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48시간으로 사는 마법 - 방송국 헤르미온느 이재은의 삶을 빛나게 하는 마법의 주문
이재은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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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견실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하고는 있지만 쉽지 않다. 비법은 습관형성에 있을 것이다. MBC 뉴스데스크 앵커인 지은이가 본인의 습관 유지 및 슬럼프 극복 방법 등을 이야기한다. 그녀의 삶의 태도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다. 제목만보고 엄청난 비법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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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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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벽돌책. 오래전에 사놓고도 그 깊이와 분량에 압도되어 읽지 못했던 책이다. 2022년 새해에 완독하게 되어 더 보람차다. 익히 듣던 바대로 유발 하라리는 시종일관 유쾌하고 속도감 있게 글을 전개하고 있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 수많은 예화와 예시들을 제시하고 있는데 그의 종횡무진하는 박학다식함에 놀랐다. 지은이의 거침없는 말빨 덕에 두꺼운 분량이지만 재미있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이 책은 소위빅히스토리에 대한 책이다. 기존 역사학의 관심분야를 초월하여 인류나 우주 전체의 역사에 대해 연구하는 분야이다. 지은이는 유인원에서부터 시작하여 호모 사피엔스의 역사를 차근차근 짚어간다. 그리고 역사학이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질문을 던진다. 인지혁명, 산업혁명, 과학혁명의 결과 인간 개개인이 얼마나 행복해졌냐는 근본적인 의문이다. 전통적인 역사학은 이에 답하지 못한다. 생물학이나 심리학 또한 마찬가지다. 나는 역사에 관심이 많아 사학을 전공했고, 역사 분야의 책들을 주로 읽는데 부끄럽게도 이런 관점에서 역사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와 관련해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농업혁명은 역사상 최대의 사기라는 주장이다. 농업혁명으로 인해 집단생활할 수 있는 개체 수가 늘었고, 더 많이 번식할 수 있게 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각 개인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행복한 변화는 아니었다. 오히려 영양상태는 더 취약해졌고, 노동강도는 더 세졌다. 집단의 성공이 꼭 개개인의 성공 또는 행복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소소한 삶의 개선이 인생 전반의 행복을 담보하지도 않는다. 사피엔스 각 개인의 행복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농업혁명은 거대한 사기이며 덫이었다는 것이다. 신선한 충격이다. 지금까지는농업혁명 - 문명의 시작정도로 도식화해서 생각해왔던 것이다.



  ‘개체의 행복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산업혁명과 현대 자본주의의 성취도 비판적으로 볼 수 있다. 자본주의란 생산자는 미래를 신뢰하며 이윤을 생산에 재투자하여 끊임없이 생산할 것을 요구하고, 소비자는 누구든 빚을 내서라도 소비할 것을 요구한다. 이 과정에서 저소득층을 빚에 허덕이게 하여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무관심하고 무분별한 소비는 환경파괴나 가축 등 생명권에 대한 무시를 낳는다. 산업의 바퀴는 생산과 소비가 계속되어야 굴러가지만 그 바퀴를 굴리는 대다수의 사피엔스와 동식물들이 정말 행복한지는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역사를 각 개체의 행복 또는 생태계를 구성하는 각 동식물의행복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은 기존의 정치, 경제, 사회적 발전의 과정으로만 보던 관점에서의 대전환이다. 행복이 아니라면 사피엔스는 무엇을 위해서 이 고생을 해왔던가? 물론, 행복이 무엇이냐는 정의부터 어떻게 측정 비교할 수 있는지 방법론에 이르기까지 쉽게 답할 수 없는 주제다. 그리고 모든 개체가 행복을 누렸던 역사는 없다는 점에서 기존의 역사를 가식과 허위의 것으로 단정할 위험도 있다. 반대로 모든 이가 행복한 헉슬리 식의멋진 신세계가 과연 역사의 지향점인가 하는 의문도 남는다.



