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을 심다 - 박원순이 당신께 드리는 희망과 나눔
박원순 외 지음 / 알마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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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역사 속에서 배우는 존재잖아요. 많은 혁명이, 그 혁명이 성공했다 치더라도 반동에 의해 금방 물거품이 되고, 그렇지만 동시에 혁명했던 것이 결코 완전히 그 효과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역사는 발전해가잖아요. 온전한 혁명도 없고, 완전히 효과가 없는 혁명도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매일같이 작은 혁명을 해야 된다. 우리가 그런 자세로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은 하지만, 역설적으로 또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바뀌는 혁명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생각도 해야 되는 거죠. ‘지속적인 열정을 다해서 혁명가의 심정으로 일을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밤낮없이 헌신하는 노력들이 많이 나와야 합니다. 겉으로 혁명을 외치는 사람들은 말로만 하거든요. 그러면 세상을 바꿔내지는 못하죠." -14쪽

이렇게 풍요로운(아니면 그렇게 보이는) 시대에도 굶어 죽는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동네에서 굶어 죽은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박원순은 전통 시대의 마을 공동체, 상호부조 공동체를 복원해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은 서양처럼 복지국가 시스템도 만들어내지 못한 상태에서 마을 공동체마저 무너졌기 때문에 만인이 만인과 투쟁해야 하는 무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23쪽

부모님은 그런 기대를 한 번도 내비친 적이 없었습니다. 무엇이 되라고 한 적이 없었어요. 그 대신 끔찍이 사랑해주셨어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탕아, 탕자는 결국 돌아온다. 아무리 잘못된 길로 자식이 가더라도 부모의 사랑이 깊으면 그 자식이 돌아올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부모님이 제대로 살면 자식이 그것을 보고 배우고 따라갈 수밖에 없죠. -32쪽

검사 그만두고 올라오는데 어떤 변호사님이 서예 작품을 하나 선물로 줬어요. 변호사할 때 사무실에 걸어 두었는데 지금은 없어졌습니다. 그 글의 마지막 구절이 이런 겁니다. 대덕大德이면 득기위得其位라, ‘큰 덕을 쌓으면 자리는 저절로 얻는다’는 말이거든요. 세상 사람들이 자기 덕을 쌓을 생각은 안 하고 자리를 탐하는 데만 앞서 있잖아요.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자리는 저절로 오는 건데요. 그런 실력 없이 자리만 탐하면 패가망신하는 지름길이죠. -40쪽

일을 하다가 벽이 나타났을 때 ‘벽이 나타났습니다. 안 됩니다’라고 하는 사람들을 제일 미워합니다.(웃음) ‘그 벽을 한번 뛰어넘어봐라, 아니면 옆으로 돌아가봐라, 아니면 땅을 파고 터널을 만들어라, 아니면 그냥 한번 밀어봐라’ 이렇게 얘기합니다. 탐정소설 루팡을 보면 비밀의 문이 있잖아요. 책장을 밀면 비밀의 문이 나오잖아요. 그러니까 밀어보라는 거죠.(웃음) 온갖 시도를 하다보면 안 되는 일은 없다, 그것이 저의 체험적 경험의 소산입니다.-73쪽

그런 것을 보면서 제가 느낀 것은 민주주의가 완성된 것도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이루었다고 해도 영원히 보장되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미국의 어느 인권단체 정문에 가면 ‘자유는 영원한 감시의 대가다(Freedom is price of eternal vigilance)'라는 말이 있어요. 그 말이 다 이유가 있는 거죠. -172쪽

저는 끊임없이 정리하라고 말합니다. 사람을 만나면 책 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데요. 누구나 자기 경험을 정리해놓으면, 그게 설사 부족하고 일부 잘못된 것이라 해도 그 다음 사람이 한 계단 딛고 올라갈 수 있잖아요. 그것을 지적하는 일은 쉬우니까.-140쪽

뭐든지 일을 꾸밀 때는 먼저 소문부터 내라고 하거든요. 그러면 자기도 끌려갈 수밖에 없어요. 인간은 누구나 약한 존재잖아요. 자기를 하나의 흐름 속에, 제도 속에 집어넣어버리는 것이 중요하더라고요.-161쪽

북한이 미국의 지원을 받으면 분명 그런 현상이 나타날 겁니다. 그래서 한국의 지원이 그냥 지원이 아니라는 겁니다. 우리가 북한을 지원하게 되면 우리의 경제체제와 시스템으로 북한을 견인해낼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이게 ‘퍼주기’가 절대 아니라는 건데요. 사람들이 그런 이면을 잘 모르는 거죠. 예컨대 일본의 전후 배상정책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됐습니다.-180쪽

