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기적입니다 - 민들레 국수집 주인장 서영남 에세이
서영남 지음, 이강훈 사진 / 샘터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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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지나 새싹들이 피어나는 따뜻한 봄을 거쳐 사계절 중 하늘이 가장 높은 여름이 찾아온다. 요즘엔 사계절이 따로 나누어져 있지 않은 듯하다. 봄이구나 싶으면 어느새 한여름의 태양이 하루 종일 거리를 비추기 시작한다. 5~6월은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기 전의 중간쯤 되는 듯한 포근한 날씨가 이어지는 달이다. 그때 피어나는 꽃이 바로 민들레다. 민들레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인도, 유럽, 미대륙 등 세계 어디서나 피어나는 생명력 강한 꽃 중 하나다. 그래서인지 꽃 중에서도 사람들에게 너무나 친숙한 꽃이다. 이렇게 거리 곳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민들레의 꽃말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 같다. 민들레의 꽃말은 '내 사랑을 그대에게 드려요'라고 한다. 가장 소중한 것은 멀리 있지 않고 늘 가까이 존재한다. 다만,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할 뿐이다. 민들레의 존재가 그러한 듯하다.

민들레의 꽃말처럼 자신의 사랑을 많은 이들에게 전하는 이가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서영남 대표다. 그는 과거 25년간 천주교 수사로서의 삶을 살아오셨던 분이다. 과거형으로 말하는 이유는 지금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은 바로 '민들레 국수집'을 운영하시는 CEO다. 지금 생각하면 터무니없을 정도의 창업 자금인 단돈 300만 원으로 국숫집을 차리신 이래 지금까지 무려 13년간을 꾸준히 운영해 오고 계신다. 그뿐만 아니라 국숫집을 시작으로 '민들레꿈 공부방', '민들레꿈 어린이 밥집', '민들레책들레 어린이 도서관', '민들레 희망센터', '민들레 진료소', '민들레 가게'를 운영 중이다. 재작년부터는 필리핀에 '민들레 국수집'을 새롭게 오픈하여 이 또한 운영 중이다. 한 달의 반은 한국에서 나머지 반은 필리핀에서 생활해온 지 벌써 3년째 해가 된다.

그가 '민들레 국수집'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나눔'을 위해서였다. 사회에서 소외되고 가난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30년 가까이 해오시던 수사 생활을 접었다. 인생에서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그는 국숫집을 운영하면서 숱한 고난과 역경에 직면했을 때도 한 번도 처음의 결심을 후회한 적은 없었다고 한다. 이 또한 쉽지 않았을 텐데 참으로 대단하신 분이다. 나눔이란 것은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일이 바로 나눔이라는 봉사다.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닌 순수하게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기에 그 가치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그런 그가 국숫집을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때가 있다. 바로 국숫집을 자주 찾는 노숙인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볼 때다. 나눔의 실천이 행한 기적이 아닐까. '오직 사랑만이 누군가를 변화시키고 꿈꾸게 합니다'라고 말하는 서영남 대표. 그가 보여주는 사랑이란 힘이 얼마나 큰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오로지 개인의 자발적 후원을 통해 13년간 이어져온 '민들레 국수집'이다. 이와 같은 기적은 아마도 저자의 사랑에 감동한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단지 한 끼 식사에 불과할지라도 하루 500명 이상의 사람들에겐 하루의 행복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복이 모여 더 큰 행복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행복은 또 다른 기적을 만들어 내리라 믿는다. '민들레 국수집'이 오래도록 지금처럼 운영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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