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의 모든 것 - 스탠퍼드 교수가 가르쳐 주는
니시노 세이지 지음, 김정환 옮김 / 브론스테인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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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나는 수면에 대해 문제를 느껴 적이 없다. 어디서나 누워서 잘 자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7시간 정도 자고 있다. 수능시험이나 큰 시험을 앞두고도 6시간 정도는 꼭 잤다. 간혹 회사일 등으로 잠을 제대로 못 자면 그다음 날은 정말 컨디션이 말이 아니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수면의 중요성은 의심해 본 적이 없다. 다만, 요새 숙면을 이루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이 있다면 이제 막 돌이 지난 아들내미다. 원래는 통잠을 잘 잤는데 요새는 이앓이를 하는지, 아니면 이제 뇌가 점점 깨어서 밤이 무서워진 건지 새벽에 자꾸 깬다. 11~12시 사이, 2~3시 사이, 심하면 4~5시 사이에 깨서 정말 서럽게 운다. 아이는 조금 토닥여주면 자는데, 정작 달래주다 보면 내 잠이 달아나버린다. 이렇게 깨면 온종일 피곤하고, 만사가 짜증스럽다. 내 수면 인생 최대의 위기다.


  이 책의 이름은 '숙면의 모든 것'이지만 사실 내가 겪고 있는 '수면 위기'에 대한 해결책 같은 것은 없다. '잠 잘 자는 법'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이고, 새롭다 할 만한 정보는 없다. 사실 한 반절 이상 읽다 보면 굉장히 지루해진다. 이 책의 독자를 일반인으로 상정했다면, 베개가 높은 게 좋은지 낮은 게 좋은지, 침실은 약간 시원한 게 좋은지 따뜻한 게 좋은지,  잠이 안 올 때는 정말 우유를 데워먹는 것이 효과가 좋은지, 아니면 더 좋은 방법들이 있는지 등등이 궁금하지 않을까? 그런데 '하지불안증후군'이니 '수면경악증'이니 수면장애의 유형에 관해 설명하지 않나, 수면제 중 '진정형 수면제'가 나은지 '오렉신 수용체 길항제' 등 신체 메커니즘을 조절해서 잠이 오게 하는 수면제가 나은지를 장황하게 설명하는데, 정작 결론은 '약에 의지하지 않는 게 최선이고, 수면메커니즘을 개선하는 유형의 수면제를 차선으로 쓰되, 정 안되면 '진정형 수면제'를 최후의 수단으로 쓰라'는 것이니 허망하기 그지없다. 아무래도 개론서와 교양서 사이에서 길을 잃은 것 같다.


  또 답답한 것이 전형적인 일본인식 애매모호 화법을 구사하는데 너무 답답하다. 예컨대, '전철이나 택시 안에서 잠깐씩 잠을 자는 것은 밤 수면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으니 좋지 않지만, 잠깐이라면 좋지 않을까요?' 이런 식이다. '원칙은 이렇지만, 이 정도라면 괜찮지 않을까요?' 또는 '이렇게 하는 게 좋겠지만 어쩔 수 없다면 조금 바꿔서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 않을까요?' 이런 식의 화법을 종종 구사한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 한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복장 터지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은이가 단호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밤에 잘 자기 위해서는 낮에 충분한 에너지를 소모해야 한다는 것, 낮에 일을 다 마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회의, 미팅 등을 줄이는 사회적 각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말 공감이 가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진정한 수면의 적은 잠을 못 자게 만드는 사회다. 엉덩이로 일한다는 말을 하는데, 늦은 시간까지 앉아 있어야 일하는 것으로 인정하는 문화, 결론 없이 상급자의 일장 연설을 듣기 위해 모든 업무를 중단하고 모이는 회의 문화 등등. 저녁 시간은 가족과 잠에 할애해야 하는 시간대인데, 이 시간까지 일과 직장에 내어주어야 하는, 그렇게 해야 먹고 살 수 있게 만드는, 그런 문화야말로 수면의 진정한 적이 아닐까.