  호모 사피엔스는 영장류과()의 한 종일 뿐인데, 어떻게 지구 생태계를 정복해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신과 비슷한 영역에 이른 걸까? 바로 인지혁명 덕분이다. 공통의 믿음을 설계하고 공유하게 되자 150명 이상의 대규모 집단도 효과적으로 협력할 수 있게 되었다. 사피엔스의 진정한 능력은 언어를 통해가상의 실재를 만들고 이를 통해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있다. 모두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믿음, 종교, 사상 말이다. 함무라비 법전에 나타난 계급주의나 미국독립혁명의시민평등등이 그 사례가 될 수 있다. 인권이나 평등 같은 가치도천부적인 것이 아니라 더 많은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한 상상의 결과물이다. 상상력 덕분에 각 개개인은 여느 동물들보다 약하지만, 집단의 협력으로 효율성과 협응성을 높여 지구 생태계를 지배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사피엔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생명공학과 인공지능 과학의 발전. ‘인간강화불멸에의 충동에 대한 수많은 시도들. 지난 100년이 그전 100년과 달랐듯이, 앞으로의 100년은 어떤 모습이 될지 예상하기 힘들다. 인간의 결점을 인위적으로 보완한 사이보그가 순수(?) 사피엔스들을 대체하거나 사피엔스가 멸종될 수도 있고, 이후의 지배자는 우리가 교감할 수 없는 전혀 다른 개체일 수도 있다.



  다시 한번 되짚게 되는 불편한 진실은 역사는 인간의 행복과 영광을 위해 쓰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역사는 개별 유기체의 행복에 무관심하다. 선택과 선택이 쌓인 결과일 뿐이다. 심지어 개별 인간은 너무나 무지하고 약해서 그들 자신의 힘만으로는 역사의 물길을 바꾸기 힘들다. 고도로 결합된 힘, 그리고 운명적인 우연이 교차될 때 역사는 바뀐다. 개별 유기체가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그 자체로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각자의 생각들이 모여 공통의 믿음과 협력을 이끌어내고 역사를 바꿀 수 있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하면 무시할 수 없다. 애초에 사피엔스가 성공한 이유도 바로 그 점 덕분이었다.



  사피엔스의 미래가 불안하다면 우리는 다시상상을 공유하며 새로운 미래를 그리면 된다. 기본적인 인권에 대한 보장, 환경친화적인 시도들, 동물권에 대한 관심 등 새롭게 대두되는 일련의 주장들에 그 해답이 있을지도 모른다. 과연 사피엔스는 우리 앞에 닥친 이 위기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결국 그 답은 나와 너, 우리가 어떤 미래를 상상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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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면의 모든 것 - 스탠퍼드 교수가 가르쳐 주는
니시노 세이지 지음, 김정환 옮김 / 브론스테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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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나는 수면에 대해 문제를 느껴 적이 없다. 어디서나 누워서 잘 자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7시간 정도 자고 있다. 수능시험이나 큰 시험을 앞두고도 6시간 정도는 꼭 잤다. 간혹 회사일 등으로 잠을 제대로 못 자면 그다음 날은 정말 컨디션이 말이 아니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수면의 중요성은 의심해 본 적이 없다. 다만, 요새 숙면을 이루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이 있다면 이제 막 돌이 지난 아들내미다. 원래는 통잠을 잘 잤는데 요새는 이앓이를 하는지, 아니면 이제 뇌가 점점 깨어서 밤이 무서워진 건지 새벽에 자꾸 깬다. 11~12시 사이, 2~3시 사이, 심하면 4~5시 사이에 깨서 정말 서럽게 운다. 아이는 조금 토닥여주면 자는데, 정작 달래주다 보면 내 잠이 달아나버린다. 이렇게 깨면 온종일 피곤하고, 만사가 짜증스럽다. 내 수면 인생 최대의 위기다.


  이 책의 이름은 '숙면의 모든 것'이지만 사실 내가 겪고 있는 '수면 위기'에 대한 해결책 같은 것은 없다. '잠 잘 자는 법'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이고, 새롭다 할 만한 정보는 없다. 사실 한 반절 이상 읽다 보면 굉장히 지루해진다. 이 책의 독자를 일반인으로 상정했다면, 베개가 높은 게 좋은지 낮은 게 좋은지, 침실은 약간 시원한 게 좋은지 따뜻한 게 좋은지,  잠이 안 올 때는 정말 우유를 데워먹는 것이 효과가 좋은지, 아니면 더 좋은 방법들이 있는지 등등이 궁금하지 않을까? 그런데 '하지불안증후군'이니 '수면경악증'이니 수면장애의 유형에 관해 설명하지 않나, 수면제 중 '진정형 수면제'가 나은지 '오렉신 수용체 길항제' 등 신체 메커니즘을 조절해서 잠이 오게 하는 수면제가 나은지를 장황하게 설명하는데, 정작 결론은 '약에 의지하지 않는 게 최선이고, 수면메커니즘을 개선하는 유형의 수면제를 차선으로 쓰되, 정 안되면 '진정형 수면제'를 최후의 수단으로 쓰라'는 것이니 허망하기 그지없다. 아무래도 개론서와 교양서 사이에서 길을 잃은 것 같다.


