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2
스티그 라르손 지음, 임호경 옮김 / 뿔(웅진)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추리소설을 잘 읽지 않는다. 주인공의 추리 과정보다도 그 범죄의 피해자를 먼저 떠올리게 되어 마음이 불편해지기 때문이다. 물론 신출귀몰하고 끔찍한 범죄 수법이 무섭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마 평소대로라면 이 책은 나의 관심을 전혀 끌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어디선가 이 책의 광고를 보고 온 동생이 ‘너무 재밌을 것 같다’며 빌려오라고 꼬드겨서 읽게 되었다. ‘난 추리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라는 애초의 선언에도 불구하고 단 며칠 만에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흡인력과 속도감이 상당했다. 작가는 성범죄와 금융시장이라는 우리 시대 최대 골칫거리들을 한데 묶어 박진감 넘치는 소설로 만들었다. 불의에 맞선 주인공이 각종 탈법을 서슴지 않는 아웃사이더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하지만 너무 직접적인 범죄의 묘사에 소름이 끼친다. ‘셜록 홈즈’에 나오는 범죄는 이제 애들 장난이 되어버렸다. 재미있는 소설이지만 감히 ‘재밌다’는 단어를 쓰기가 망설여지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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