< 다른 사람의 시간을 의미 없이 빼앗지 않는 것이 곧 개인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시간을 빼앗기는 사람으로서는 참기 힘든 일이다. 그런 의식을 갖는 것도 시간 의식을 바꿔나가기 위해 중요한 일이다. _ 133쪽 >


  구태여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이 책에서 말하는 '당장 오늘부터 써먹을 수 있는 숙면 방법'의 고갱이를 공유하자면, '빛, 식사, 운동을 통해 체내 시계를 깨우라는 것'이다. 일어나면 햇볕을 쐬고, 아침 식사를 하면서 뇌를 깨우고, 낮에는 몸을 최대한 써서 에너지를 연소하라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들었던 어머니의 잔소리와 다를 바가 없다. 들을 때는 짜증 났지만 그게 정답이었다. 스탠퍼드대 교수가 오랜 시간 연구해서 안 것을, 우리 어머니들은 원래부터 알고 계셨던 것이다. 아, 위대한 대한민국의 어머니들 만세 만세 만만세!


< 체내 시계를 바로잡기 위한 7가지 습관
  1. 일정한 시각에 일어난다.
  2.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 햇살을 받는다.
  3. 아침 식사를 한다.
  4. 낮에는 충분히 활동한다.
  5. 체온 변화를 의식한다. (체온이 내려가는 시간대가 잠들기 좋은 타이밍)
  6. 밤에는 가급적 강한 빛을 쐬지 않는다.
  7. 규칙적인 생활을 의식화한다. _ 100쪽 >



"저는 내일 살아 있기 위해서라도 절대 잠을 줄이지 않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잡니다." - P7

충분한 수면 시간을 유지하는 습관을 들이자. 필요한 수면 시간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7시간을 기준으로 삼으면 좋을 것이다. 원래 잠이 없거나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수면 상태를 생각하면서 시간을 늘리거나 줄여야 한다. - P55

수면의 첫 90분에 깊은 수면이 확실하게 나타나는 정상적인 패턴의 경우, 성장호르몬이 분비될 뿐만 아니라 부교감신경이 원활해져서 자율신경의 균형이 잡히고 뇌의 노폐물 청소와 면역 기능의 활성화도 활발해진다. - P57

잠에서 깨어났을 때 기분이 개운하면 수면의 만족도는 높아진다. 즉, 처음 눈을 떴을 때 기분이 개운하지 않다면 수면 사이클에서 좋은 기상 타이밍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 그럴 때는 개운하게 깨어날 수 있는 타이밍까지 조금 더 잔다. - P67

밤에 잠들지 못하는 것은 낮 동안의 운동량과도 관계가 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그 시작은 아침부터다. 아침에 신체 내부의 체내 시계를 확실히 깨우고, 낮에는 활동량을 높이는 생활 패턴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고령자도 마찬가지다. 낮과 밤의 활동의 강약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며, 낮에 충분히 활동할 때 질 높은 수면을 취할 수 있다. - P99

< 체내 시계를 바로잡기 위한 7가지 습관 >
1. 일정한 시각에 일어난다.
2. 아침에 일어나면 아침 햇살을 받는다.
3. 아침 식사를 한다.
4. 낮에는 충분히 활동한다.
5. 체온 변화를 의식한다. (체온이 내려가는 시간대가 잠들기 좋은 타이밍)
6. 밤에는 가급적 강한 빛을 쐬지 않는다.
7. 규칙적인 생활을 의식화한다. - P100

다른 사람의 시간을 의미 없이 빼앗지 않는 것이 곧 개인의 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시간을 빼앗기는 사람으로서는 참기 힘든 일이다. 그런 의식을 갖는 것도 시간 의식을 바꿔나가기 위해 중요한 일이다. - P133

훌륭한 결과를 낸 사람일수록 수면을 무시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직장인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반드시 끝내야 하는 중요한 업무가 있거나 예측하지 못했던 사태가 발생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분주하게 뛰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일수록 ‘지금 잠이나 자고 있을 때가 아니야‘라는 심리가 강하게 발동해 밤을 새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가장 피해야 하는 행동이다. 그럴 때일수록 충분히 수면을 취해서 판단력이 무뎌지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 잠을 안 자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 P134

일반적으로 여름철에는 24~26도, 겨울철에는 22~23도 정도가 쾌적한 실내 온도라고 한다. 그러나 습도나 외부 기온과의 차이에 따라서도 체감 온도가 달라진다. 그러므로 실내 온도가 몇 도일 때 가장 쾌적하게 느끼는지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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