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근현대사
W. G. 비즐리 지음, 장인성 옮김 / 을유문화사 / 2004년 8월
절판


기타 잇키는 반드시 도래해야만 한다고 생각한 혁명 아시아에 있어서 일본이 지도력을 갖기 위해서는 급진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제1단계는 군사 쿠데타로서, 일본의 기존 엘리트를 깨끗히 일소하고 천황과 인민의 직접 관계에 기초한 체제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다음 단계로서는 100만엔 이상 되는 개인 재산을 몰수하고, 주요 산업을 국유화하며, 10만엔 이상 되는 개인 소유 토지를 압류하고 재분배해야 한다. 그리고 천황은 황실 재산을 포기해야만 할 것이다. 이렇게 정화된다면 일본은 근래의 정권들보다 대외 문제에서 언제나 더 정열적으로 행동하게 될 것이다. 요컨대 일본은 국가 프롤레타리아의 일원으로서 부국으로부터 정의를 지켜야 할 의무가 있으며, 아시아 본토에 대해 팽창주의 정책을 시행하고, 서양에 대항하여 모든 아시아인들의 이익을 후원해야만 한다고 주장하였다.-213쪽

전향이 단지 공포와 곤경의 결과로서 이루어졌던 것은 아니었다. 또한 당국이 구속 심문을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들이 거의 모든 동료 일본인들과 어느 정도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지를 절실히 느끼게 할 수 있었다는, 즉 인종적 민족적 소속감에 호소할 수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두 공산주의자 사노 마사부와 나베야마 사다치카의 경우가 유명한 예이다. 1933년에 이들은 일본의 경우에 한해 자신들의 신조 중에서 반제국주의의 신념들을 부인하게 되었다. 그들은 일본이 서양 자본주의에 대항하여 아시아를 지도하고 있으므로 "후진국인 중국으로 팽창해서 대만과 조선의 경우처럼 만주를 일본의 지배 하에 두는 것이 옳다, 이러한 과업을 달성하는데 있어서 식민지 독립과 민족 자결권이란 관념은 시대에 뒤떨어진 부르조아 이념이다' 라고 말했다.-2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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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zuaki 2006-08-17 06: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극우와 극좌는 통한다고 하더군요. 1930년대 유럽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파시즘과 공산주의가 놀랄 만큼 서로 닮았다는 사실을 지적한다고 해요. 독재 치하의 북한은 태평양전쟁기의 일제시대와 닮았고요.
비즐리의 이 책, 저는 1996년판으로 가지고 있는데 여기서 다시 보니 반가워요. 일본사를 처음 읽던 무렵 교보에서 이 책을 샀을 때의 두근거림이 생각나네요. 지금 다시 읽으면 그 때 못 보았던 것들도 많이 보이겠지요.

중퇴전문 2006-08-19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벌체제에 기인한 빈부격차의 심화와, 특히 도시소대중과 농민의 고통이 컸다는 사실이 짐작되지요. 소위 황도파를 단순히 위치적인 개념으로 분류하는 것은, 잘 모르겠습니다. 2.26 사태 이후 정권을 독점한 통제파가 주도했던 일본도 덜 극단적인 것은 아니었으니까요. 저 대목을 옮길 땐, 이념의 일본화 같은 것들이 좀 생각되었습니다. 암튼 오랜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