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필요한 순간들 - 초등 입학부터 대학 졸업까지 아빠만이 할 수 있는 인생 멘토링
여기태 지음 / 카시오페아 / 201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아빠가 필요한 순간이 따로 있을까. 가만히 생각해보면 지금은 언제 어디서나 아빠가 필요한 순간들인 것 같다. 이제 6개월이 된 아이에겐 당연한 얘기다. 아이가 한 살, 두 살 먹으면서 세상을 알아갈 때 당황하지 않고 힘들 때마다 곁에서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당연 엄마, 아빠다. 엄마와 아빠가 각각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다르겠지만 아이가 점차 성장하면서 사회적인 독립과 자립을 위해선 아빠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우리들의 아빠들은 여전히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조차도 당연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아빠들의 양육 참여가 부족한 것 같다. 누구보다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살아가고 있는 아빠들이 자칫 가장 소중한 내 아이들에게 무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아빠 1명이 100명의 스승보다 낫다'가 말하는 대한민국의 아빠가 있다. 비록 전문가는 아니지만 20년간 두 아이의 아빠로 살아오면서 경험하고 느꼈던 아빠의 이야기를 하는 아빠다. 바로 이 책의 저자인 인천대학교 여기태​ 교수다. 그는 말한다. 살면서 아이가 힘든 순간에 아빠의 목소리를 떠올리는 것, 아빠의 가르침을 가슴속에 안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 아빠가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이다. 저자 본인도 가족부양의 책임을 갖고 일만 해오던 아빠였지만 아이와의 교감이 필요하다고 깨닫게 되었고 그때부터 '아빠가 필요한 순간'들이 언제인지 찾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우리 아빠들의 육아의 본질은 아빠의 욕심이 아니라, 아이의 눈빛이 빛나는 곳으로 아이를 인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책은 아이가 초등학교를 입학하면서부터 사회생활의 첫걸음인 대학생이 되고 그 이후 내 아이가 자립을 하게 되는 그 순간까지 아빠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진솔하고 담백하게 이야기를 해준다. 저자 본인이 아빠로서 경험해온 내용이기에 그의 이야기에서 전해지는 진정성이 느껴진다. 공감백배 리얼 아빠의 양육서다. 책을 읽으면서 아빠의 역할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점이다. 물론, 아무런 노력 없이 아이와 교감을 이루기는 쉽지 않겠지만 조금의 노력으로 내 아이의 미래를 밝게 해준다고 생각하면 그게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 아빠 꼼꼼하게 아이의 성장과정에서 아빠가 필요한 순간들을 잘 찾아낸 것 같다. 사소한 것부터 다소 심각한 것들까지 고민하고 신경 쓰며 실천한 흔적들을 볼 수 있다. 초중등학교에 입하는 아이의 글씨체를 교정해주면서, 성교육을 하면서, 여행의 즐거움을 알려주면서.. 사춘기에 접어드는 때에는 약속이나 운동의 중요성에 대해서, 호기심에 유혹되지 않도록 흡연에 대한 경고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공부가 어떤 건지 전공 찾기를 도와주면서.. 부모 곁을 떠나 의젓한 대학생이 될 아이를 위해 대학 선택과 생활에 대해, 영어, 군대, 직업 등 점차 사회생활을 위해 필요한 점들에 대한 조언을 하면서.. 이 모든 게 결국 내 아이의 독립을 위한 것으로 집결된다. 저자는 아빠의 궁극적인 역할은 자녀의 독립이라고 말한다.

사실 아이들이 부모 곁을 떠나 독립을 한다고 해도 부모들에겐 언제나 내 품 안의 새끼들 같은 마음일 것 같다. 내가 한 아이의 아빠가 된 지금은 그 마음을 왠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세상 모든 아빠들이 바라는 게 있다면 바로 '친구 같은 아빠'가 되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친구가 된다는 것 왠지 쉬워 보이지만 가장 어려운 역할이지 않나 싶다. 하지만, 아빠들 너무 겁부터 먹지 않기를 바란다. 나 같은 초보 아빠들을 위해 이렇게 멋진 선배 아빠들의 조언이 있기 때문이다. 초보 아빠, 예비아빠, 늦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은 아빠들에게 필요한 건 다름 아닌 용기와 노력이다. 천천히 조금씩 아이의 닫힌 문을 열고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아이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아빠의 여유를 찾아보자. 나도 연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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