 새로운 것은 최근 들어 증가했다. 그렇지만 미래의 세대가 이 책에 개략적으로 설명된 놀랍고도 성공적인(그리고 영원히 위험한)인간의 모험을 계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전통과 혁신을 융합해야 할 것이다. 비록 오늘날처럼 심각한 형태는 아니었을지라도 이전 시대의 사람들 역시 기본적으로 동일한 딜레마에 직면했다. 멈출 줄 모르는인간의 상상력은 결코 현상(現狀)에 만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변성은 사실 인류의 고유한 특성이다. 우리 시대에는 그 인간의 기본적 조건이 좀 더 돋보일 뿐이다.-7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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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역사 2
윌리엄 맥닐 지음, 김우영 옮김 / 이산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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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결하다. 설명이 재치있다. 하지만 세계사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적합한 안내서는 아니다. 대학교재로 적합하다. 사학을 전공했지만 공부에 게을렀던 터라 읽는 데 시간이 꽤 걸렸다. 딱딱하지 않은 문체, 저자의 역사적 통찰이 담긴 재치 있는 어투를 사용하고 있지만 사실 크게 와닿지 않았다. 머리에 붕붕 떴다. 번역과정에서 그 맛을 잃은 것인지 아니면 저자의 수준 높은 통찰에서 나오는 농담을 이해하기에는 내 내공이 많이 부족한 것인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지도도 꾸준히 삽입되어 있어 유용하다. 무엇보다 이 책의 뛰어난 점은 복잡하고 어지러운 세계사를 몇 개의 문명으로 묶어 그 문명 간의 접촉과 변용, 경쟁으로 설명했다는 점이다. 세계사를 이해하는 큰 그림을 그린 것이다. 바로 그 때문에 이해하기가 쉽고 이 책의 장점인 간결하고 명쾌함이 살아난다. 특히, 스텝지대 문명과 서아시아, 인도, 중국, 유럽의 농경문명이 어떻게 대항했는지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보라. 각 문명의 접촉과 그 대응방식에 따라 각 문명이 어떤 과정을 걷게 되는지 거시적인 안목을 갖도록, 무릎을 탁 치도록 도와줄 것이다. 

   일본문명에 대한 설명은 역시 주변부에 머물러있다. 하지만 중국문명에 대한 서술과 비슷한 양을 할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대한 서술은 거의, 아니 전혀 없다고 봐도 된다. 일본과 중국에 대한 서술의 객체에 머무를 뿐이다. 세계사책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율을 억지로 찾아보고자 노력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역사 속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비중에 집착한다면 '환단고기'를 들먹이며 과대망상적인 역사를 구성하게 될 뿐이다. 굳이 그 비중에 집착할 이유는 없다. 어차피 세계사란 현재의 영향력을 기준으로 과거를 더듬어갈 뿐이다. 우리는 당시 최첨단이라고 생각했던 중국문명의 영향력 안에서 나름대로의 변용을 거듭했고, 일본은 그 흐름에서 뒤쳐진 조악한 문명이었다. 우리가 '야만'이라고 불렀던 것을 지금 서양인들은 '독특'하다고 부를 뿐이다. 일본문명이 서양의 역사가들에게 이렇게 평가받는 이유는 간단하다. 중국, 우리나라와는 달리 위로부터 서구문명을 급속하게 받아들여 근대화에 성공했고, 현재까지 그 영향력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현재 우리나라의 영향력이 더 컸다면 세계사는 이렇게 씌어졌을지도 모른다. '화려한 중국문명의 변방에서 언제나 나름의 강력하고 특색있는 문명을 구가했던 한국' 그리고 '언제나 문명의 변방에서 투박함과 조야함을 벗지 못하고 있는 일본' 이런 식으로 말이다. 그러니 제발 세계사를 읽으며 쓸데없는 비교놀이는 하지 않고자 한다. 앞으로 우리가 세계문명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우리 국민의 행복과 문명의 발전을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만 생각해도 모자른 시간이다. 

   아무튼 흥미로운 책이었다. 독특한 해석도 많았고, 거시적인 이해에 큰 도움을 준다. 참고문헌도 상당해서 저자의 통찰력에 신뢰감을 준다. 참고문헌만 따로 분류해서 추후에 읽어봐도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역사공부는 흥미로운 일이다. 세계사를 처음 개관해보려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지만 그 이후의 과정에서 한 번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감히 일독을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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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 스피치 - The King's Spee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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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장함을 조금 덜어냈더라면...열등감을 극복해가는 한 인간의 모습에 치중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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쩨쩨한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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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이선균의 매력이 듬뿍 느껴지는 동시에...영화도 생각보다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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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2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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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추리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 주인공의 추리 과정보다도 그 범죄의 피해자를 먼저 떠올리게 되어 마음이 불편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신출귀몰하고 끔찍한 범죄 수법이 무섭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마 평소대로라면 이 책은 나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어디선가 이 책의 광고를 보고 온 동생이 ‘너무 재밌을 것 같다’며 빌려오라고 꼬드겨서 읽게 되었다. ‘난 추리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라는 애초의 선언에도 불구하고 단 며칠 만에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흡인력과 속도감이 상당했다. 작가는 성범죄와 금융시장이라는 우리 시대 최대 골칫거리들을 한데 묶어 박진감 넘치는 소설로 만들었다. 불의에 맞선 주인공이 각종 탈법을 서슴지 않는 아웃사이더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하지만 너무 직접적인 범죄의 묘사에 소름이 끼친다. ‘셜록 홈즈’에 나오는 범죄는 이제 애들 장난이 되어버렸다. 재미있는 소설이지만 감히 ‘재밌다’는 단어를 쓰기가 망설여지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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