  또 답답한 것이 전형적인 일본인식 애매모호 화법을 구사하는데 너무 답답하다. 예컨대, '전철이나 택시 안에서 잠깐씩 잠을 자는 것은 밤 수면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으니 좋지 않지만, 잠깐이라면 좋지 않을까요?' 이런 식이다. '원칙은 이렇지만, 이 정도라면 괜찮지 않을까요?' 또는 '이렇게 하는 게 좋겠지만 어쩔 수 없다면 조금 바꿔서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 않을까요?' 이런 식의 화법을 종종 구사한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 한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복장 터지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은이가 단호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밤에 잘 자기 위해서는 낮에 충분한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는 것, 낮에 일을 다 마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회의, 미팅 등을 줄이는 사회적 각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말 공감이 가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진정한 수면의 적은 잠을 못 자게 만드는 사회다. 엉덩이로 일한다는 말을 하는데, 늦은 시간까지 앉아 있어야 일하는 것으로 인정하는 문화, 결론 없이 상급자의 일장 연설을 듣기 위해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모이는 회의 문화 등등. 저녁 시간은 가족과 잠에 할애해야 하는 시간대인데, 이 시간까지 일과 직장에 내어주어야 하는, 그렇게 해야 먹고 살 수 있게 만드는, 그런 문화야말로 수면의 진정한 적이 아닐까.


< 다른 사람의 시간을 의미 없이 빼앗지 않는 것이 곧 개인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시간을 빼앗기는 사람으로서는 참기 힘든 일이다. 그런 의식을 갖는 것도 시간 의식을 바꿔나가기 위해 중요한 일이다. _ 133쪽 >


  구태여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이 책에서 말하는 '당장 오늘부터 써먹을 수 있는 숙면 방법'의 고갱이를 공유하자면, '빛, 식사, 운동을 통해 체내 시계를 깨우라는 것'이다. 일어나면 햇볕을 쐬고, 아침 식사를 하면서 뇌를 깨우고, 낮에는 몸을 최대한 써서 에너지를 연소하라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들었던 어머니의 잔소리와 다를 바가 없다. 들을 때는 짜증 났지만 그게 정답이었다. 스탠퍼드대 교수가 오랜 시간 연구해서 안 것을, 우리 어머니들은 원래부터 알고 계셨던 것이다. 아, 위대한 대한민국의 어머니들 만세 만세 만만세!


< 체내 시계를 바로잡기 위한 7가지 습관
  1. 일정한 시각에 일어난다.
  2.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 햇살을 받는다.
  3. 아침 식사를 한다.
  4. 낮에는 충분히 활동한다.
  5. 체온 변화를 의식한다. (체온이 내려가는 시간대가 잠들기 좋은 타이밍)
  6. 밤에는 가급적 강한 빛을 쐬지 않는다.
  7. 규칙적인 생활을 의식화한다. _ 100쪽 >



"저는 내일 살아 있기 위해서라도 절대 잠을 줄이지 않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잡니다." - P7

충분한 수면 시간을 유지하는 습관을 들이자. 필요한 수면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7시간을 기준으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원래 잠이 없거나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수면 상태를 생각하면서 시간을 늘리거나 줄여야 한다. - P55

수면의 첫 90분에 깊은 수면이 확실하게 나타나는 정상적인 패턴의 경우, 성장호르몬이 분비될 뿐만 아니라 부교감신경이 원활해져서 자율신경의 균형이 잡히고 뇌의 노폐물 청소와 면역 기능의 활성화도 활발해진다. - P57

잠에서 깨어났을 때 기분이 개운하면 수면의 만족도는 높아진다. 즉, 처음 눈을 떴을 때 기분이 개운하지 않다면 수면 사이클에서 좋은 기상 타이밍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그럴 때는 개운하게 깨어날 수 있는 타이밍까지 조금 더 잔다. - P67

