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코너스톤 세계문학 컬렉션 1
조지 오웰 지음, 이수정 옮김, 박경서 해설 / 코너스톤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새로운 깨달음을 주고 감동까지 주는 문학 작품들이 있다. 우리는 그것을 고전이라고 부른다. 설마하니 고전(古典)을 말 그대로 옛날에 쓰인 책으로만 알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의외로 많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고전을 그저 쓰인지 오래된 책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책으로 알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멋진 세상을 볼 수 있는데 말이다.

조지 오웰. 에릭 아서 블레어라는 본명보다는 그 이름으로 잘 알려진 작가 중 한 명이다. 본명이든 필명이든 그의 이름을 여태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다고 해도 상관없다. 우리는 그가 남긴 작품으로 그를 언제 어디서든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지 오웰이 쓴 작품은 여러 개가 있지만 그중에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지고 읽힌 작품은 두 작품이 아닐까 싶다. 바로 <동물 농장>과 <1984>다. 그중에서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작품은 <동물 농장>이다.

<동물 농장>은 2차 세계 대전 직후인 1945년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의 배신을 우화로 그려낸 작품이다. 한마디로 정치 풍자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조지 오웰의 삶을 돌아볼 때 그는 철저하게 전체주의를 혐오한 문인 중 한 명이다. 그런 그가 사회주의 혁명의 일환으로 성공한 듯 보였으나 결국 독재체제로의 전환에 불과했던 러시아 혁명을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았음은 당연한 일인 듯하다. 하지만, 시대적 상황에 따라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 독재 체재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할 수 없는 상황. 그는 영국의 시골 농장을 배경으로 자유와 평등을 향한 동물들의 반란과 혁명, 부패한 동물과 인간과의 관계 그리고 무지한 군중 심리에 대한 냉철한 비판을 담아냈다.

인간에 의해 사육당하며 오랜 배고픔과 추위를 겪어오던 장원 농장의 동물들. 어느 날 농장의 연장자인 돼지 메이저 영감은 모든 동물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인간을 몰아내고 동물들이 자유와 평들을 구할 때가 도래했음을 선포한다. 메이저 영감의 연설은 그저 동물들에게 꿈만 같다. 젊은 수퇘지 나폴레온과 스노우볼은 그런 날이 반드시 오리라 믿게 된다. 결국, 농장의 주인인 존스의 횡포를 견디지 못한 동물들은 반란을 일으키게 되고 농장에서 인간들을 몰아내는데 성공한다. 그렇게 농장의 이름도 장원 농장에서 동물 농장으로 바뀌고 앞으로는 동물들을 위한 농장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혁명의 달콤한 꿈도 잠시 혁명의 주축이었던 돼지 나폴레온과 스노우볼의 권력 다툼이 일어나고 결국 나폴레온의 승리로 끝이 난다. 그 순간부터 농장은 조금씩 서서히 동물들의 농장에서 돼지들만의 농장으로 변모해 간다.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을 읽고 있노라면 러시아 혁명의 긴박하고 긴장감 넘쳤던 냉정시대를 되돌아보는 듯하다. 가난을 벗어나 진짜 사람답게 살고자 했던 사람들의 희망이 그렇게 무참하게 그리고 어이없게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전체주의에 의한 독재가 낳은 우리의 뼈아픈 역사의 한 장면이다. 혁명이란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모두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체제 번복을 위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역사상 혁명의 끝은 결국 원치 않던 과거의 반복 또는 새로운 과거의 연속에 불과했다.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는 자유와 평등이 보장되는 민주주의도 사실은 민주주의라는 탈을 쓴 일부 지배층들의 전체주의 또는 독재의 전유물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리가 말하는 진정한 자유와 평등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새삼 내가 살고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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