우리 연구원들에게 ‘한 분야에서 1등부터 5등까지 (물론 그게 등수가 딱 매겨질 수 있는지는 잘 몰라도) 최고의 전문가들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해봐라. 인터뷰가 끝나면 당신이 1등이다. 당신이 최고의 전문가다’ 라고 얘기합니다. 이게 농담이 아닙니다. 1등은 절대 2등한테 안 물어보잖아요. 2등은 3등한테 안 물어봐요. 그러니 각자 자기 것만 알고 있는 거죠. 1등부터 5등한테까지, 모든 것을 듣고 나면 답이 딱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198쪽

저는 늘 ‘우리는 쫀쫀한 것을 좋아해야 된다, 술 먹고 큰소리치는 사람을 존경하고, 면 서기처럼 작은 실무를 담당하는 사람은 비하하고, 그래서는 안 된다’고 얘기합니다. 대통령이나 장관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세운 정책을 실천하는 면 서기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사람의 몸이 머리뿐만 아니라 팔, 다리, 발 모두 소중하듯이, 그렇게 해서 우리가 치밀해질 수 있는 만큼 치밀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세해져야 합니다. 큰 틀에서 패기만만한 것도 중요하지만 미세한 부분을 그려내고, 고려하고, 설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작은 실수가 큰 것을 망칠 수 있어요. 저는 작은 결점이라도 발견되면 무조건 다시 해오라고 말합니다. 미세한 결점이 큰 틀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챙기길 요구합니다. -200쪽

제가 공무원들하고 일해보니까 무엇보다도 열정이 없어요. ‘멸사봉공滅私奉公’이라고 했는데 진정으로 국민과 시민을 위한 봉사정신이 느껴지지 않아요. 흔히들, 공무원들이 세 가지 타령을 한다고 해요. 법과 규정이 없어 못한다는 ‘법령 타령’, 예산이 없다는 ‘예산 타령’, 선례가 없다는 ‘선례 타령’인데요. 정부의 관료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거지요. 새로운 시대를 열려면 공직사회의 변화가 필수적입니다. -218쪽

저도 처음에는 비판받는 것에 적응이 안 돼서 분노하고 억울하고 그랬어요. 그렇게 비난받을 일을 한 것 같지 않은데 욕을 하시더라고요.(웃음) 누구에게나, 어떤 쪽이든 리더가 된다는 것은 비판도 함께 따르는 것 같아요. 아무리 잘해도 비판받을 요소는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은 비판이 없었나요. 비판 정도가 아니라 목숨까지 잃었잖아요. 관용하고 성찰하는 태도가 굉장한 덕목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269쪽

말도 안 되는 사람의 극단적인 얘기가 인구에 회자되도록 만든 게 문제라는 겁니다. 그런 얘기가 신문과 방송에서 버젓이 얘기되는 게 정상적인 사회는 아니라고 봅니다. 미국에서 그런 얘기를 하면 <뉴욕타임스>나 NBC나 ABC 방송에서 다루겠습니까. 정신 나간 사람의 얘기를 실어주겠어요? 그런 점을 지적했죠. 합리적이고 온건한 사람들의 얘기가 많이 나오고 그래야 합니다. 극좌가 됐든 극우가 됐든 터무니없는 얘기들이 회자되는 것은 정상적인 사회가 아니라는 얘기를 했죠. -280쪽

노동부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하는데요. 좌우간 모든 것은 정부가 앞장서면 잘 안 됩니다.(웃음) 정부는 민간이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유도하는 일을 해야 되는데요. 정부가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이런 일은 할 수 있을 텐데, 정부가 모두 다해버리려고 해요. 갑자기 사회적 기업에 돈을 너무 많이 쏟아붓는 거예요. 부작용이 커질 겁니다. 뭐든지 자립성이 중요해요.-289쪽

‘이것은 누가 해도 되는 일인데 어떤 사람이 하면 안 되는 일이 있고, 이것은 누가 봐도 안 되는 일이고, 누가 해도 안 될 것 같은데 이뤄내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늘 그렇게 일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지 않은가’ 하는 것입니다.-340쪽

