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있는 기업 - 45년 연속 흑자, 그 놀라운 성장의 비밀 CEO의 서재 13
괴츠 W. 베르너 지음, 김현진 옮김 / 센시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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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은 그것이 가지는 시간만큼의 가치를 수반한다. 전통은 결코 함부로 무시할 수 없는 근본이다. 오랜 시간 사라지지 않고 그 명맥을 유지해왔다는 것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만한 가치가 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전통 있는 기업은 그 역사만큼이나 위대하며 그 명성은 쉽게 무너뜨릴 수 없는 철옹성과 같다. 하지만 그 전통이 과거를 거쳐 현재를 지나 미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전통을 전통답게 해주는 무언가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이념, 철학이다. 즉, 앞서 말한 전통이란 그저 그런 전통이 아닌 철학 사상을 품고 있는 전통이다.


오늘날의 글로벌 기업들을 보면 그 나름의 철학을 지니고 있다. 창립자의 이념이 오늘날까지도 이어져오는 기업도 있고 여러 CEO를 거치며 현재의 기업이념을 정립하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한 기업이 있다. 독일에서 가장 사랑받는 기업으로 불리는 드러그 스토어 데엠이 그 주인공이다. 


고객 중심 마인드로 질 좋은 상품을 합리적이고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기업은 많다. 소비자라면 단연 그 회사의 제품을 선호한다. 그렇지만 우리가 그 제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딱 거기까지다. 그 이상을 생각해본 적이 거의 없다. 왜 그래야 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소비자인 우리는 좀 더 값싸고 좋은 제품을 구매해 사용만 하면 되는 거 아닐까. 사실 우리가 이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지금까지 고객을 상대로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그 이상을 보여주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이 어떤 철학을 갖고 있고 어떤 자세로 고객을 대하며 어떤 가치관으로 사회에 공헌하는지까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데엠의 창립자 베르너는 달랐다. 그는 기업을 운영하는 대표로서 한 번은 맞닥뜨리게 될 원론적인 질문에서 기업이 나아갈 방향을 새롭게 바라보기 시작한다. 그 질문은 너무나 단순한 모두가 알고 있는 질문이었다. "직원이 기업을 위해 존재하는가, 기업이 직원을 위해 존재하는가?" 무일푼에서 시작한 데엠1호점이 1년 만에 20호점을 돌파하며 성공의 반열에 오른 그가 무엇이 부족해서 이와 같은 변화를 시작했을까. 그는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생각했다. 그에게 기업이란 사람에게 이로움을 줘야 하며 사람이 없으면 기업의 존재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누구가 그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현실적으로는 실천하지 못하는 기업철학을 데엠과 베르너는 몸소 보여주고 있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에 있다. 이는 결코 잘못된 생각이 아니며 손가락질 받을 이유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르너는 데엠을 이익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공정성과 윤리를 추구하는 경영 철학으로 기업을 이끌어 왔다. 그 결과 예상치 못한 일이 있어났다. 바로 45년 연속 흑자란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누군가 말했다. 돈은 모으는 것이 아니라 따라오게 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전 세계의 수많은 기업이 해내지 못한 일을 독일을 한 기업에서 해낸 것이다. 그 역사는 끝나지 않았다. 여전히 진행형이다. 아마도 베르너로 시작된 데엠만의 이러한 전통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이는 전 세계 모든 기업과 CEO들에게 모범이 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올바른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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