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무릎을 쳐서 무릎이 아플정도...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반양장)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청미래 / 2002년 7월

 처음 보통의 '불안'이라는 글을 읽었을때의 느낌은 어.렵.다 였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글을 읽기엔 뭔가가 너무 많았고, 어떤 부분에서는 내 생각과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갖기도 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그 다음엔 보통의 글을 읽고 싶은 마음이 거의 들지 않았었다. 그러던 중 이번엔 새책을 냈다고 한다. 허나, 선뜻 손이 가지 않기에 사람들이 많이 읽은 책을 선택 하기로 했다. 그래서 고른 책이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였다. 그리고 책의 표지에는 [소설]이라고 자랑스럽게 쓰여져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약간의 소설적인 맛이 풍기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소설이라고 할수는 없는 듯하다.

 소설속의 '나'라는 인물과 '클로이'가 사랑에 빠지는 순간부터 이별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과 심리를 철학적으로 풀어가고 있다. 처음엔 자신은 한없이 부족하다고 느끼며 상대는 부족함이 없다고 느끼기에 나 자신을 상대에게 맞추려 하는 시작시점부터 시작해서 서로 숨김없이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며, 서로만의 정보공유나 대화체를 통해서 점점 사랑은 무르익어가고, 그러던중 이별의 순간까지... 책을 보면서 '아! 맞다.. 그런 것 같다. 나도 그랬었는데'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읽었다. 그리고 내가 하고 있는게 사랑이 맞긴 맞나 보다 라는 생각도 함께 했었다. 그 과정을 아주 잘 밟아고 있는 듯 했으므로...

 그저 철학적인 면을 크게 내세워 사랑을 설명하고자 했다면, 이책이 그리 재미있게 읽히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책은 하나의 가상의 내용을 먼저 소개하고, 거기에 대해서 철학적으로 분석하고 설명했기에, 쉽게 사랑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해주었다. 그리고,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깊게 생각해볼수 있는기회가 되었던것 같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생각한 것이 있다면, 어느 책에서 약간 인용해서 ' 사랑을 할때 가끔은 괴롭기도 하지만, 사랑을 하지 않을 때보다는 행복하다'라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것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깊이 빠져들면 빠져들수록 어렵고, 오묘하지만, 그렇다고 사랑을 안할수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또한, 이 책을 알랭 드 보통은 25살인가에 썼다고 한다. 정말 천재적인 감각을 갖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내가 25살때 과연 이런 생각을 할 생각이나 했겠는가? 다른 보통의 책에 다시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