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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의 맛있는 세상 - 소박하고 풍요로운 우리네 음식과 사람 이야기
황석영 지음 / 향연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흔히 어른들은 말씀하신다. 옛날에는 먹을게 없어서 그랬는지 없던 그 시절에 먹던 음식을 생각해보면 참 맛있었던것 같다고... 그러나, 지금 그 음식을 다시 먹어보면 그맛이 왠지 나지 않는다고... 솔직히, 나는 그런 음식은 없는것 같다. 어렸을때 먹었던 음식이나 지금 먹는 음식이나 별반 다를게 없는것 같고, 향수에 젖은 음식이 딱히 있지도 않다. 그러나 이책을 읽으면서 그런 음식이 한가지정도는 있었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책은 황석영이라는 작가가 그동안 살면서 추억이 배어있는 음식을 소개하는 책이다. 어머니가 좋아하셨던 음식, 그래서 만들어보거나 찾아가서 먹은 음식, 여행다니면서 먹었던 음식, 감옥에서 만들어서 먹었던 음식등등등 여러가지 음식이 그 나름대로의 추억과 함께 소개되고 있다. 책을 읽고 있노라면 한번도 먹어보지도 들어보지도 못했던 음식이라도 저절로 입에서 침이 고이게 된다. 그리고 마음 한쪽이 따뜻해져 온다고나 할까? 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동안 어딘가 여행을 하게 되면 깨끗한집, 혹은 TV에 나온집이 있으면 우선순위로 찾아가서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점점 이 책을 읽다보니 허름하고 약간 지저분하다 하더라도 정말 오래 그 맛을 유지하는 집을 찾아서 가봐야 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정말 그 고유의 전통의 맛, 따뜻한 맛, 본토의 맛을 느낄수 있으므로... 작가는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 보다는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면서 그 맛을 사랑하는 정말 음식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 모습에 나도 이제 여행을 다니면 한번 배워서 실천해 보리라 다짐했다.
더불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몰랐던 상식들도 알게 된다. 나에게는 과메기가 그 대표적인 예였는데, 부모님들이 서울 토박이셔서 그런지 생소한 음식을 먹을기회가 그닥 많지 않았었다. 과메기라는 것도 회사의 부산아저씨가 집에서 부쳐주셨다며 말해줄때 처음 들어보았었는데 그것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먹게 되었는지도 알게 되었다.
추운 겨울에 마음이 따뜻해지는책, 따뜻한 아랫목에서 군것질거리 하나 옆에 두고 읽는다면 금상첨화가 되는 책이 아닐까 싶다. 나는 읽는 내내 외할머니라는 따뜻한 이미지를 느낄 수 있었는데, 그또한 참으로 기분 좋은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