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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도 인생도 내려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 실패를 기회로 만드는 등산과 하산의 기술 ㅣ 아우름 10
엄홍길 지음 / 샘터사 / 2015년 12월
평점 :
비움, 내려놓음에 대한 철학을 많은
사람들이 얘기한다. 무언가를 채우기보다 비우고 내려놓는 것이 왜 중요할까. 그건 아마도 채우려는 마음에서 비롯되는 욕심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실 그것은 지극히 인간적인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다만, 그 욕심이 과하여 부족함만 못할 때가 문제다. 무엇이든지 적절함을 유지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닌듯하다. '비운다', '내려놓다'라는 말은 단순히 채움과 욕심의 반대 의미만은 아닐 듯하다. 그 말의 진정한 의미는 바로 '적정
수준'을 뜻하지 않을까.
이 책의 저자 엄홍길.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그를 모르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듯하다. 그는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유명한 산악인 중 한 명이기 때문이다. 그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천 미터 16좌 완등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장본인이다. 그런 그가 다음 세대인 우리들에게 산을 오르고 내리며 깨달은 삶의 진리를 이 책에
담았다. 그는 말한다. 등산과 하산에도 기술이 필요하듯이 인생을 살아가는데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이다.
인생은 산을 오르고 내려오는 것과 같다.
산을 오른다는 것은 언젠가는 내려온다는 뜻이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다. 한없이 좋은 일만 있는 것도 아니며 계속해서 성공한 삶이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어느 순간 좌절과 실패를 경험하게 되는 때가 온다. 성공하는 순간 위기가 찾아온다. 그때마다 우리가 다시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실패의 경험에서 소중한 교훈을 얻기 때문이다. 산을 오르는 것보다 내려오는 것이 더 중요한 이유와 마찬가지다. 잘 내려와야 다음에 다시 산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실패란 존재하지 않는다. 실패는 더 큰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성공한 이들 중에 실패를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오히려 다른 사람보다 두 배, 세 배 더 많은 실패를 경험했기에 지금의 성공한 삶을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는 사회에서 정상에 오르는 법만
배운다. 집이든 학교든 회사든 어느 곳에서나 일등만을 고집한다. 일등이 아닌 사람은 한순간 실패자, 낙오자로 전락하고 만다. 정상에 오르는 법만
배웠던 우리는 실패를 경험했을 때 쉽사리 대처하지 못한다. 그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허우적거릴 뿐이다. 저자인 엄홍길이 일평생 산을
다니며 배운 것은 결코 산을 쉽게 오르는 방법이 아니었다. 그가 배운 것은 '기다릴 줄 아니는 지혜'와 '포기할 줄 아는 용기'였다.
즉, 욕심부리지 않고, 자만하지 않고 산을 내려오는 법이었다.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내려놓았을 때 실패의 원인을 되돌아볼 수 있었고 다음 도전을
새롭게 준비할 수 있었다. 이것이 그가 열여덟 번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도전하여 대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이유다.
성공하기 위해선 실패해야 한다. 실패는
성공하기 위한 필수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꼭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다름 아닌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다. 성공한 사람들과 우리가 다른 점은 바로
그 한 가지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한 계단 올라설 수 있는 밑거름으로 생각하고 도전한다면 작은 실패들은 큰 성공의 발판이 되어 줄 것이다.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 들려주는 '등산'과 '하산'의 진정한 의미를 잊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