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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선생님이 좋아요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양철북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소멸에 가까워졌다면 늙음이고, 새로워졌다면 성장이다. 언젠가 접했던 이 경구를 소설은 훌륭히 보여준다. 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깨우치고 바뀌어 가는 어른들. 훌륭한 아동소설은 단순히 아동의 삶에 머무르지 않고 성인독자에게도/성인독자에게야말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교육이란 무엇인가, 누가 누구에게 누구과 함께 가르치고 배우는 것인가.. 시대와 방식이 어떻게 변화할지라도 여전히 남아 있을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 십수년만에 책을 다시 읽으며 들었던 생각은 주로 교육의 본질에 대해서였다. 에이브 전집의 한권으로 나온 것을 읽었던 때가 초딩 고학년이었던 것 같은데, 당시 나의 감성으론 '도덕적 개인 vs 비도적적 사회' 란 문제제기가 가장 크게 느껴졌던 듯. 아다치 선생님은 시니컬하구나, 고다니 선생님은 이상주의적이구나, 데츠조 같은 불량아는 스스로 그렇게 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 그렇게 보는 것이구나.. 에이브의 많은 책들이 그랬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도 상당히 우울했던 기억이 난다.
p.s 에이브 전집 제 87권의 책명은 어른학교 아이학교. 에이브 시리즈는 당대의 어린 독자들을 애늙은이로 만드는 경향이 있었던 유명 문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