자신의 주체적인 기준과 가치와 인생의 목표가 없기 때문에 그런 건데요. 자기가 추구하는 가치가 확실하면 남하고 비교할 이유가 없죠.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는 거니까요. 우리는 그런 게 없으니까 늘 휩쓸려 다니는 거죠. 누가 좋은 집 사면 따라 하고, 차 사면 따라 사고, 유행에 따라 움직이는 부평초 같은 삶을 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요. 또 하나는 다양성에 대한 훈련입니다. 인생의 길이라는 것이 오색 무지개 같은 다양성이 있는데, 그것으로 인해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생각을 미처 못하는 거죠. 모두가 다 따라야 되는 가치가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데요. 인간의 삶은 다기多岐하고, 그 다기한 만큼 소중하고, 존중받아야 합니다. -390쪽

사람은 실수를 통해 더 많은 것을 배우게 되거든요. 실수를 처음부터 안 할 생각을 하면 성공 못합니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은 실수를 기꺼이 용인하는 사람입니다. 마음속에서 완벽하게 짜놓고 말하려면 영어가 안 되거든요. 그 사이에 상황이 끝나버리기 때문에 그 말은 쓸 수가 없는 거죠. 말 한마디 못하게 됩니다. 인생에서 쓰고 고통스럽고, 젊은 시절에 실패한 삶들이 나중에 더 큰 성공을 가져다준다는 것은 삶의 철칙입니다. -393쪽

사상체계가 정립되고 나서 일을 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현장을 먼저 가보라고 하고 싶어요.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많은 경우에 정리가 됩니다. 책상머리에서 하는 정리는 사상누각이에요. 현장 속에서 체험과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허해질 수가 있는 가능성이 많습니다.-416쪽

미래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하루하루 현재를 열심히 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축적이 미래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굉장히 다른 것 같지만, 하나로 통해 있어요. 제가 벌여놓은 일들을 잘 정리하고, 잘되도록 하는 것이 미래이기도 하지요. -4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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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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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도 운명도, 결정되기 전에 내게 의견을 물어본 적이 없다. 선택하지 않은 것들이 어디까지 삶을 끌고갈 수 있는가. 스릴러물이라고 하기에는 약하고, 느리다. 삶을 깊게 들여다보는 것이 흥미로우면서도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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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안철수 지음 / 김영사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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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철수의 경영철학과 인생관이 뭍어나는 책이다. 경영자부터 어린 학생까지 그 누가 읽어도 얻어갈 것이 많은 책이다. 안철수의 삶의 궤적은 배울 점이 많다. 공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세, 열정, 원칙과 정의를 중요시하는 가치관 등 진정 우리 시대 멘토라는 말이 아깝지 않다. 하지만 언론에 의해서 갑자기 대권주자로 부상하며 요즘엔 그 이름에 때가 많이 뭍었다. 예전에는 안철수를 비난하는 사람을 보기 드물었는데 이제 안철수라는 이름이 곧잘 비난받기도 하니 말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작 신기하게도 안철수 자신은 흔들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다른 사람의 말들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그의 삶의 원칙 때문일까?

 

내가 지키고자 하는 삶의 원칙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매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둘째,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셋째,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넷째, 스스로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으며, 외부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다.

다섯째, 항상 자신이 모자라다고 생각하며, 조그만 성공에 만족하지 않으며, 방심을 경계한다.

여섯째, 기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곱째, 천 마디 말보다 하나의 행동이 더 값지다고 생각한다. _ 41

  나는 이 책에서도 고집스럽고도 완고한 선비같은 안철수의 모습을 본다. 그는 '우리 사회에서 이렇게 원칙을 지키며 살아도 성공이 가능하구나. 나도 이렇게 멋있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그의 글을 읽으면서 의지를 새롭게 하고, 올바른 삶의 자세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는 우리 사회에 대통령보다 더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중이다. 사실 대통령이란 모든 것이 가능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기 위해서 꼭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안철수 자신이 더 잘 알아서 판단하리라 믿지만, 어떤 것이 그와 우리 사회를 위해 더 나은 길일지 판단하는 그에게 지혜가 더해지길 기도해본다.

 

이때 고민하면서 깨달았던 것은 어떤 일을 선택할 때는 과거를 잊어버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과거에 아무리 커다란 성공을 하였든 혹은 치명적인 실패를 하였든 간에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 항상 현실에 중심을 두고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나 자신도 발전할 수 있고, 재미있게 일을 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 _ 21

 

  그리고 그가 다음번에 집필할 책에는 그의 철저한 실패와 실수담이 담겨있었으면 한다. 이제껏 그의 삶에 대해 듣고 그의 책을 읽으면서 느껴지는 안철수는 흠결이 하나도 없는 선비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나같이 실수와 후회와 번민으로 가득한 종자는 감히 가까이 갈 수 없는 것같아 슬프다. 안철수도 실수하고 번민하지만 부단한 노력 끝에 성공했다는 것, 그리고 성공한 지금도 가끔씩 실수하고 후회한다는 것. 그 모습을 확인하고 싶다. 악독한 취미일까?