밤에 잠들지 못하는 것은 낮 동안의 운동량과도 관계가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그 시작은 아침부터다. 아침에 신체 내부의 체내 시계를 확실히 깨우고, 낮에는 활동량을 높이는 생활 패턴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고령자도 마찬가지다. 낮과 밤의 활동의 강약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며, 낮에 충분히 활동할 때 질 높은 수면을 취할 수 있다. - P99

< 체내 시계를 바로잡기 위한 7가지 습관 >
1. 일정한 시각에 일어난다.
2.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 햇살을 받는다.
3. 아침 식사를 한다.
4. 낮에는 충분히 활동한다.
5. 체온 변화를 의식한다. (체온이 내려가는 시간대가 잠들기 좋은 타이밍)
6. 밤에는 가급적 강한 빛을 쐬지 않는다.
7. 규칙적인 생활을 의식화한다. - P100

다른 사람의 시간을 의미 없이 빼앗지 않는 것이 곧 개인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시간을 빼앗기는 사람으로서는 참기 힘든 일이다. 그런 의식을 갖는 것도 시간 의식을 바꿔나가기 위해 중요한 일이다. - P133

훌륭한 결과를 낸 사람일수록 수면을 무시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직장인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반드시 끝내야 하는 중요한 업무가 있거나 예측하지 못했던 사태가 발생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분주하게 뛰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일수록 ‘지금 잠이나 자고 있을 때가 아니야‘라는 심리가 강하게 발동해 밤을 새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가장 피해야 하는 행동이다. 그럴 때일수록 충분히 수면을 취해서 판단력이 무뎌지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잠을 안 자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 P134

일반적으로 여름철에는 24~26도, 겨울철에는 22~23도 정도가 쾌적한 실내 온도라고 한다. 그러나 습도나 외부 기온과의 차이에 따라서도 체감 온도가 달라진다. 그러므로 실내 온도가 몇 도일 때 가장 쾌적하게 느끼는지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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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ㄴㅇㄹ 2024-01-25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잠을 잘 못주무셔서인지 성격이 날카로우시네요
 
오은영의 화해 - 상처받은 내면의 ‘나’와 마주하는 용기
오은영 지음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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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가 나에게 왜 그랬을까만 생각했었는데, 내가 부모가 되다보니 육아가 참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부모에 대해 이해하고, 나에 대해 생각하고, 아이에 대해 고민하는 데 길잡이가 되어주는 좋은 책이다. 말투가 그대로 배어 있어 상담받는 느낌으로 읽었다. 천천히 다시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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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세: 인간의 시대
최평순.EBS 다큐프라임 〈인류세〉 제작팀 지음 / 해나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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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의 역사는 장구하지만, 그에 비하면 인류의 역사는 짧디 짧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인류는 지구의 환경을 엄청나게 바꾸어 놓았다. 그래서 '인류세'라는 시대 구분이 논의될 정도다. 이 책은 인류세가 논의되는 배경부터 시작해서 인류에 의한 환경 변화를 추적하고 있다. 예컨대, 인간에게 필요한 소수의 동물들만 살아남고 그 외의 수많은 동식물들이 사라져 종 다양성이 파괴되는 '6번째 대멸종', 플라스틱 쓰레기, 기후재난 등이다. EBS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만든 것인 만큼 사진 자료와 데이터가 풍부하다. 특히, 지구의 축소판인 태평양의 작은 섬 '붕인섬'을 통해 자칫 추상적일 수 있는 주제를 우리의 이야기로 치환하여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연비가 좋다는 이유로 경유차를 타고, 잘 썩지도 않을 아이 기저귀는 하루에 몇 개씩 쓰고, 플라스틱 컵과 배달용기로 가득한 일상이 과연 괜찮은 걸까. 자연 유래 소재를 사용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 했다는 기저귀를 쓰며 다소 안심하고, 예쁜 리유저블 컵을 받아 몇 번 더 쓰고 버렸다고 위안하는 것으로 우리 책임을 좀 덜어낼 수 있는 걸까.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의 노력이 효과가 있기는 할까 생각하면 답답하다. 우리 모두의 문제지만, 당장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해결하기 어렵다.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지은이가 말하듯, 우리는 경제성장과 편리를 포기할 수 있을까?


