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다닐땐 그랬다. 내가 필요한 물건은 내가 직접 사서 사용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불평은 하더라도 다른 조취를 취할수가 없었다. 생각해보면 그닥 학교가 냉난방만 잘되었다면 그리 요구할 것도 없었더랬다. 그러나 직장이라는데를 다니고 나서부터 내가 필요한 물건은 당당하게 요구를 할수 있다는게 놀라웠다.

 맨처음에 내가 입사했을때, 퇴직하는 사람이 한명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이건 내거, 이것도 내거 하면서 회사물품을 잔뜩 싸갔더랬다. 그래서 나는 아~ 회사에서도 내가 필요한 물건은 내가 충당을 해야하나보다 라는 순진한 생각을 가지고 그 주말엔 필요한 필기도구등을 몽땅 샀더랬다. 지금 생각해도 어찌나 순진해 주시는지... 그리고 그게 얼마나 무지한 행동이었는지 알게 되었고, 모두들 그 퇴직한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나는 특이한 사람의 경우를 보고 잘못 판단한 것이었다.

 이렇게 회사에서 사용할 물건은 회사에 신청을 하면 내앞에 나타난 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나는 아직도 잘 회사에 신청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한참 에어컨이 덜 틀어져서 더웠을 때에는 내돈으로 선풍기 구입했고, 키보드가 너무 더러워서 찝찝했을 때에도 내돈으로 키보드 장만했다. 사면서도 모~ 내가 쓸건데, 이런걸 신청을하나~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허나, 점점 시간이 가면 갈수록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당당하게 회사에 요구한다. 더우니 선풍기 사주세요 라든지, 오래되었으니 물품 바꿔달라고...

 내가 이런것에 익숙해서 그런가? 기를 쓰고 회사에서 뭘 타내려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가 안될때가 있다. 작년에 해외연수라는 명목하에 직원들이 회사에서 지원받아서 동남아로 휴가차 여행을 간적이 있다. 몇몇 결혼한 아저씨들은 그냥 여행사에서 거짓말로 영수증 만들어서 회사에 제출하고 그시간에 그냥 쉬었단다. 그 사람들을 보면서 그냥 가기 싫으면 안가면 그만이지 거기다가 돈받고 휴가낼건 또 뭐람~ 하는 생각도 들고, 나도 결혼하면 저렇게 바뀔까? 하는 생각도 든다.

 모 딱히 누가 맞다고 할순 없지만, 오늘도 난 회사물건을 사면서 어김없이 내 지갑을 열고 말았다. 그리고 생각해 본다. 이거 영수증 청구해버려? 그러다가도 뭐 얼마 하지도 않은데 이걸 청구를 하나? 하는 정말 만화같으면 천사와 악마 각각의 내가 나에게 속삭이는 말을 들으면서 회사로 돌아왔다. 그리고 결국은 내돈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내가 그렇게 부유한것도 아니고, 돈을 많이 버는것도 아닌데 나 왜이럴까? 정말 답이 없다. 누가 좀 가르쳐 달라구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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