 

지금의 상황에서 보면 그 내용은 쓸모없는 것이 되었지만, 치열하게 살았던 의과대학 시절의 삶의 태도가 지금도 내 핏속에 흐르고 있고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나중에 어떻게 쓰일 것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맡은 일을 어떠한 태도로 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지식은 사라지지만 삶의 태도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_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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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안철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안철수 지음 / 김영사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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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고민하면서 깨달았던 것은 어떤 일을 선택할 때는 과거를 잊어버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과거에 아무리 커다란 성공을 하였든 혹은 치명적인 실패를 하였든 간에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 항상 현실에 중심을 두고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나 자신도 발전할 수 있고, 재미있게 일을 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한다.-21쪽

소신을 가지고 살아가기 위해선 신념만이 아니라 참을성도 있어야 한다. 주변의 평가에 일일이 다 신경을 곤두세우다간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특히 그 평가가 비난이거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 경우에는 더욱 신경이 쓰인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 풀리게 마련이다.-24쪽

굳이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표현을 쓰지 않더라도, 좋은 시기가 있은 다음에는 어려운 시기가 오게 마련이고, 어려운 시기를 잘 보내면 다시 좋은 시기가 오게 돼 있다. 그런데 어려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그 반복의 주기도 달라질 수 있다. 개인의 인생이나 조직의 역사에서 중요한 점은 좋은 시기에 얼마나 잘되느냐 또는 가파르게 성장하느냐가 아니라, 어려운 시기를 얼마나 잘 보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려운 시기는 누구에게나 닥친다. 이때를 슬기롭게 보내는 개인이나 조직은 다시 흥하는 시기를 맞이하지만, 극복하지 못하는 개인이나 조직은 망하게 마련이다.-32쪽

그 어떤 경우에도 책임의 절반은 나에게 있다고 생각하고, 내게 고칠 점은 없는지를 먼저 고민하고 노력한다면 그 사람은 다음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절반의 책임을 믿는 사람’이다. 특히 이러한 사람은 다른 사람과 같이 일하거나 조직 생활에서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37쪽

내가 지키고자 하는 ‘삶의 원칙’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첫째, 매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둘째,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셋째,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넷째, 스스로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으며, 외부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다.
다섯째, 항상 자신이 모자라다고 생각하며, 조그만 성공에 만족하지 않으며, 방심을 경계한다.
여섯째, 기본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일곱째, 천 마디 말보다 하나의 행동이 더 값지다고 생각한다.-41쪽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지키고자 하는 삶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나이와 성별, 학벌 등으로 차별을 두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능력이다.
둘째,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고, 각자의 다양성을 인정한다.
셋째, ‘너는 누구보다 못하다’는 식으로 다른 사람끼리 비교하지 않는다.
넷째, 다른 사람을 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이용하지 않는다.
다섯째, 내 스타일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지 않는다.-41쪽

나는 결정을 내려야 할 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기준을 되새긴다.
첫째, 원칙을 지킨다.
둘째, 본질에 충실한다.
셋째, 장기적인 시각으로 본다. -42쪽

조직이 가지는 진정한 뜻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의미 있는 일을 여러 사람이 함께 이루어나가는 것’이다. 즉 조직이 존재하고 조직원으로 일을 하는 이유는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일을 단순히 ‘모여서’ 하기 위함이 아니라,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서로 ‘힘을 합해서’ 해내기 위함이다. -51쪽

일을 할 때는 그 일이 전체에서 어떤 부분을 차지하는지, 그리고 전반적인 흐름은 어떠한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 고리인 프로세스상에서의 개선점은 없는지 등도 살펴보아야 한다. -52쪽

"지금의 상황에서 보면 그 내용은 쓸모없는 것이 되었지만, 치열하게 살았던 의과대학 시절의 삶의 태도가 지금도 내 핏속에 흐르고 있고 현재의 삶을 살아가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나중에 어떻게 쓰일 것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맡은 일을 어떠한 태도로 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지식은 사라지지만 삶의 태도는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73쪽

