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초콜릿
패멀라 무어 지음, 허진 옮김 / 청미래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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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의 성장 이야기는 50년이 흐른 지금도 변함이 없는 듯하다. 그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그리고 미래의 어느 곳에서든 10대는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달콤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책의 제목처럼 책을 읽는 내내 10대의 그때 그 시절로 회기 한 듯한 기분을 만끽했다. 사실 이 책은 최근에 쓰인 것은 아니다. 1956년도에 첫 출간을 했으니 무려 50년이 넘는 세월을 지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의 10대들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저자 본인이 10대 시절에 이 책을 썼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그만큼 10대들이 겪는 문제들을 사실감 있게 책 속에 녹아 낼 수 있었음이라. 저자의 삶은 마치 젊음 그 자체였던 것 같다. 스물여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기에 더더욱.

10대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방황을 한다. 흔히 성장통이라 일컬어지는 10대들만이 겪는 고통. 그 시절을 어떻게 견뎌내고 극복해내느냐에 따라서 앞으로의 삶의 방향이 정해지는 듯하다. 그렇지만 삶이란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불현듯 찾아오는 법이랬던가. 모든 것이 처음이며 새로울 수밖에 없는 10대들. 소설에선 십 대 소녀의 사랑과 상처 그리고 치유의 과정을 통해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십 대인 저자가 써 내려간 소설이기에 더더욱 십 대의 모습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이 소설의 매력 중 하나일 듯싶다.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항상 불만이 가득한 열다섯 살 소녀 코트니. 그녀는 또래 아이들보다 조금은 조숙해 보인다. 평소의 차림새부터 말투와 행동거지까지.. 어쩌면 이 모든 게 그녀의 부모가 이혼을 하게 되면서부터 아버지가 있는 뉴욕과 어머니가 살고 있는 할리우드를 오가는 삶을 살고부터는 아닐까 싶다. 그런 그녀에게 뜻하지 않은 새로운 사랑이 시작된다. 하지만, 왠지 위험해 보이는 사랑이랄까. 그 이유는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이 바로 선생님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동성의 선생님. 결코 행복한 결말을 예상할 수 없었던 그녀와의 사랑으로 인해 코트니는 세상의 무력함을 느끼게 되고 결국 할리우드에 있는 엄마와 함께 살게 된다. 할리우드에서의 새 삶은 조숙한 코트니에겐 너무 이른 환경 변화였을까. 어린 그녀가 감당하기에는 벅찬 세상을 여과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걷잡을 수 없는 코트니의 삶은 친구의 자살로 인해 큰 충격에 휩싸이게 되는데.. 과연 코트니는 방황하는 10대 시절을 잘 견뎌낼 수 있을까.

방황, 술, 담배, 마약, 섹스, 자살 등등. 이런 말들이 과연 10대들에게 어울리는 말들일까. 그네들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그 단어들은 결코 친숙하지 못한 것들이다. 오히려 멀리해야 될 불건전한 것들이다. 하지만, 십 대들의 모습에서 그런 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까닭은 왜일까. 십 대들이 경험하는 세상은 모두가 새롭다. 호기심으로 가득한 세상이다. 그들은 마치 스펀지처럼 세상을 빨아들인다. 그러면서 그들 스스로 여과작용하는 법을 터득해 나간다. 지금의 우리가 그래왔던 것처럼. 그러면서 '진짜' 성숙한 어른이 되어간다. 조숙한 코트니가 겪었던 많은 일들은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십 대 시절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래서였을까 조급한 마음에 세상에 좀 더 일찍 나아가려 어른들의 모습을 흉내 내려 하곤 했던 것 같다. 아무리 따라 하고 흉내를 내도 결코 거스를 수 없는 게 있다면 그것은 바로 시간. 하루아침에 십 대에서 어른이 될 수 없듯이 그들이 겪는 일종의 성장통은 세상과 부딪히며 자신을 갈고닦는 시간이 될 것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십 대들의 마음을 조금은 헤아려 그들을 조용히 지켜보며 그들을 지지해주는 것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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