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보다 조금 덜 유명하던 시절의 김용환씨 홈쥐 www.namool.com 를 열심히 눈팅하던 때가 있었다. 사먹긴 지겹고, 얻어 먹기도 눈치 보이고, 해먹을 실력은 안 되는 상황에서 눈요기나마 실컷 할 수 있었다. 새로운 메뉴가 올라올 때마다 아예 바탕화면에 깔아 놓는 수준이었으니, 달랠 길 없는 식욕을 그렇게라도 해소해야 했다.
처음 따라해본게 저 닭똥집 되겠다. 마트에 가면 싼 가격에 푸짐하게 살 수 있다, 뭐 중국인 아니면 한국인 밖에 안 먹는 음식이니까 (개중에 한국인 비율이 더 높을 것이다). 문제는 당시의 나에게 전혀 조리의 상식이 없었다는 것. 깨끗히 문질러 씻어야 하고 피도 빼야 하고 약간의 술과 생강도 필요하다는 등등을 모두 생략한채 그냥 후라이팬에 볶아서 소금과 후추만 뿌려 먹었다. 씹을 때마다 피가 흥건히 배어 나왔지만, 그래도 좋다고 먹었다. 지금은 나름대로 향상된 실력을 내외에 과시하고 있지만, 저런 과거가 있었다고는 물론 밝히지 않는다.
흐리고 습한 날씨다 보니, 똥집에 청하 한잔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