자신의 핵심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지식과 포용력을 가지고 있어야 진정한 인재라는 뜻이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전문 지식에 통달했어도 높은 수준의 일은 할 수 없다는 것이다.-82쪽

제대로 챙기기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가 필수적이다. 첫째 전문 지식이 있어야 하고, 둘째 보고를 받으면서 적절한 질문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셋째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만 듣기보다는 납득할 수 있는 증거를 확인해 나가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110쪽

누구나 인정하는 보편타당한 성과에 대해서 칭찬을 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능력만을 가지고 칭찬하는 등의 공개적인 편애는 관리자에게는 절대 금기사항임을 명심해야 한다. -120쪽

팀 내에서 아무리 업무 분장을 잘하더라도 나의 일과 상대방의 일의 구분에 대해서는 서로 미세한 인식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내가 그어놓은 금과 상대방이 그어놓은 금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특히 새로운 상황에 부딪히면 더욱 그렇다. 이럴 때 조금이라도 손해보지 않으려고 악착같이 자신이 그은 금을 지키는 사람은 단기적으로는 일을 조금 덜 할지 몰라도 팀 전체의 속도는 떨어지게 마련이며 동료들도 하나 둘씩 곁을 떠날 것이다. 반대로 폭을 넉넉하게 가지고 같이 일을 해나가는 사람은 단기적으로는 손해를 볼지 몰라도 팀 전체의 성과에 크게 기여하는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장기적으로 주위에 많은 사람이 모일 것이다.-154쪽

경영학 교과서에 자주 인용되는 유명한 예 중에, 세계적인 전략가들이 일주일 동안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열심히 회의를 거듭한 끝에 거창한 전략을 완성했는데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현실과 현장 경험이 빠진 이론은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218쪽

청소년이나 학생이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조언 여섯 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는 ‘자신에게는 엄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관대하라’이다.
둘째는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살지 말라’이다.
셋째는 ‘매사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살라’이다.
넷째는 ‘매순간을 열심히 살아라’이다.
다섯째는 ‘미래의 계획을 세우라’이다.
여섯째는 ‘각자 자신에게 맞는 삶의 철학, 즉 원칙을 가져라’이다. -242쪽

어려움이 닥쳤을 때마다 쉽게 포기하기보다도 바로 지금이, 내 한계를 시험하는 순간이라는 마음으로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쉽게 포기해 버린다면 바로 거기가 자신의 인생에서 평생 다시는 넘지 못할 한계선이 되는 것이다. -243쪽

심한 경우 자신의 실수나 잘못에 대한 변명거리 또는 방어논리를 만드는 데 열중하기 위해 책을 읽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라면 차라리 책을 읽지 않는 게 낫다. 책을 읽어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깨우치고, 모자란 부분을 보충하며,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 노력할 때 책을 읽는 진정한 가치가 빛나기 때문이다.-2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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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도끼다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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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의력은 먼 곳에서 나오지 않는다. 일상 속에 행복이 있다. 지은이의 말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이 정도가 될 듯하다. 그렇게 가까이 있는 것을 왜 우리는 보지 못하는 걸까? 우리는 행복을 찾으러 산티아고에 가고, 창의력을 키우려 학원에 다닌다. 존재하는데도 모르는 것이고, 모르기 때문에 고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늘 있지만 우리 눈에는 안 보이는 것을 어떻게 하면 볼 수 있을까? 지은이는 좋은 책 읽기를 해답으로 제시한다. 책이 꽁꽁 얼어버린 바다처럼 매너리즘에 빠진 삶을 깨는 ‘도끼’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 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 - 1904년 1월, 카프카, 「저자의 말」, 『변신』중에서– 6쪽


  유명한 광고제작자의 입에서 나온 책들은 의외로 고전, 소설들이 많다. 경영서적만 읽는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다. 인문학을 전공했다는 내가 오히려 부끄러울 정도로 아직 읽지 않은 책이 많았다. 이 책은 문학을 통해 세상을 좀 더 깊게 볼 수 있다는 새삼스러운 진리를 일깨워준다. 좋은 책을 많이 읽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겉은 화려하지 않아도 속이 꽉찬 사람, 세상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끝으로, 지은이가 책을 끝맺는 데 인용한 시구를 다시 인용한다. 깊은 여운을 남기는 구절이다.


봄이 어디 있는지 짚신이 닳도록 돌아다녔건만

정작 봄은 우리집 매화나무 가지에 걸려 있었네.– 3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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