  < 이 중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굉장히 간단하다. 우리가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바뀌는지에 달려 있다. 화석연료를 덜 쓰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인데, 국가 정책적으로는 석탄 화력발전소를 없애고 재생에너지의 비율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 석유를 태우는 차량을 어떻게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시키냐 같은 문제다. 시민들은 전기를 덜 쓰고 자동차를 덜 타면 된다.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해결책이다. 국가 입장에서는 경제 발전에 도움이 안 되고, 개인 입장에서는 불편하다. 그래서 계속 문제를 방치해왔고 결국 이 지경이 됐다. 과연 우리는 '경제 발전'과 '편리함'을 포기할 수 있을까? _ 227쪽 >


  이 책에서도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누군들 그럴 수 있겠는가. 지금도 '기후 위기'라는 사람들과 '기후 위기는 사기극'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문제에 공감하지 못하니 해법 또한 합의하기 어렵다. 우리는 이미 '탈원전' 논의가 정치싸움이 되는 것을 지켜보았다.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자원을 어떻게 생산하고 활용할지 논의할 기회를 놓쳐버렸다. 이 과정에서 언론이 지대한 역할을 했다.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 방식의 삶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피해를 입는 업종이나 사람이 생길 것이다. 물론, 이것을 예측하고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에서 기민하게 대응해야 하겠지만, 이런 변화 자체에 반대하는 측에서는 '사람이 먹고사는 게 먼저다', '밀림의 보노보를 구하기 위해 자국민을 못살게 한다' 등등의 목소리를 전하며 논의를 정치화시킬 것이다. 정말 우리는 눈앞의 이익을 버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구와 인류의 공생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인가?


  두고 볼 일이다. 결국, 시민 개개인이 이 지구적 위기에 얼마나 공감하느냐가 문제의 관건일 수 있다. 언론이든 정치가든 기업가든 결국 다수의 의견을 함부로 무시할 수는 없을 테니까. 이 위기에 공감하고 무엇을 해야 한다, 아니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이들이 다수파가 되어야 한다. 이 책을 읽는 건 그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오늘 또 얼마나 많은 플라스틱을 쓰고 버렸나···. 그리고 이제 우리는 무엇을 더 해야 하나.


인류의 운명을 바꾼 돌, 청동, 철처럼 플라스틱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량 생산되며 현대 문명을 접수했다. 현 시대는 지질학의 관점으로 보면 인류세, 문명사적으로는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를 이은 플라스틱기시대다. - P146

"바다의 모든 쓰레기를 치우는 방법이 있습니다. 쓰레기를 더 이상 유입시키지 않는 거죠. 수도꼭지를 잠그는 겁니다. 만약 당신의 집 욕조가 물로 넘친다면 물걸레로 바닥을 청소할 겁니까, 아니면 수도꼭지를 잠글 겁니까?" - P206

이 중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굉장히 간단하다. 우리가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바뀌는지에 달려 있다. 화석연료를 덜 쓰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인데, 국가 정책적으로는 석탄 화력발전소를 없애고 재생에너지의 비율을 얼마나 높일 수 있느냐, 석유를 태우는 차량을 어떻게 친환경 차량으로 전환시키냐 같은 문제다. 시민들은 전기를 덜 쓰고 자동차를 덜 타면 된다.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해결책이다. 국가 입장에서는 경제 발전에 도움이 안 되고, 개인 입장에서는 불편하다. 그래서 계속 문제를 방치해왔고 결국 이 지경이 됐다. 과연 우리는 ‘경제 발전‘과 ‘편리함‘을 포기할 수 있을까? - P227

현대 선진 자본주의 국가라면 자고로 쓰레기 정도는 잘 감춰야할 암묵적인 의무가 있다. 국민들은 더러운 것을 보기 싫어한다. 내가 사용하고 버리는 것들의 끝을 굳이 알아야 할 필요가 없다. 소비의 진실을 알리는 것은 자본주의 시스템에게 있어서도 득이 될 것이 없다. 우리는 더 많이 사고 더 많이 버려야 한다. 그래야 돈이 돌고, 경기가 좋아지고, 국가가 발전한다. - P245

"인간은 힘입니다. 역사상 존재했던 종들 중 가장 힘이 있는 종이에요. 힘이 있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힘은 좋은 것일까요, 나쁜 것일까요? 힘은 도덕적으로 중립입니다. 힘은 좋은 목적으로도 사용되고 나쁜 목적으로도 사용됩니다. 인간의 힘은 제 아이들과 손주들에게 행복한 삶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제 아이들과 손주들의 세상을 무너뜨릴 수도 있어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우리는 모릅니다. 그것이 인간의 힘이죠." (제러드 다이아몬드) - P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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