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 쉽고 바르게 읽는 고전
장자 지음, 박삼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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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몇몇 인물이 있다. 그중에서 나에게 조금 특별한 사람이 있는데 그가 바로 중국을 대표하는 사상가 중 한 명인 장자다. 장자는 송나라 사람으로서 전쟁으로 혼란했던 춘추전국시대에 활동했던 인물로써 도가를 대표하는 사상가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의외로 장자란 인물은 잘 알지 못한다. 공자, 맹자, 노자의 이름은 익숙하리만치 들어 알고 있지만 말이다. 이렇게 말을 하는 나도 사실은 잘 알지 못 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장자를 한 번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장자의 매력에 빠지고 만다. 나 또한 그렇게 장자의 사상에 심취하게 된 1인이다.


현재 전해지는 장자는 내편 7편, 외편 15편, 잡편 11편으로 총 33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모두가 알고 있듯이 장자 한 사람의 저작이 아니다. 내편 7편은 장자 본인의 저작이고 외편과 잡편은 장자를 따르는 제자와 후학들이 저술하여 덧붙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인지 외편과 잡편은 주로 내편에 담긴 사상 관점을 부연 설명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장자에 심취하게 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인간의 삶을 관통하는 인생철학에 있다. 


장자 일서는 "사람이 자신의 한 몸을 온전히 지키며 마음 편히 살기 위해서 진정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관한 철학적 고뇌와 사고의 결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람'이 바로 장자 철학 사상의 출발점이요, 또한 귀착점이다. 장자의 철학은 가위 인생철학이다. 사람은 누구나 현세의 삶 속에서 주객관적 속박과 한계에 부딪히며 고통과 번뇌에 빠지게 된다. 바로 그 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한 장자의 인생철학은 한마디로 세속적 속박과 얽매임에서의 초탈과 벗어남이다.


처음 장자를 접했을 때 가슴속에 얽매였던 무언가를 뻥 터트려주는 느낌을 받았다. 어디에도 그리고 누구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자적한 삶의 모습에 대리만족을 느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고대 중국 역사상 혼란이 극에 달했던 춘추전국시대 한 번은 초나라 위왕이 장자의 지혜에 감탄하여 그에게 재상에 오르기를 청한 적이 있었다. 누구라도 흔쾌히 승낙했을 법한데도 불구하고 장자는 왕의 제안을 단호히 거절했다. 오랫동안 호의호식하다가 결국은 제물로 바쳐지는 희생양이 돼버린 소를 빗대어, 군주의 속박 아래서 벼슬 하기보다 차라리 누추한 곳에서 자유롭게 사는 삶을 택한 것이다. 과연 내가 장자였다면 그럴 수 있을까. 하루하루 먹고살기 바쁜 요즘 사회적 지위는 물론이고 경제적인 이로움까지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마다할 이는 없다. 장자의 시대를 초월한 소유자적 사상이 여전히 높이 평가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간 장자 번역서를 쭉 읽어왔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된 완역서를 읽어보진 못했었다. 이번에 '쉽고 바르게 읽는 고전'이라는 타이틀을 앞세워 발간된 시리즈의 첫 번째로 완역된 장자를 읽게 되었는데 그간 채워지지 않았던 구멍이 매워진 듯하다. 이 책은 완역과 해설 뿐만아니라 장자 원문도 함께 실려 있는데 원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자의 뜻을 풀어 놓았다. 장자에 쓰인 한자의 올바른 해석과 이해를 위함이다. 


저자는 장자 총 33편의 완역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그 일환으로 내편 7편을 이 책 한 권에 담았다. 추후 외편과 잡편도 출간될 예정이다. 앞서 내편은 장자 본인이 외편과 내편은 제자와 후학들의 저술이라고 얘기했는데 이후 출간될 장자 외편과 내편의 완역은 어떠할지 궁금하다. 장자와 같은 고전은 한번 읽고 끝낼 책이 절대 아니다. 늘 곁에 가까이 두고 읽어야 할 필수 고전 중 하나다. 너나 할 것 없이 삶의 힐링을 찾고자 노력하는 요즘 같은 이때 장자 특유의 초탈과 힐링의 지혜는 우리에게 내적인 안정과 외적인 풍요로움을 동시에 만족시켜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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