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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6년 7월
평점 :
처음에 이 책을 고르게 된 이유는 나와 비슷한 나이의 미혼의 여성이야기라는 점이었다. 솔직히, 자기계발에 관한 책은 많지만, 이런 여성을 주인공으로 평범한 일상을 담은 소설은 그리 많지 않기에 별 망설임 없이 장바구니에 넣었었다. 그리고 읽기 시작했다.
첫느낌을 말하자면, 그래 정말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구나 하는걸 느꼈었다. 물론, 주변에 남자가 끊이지 않고 다가온다는 점을 빼곤 말이다. 회사생활은 하루하루가 지옥같지만, 그래도 이 곳을 나가면 내가 갈곳이 마땅하지 않으므로, 현재 지금 이 회사가 나에게는 지옥같고 전쟁터 같지만, 이곳을 나갔을때는 황량한 우주속에서 나를 반겨줄만 한곳을 찾을 수 없을것 같기에 습관적으로 밥을 먹듯, 회사를 나가고 있다는 공통점이 우선 반가웠다. 또한, 미혼의 여성이 서른살이 넘지 않아서까지 결혼을 하지 않았을 경우의 주위의 시선.. 충분히 공감이 갔다. 그래도 뭔가 해답이 이 책속에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속에서 책장을 한장한장 넘겨갔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해결책은 없다였다. 무언가 꿈을 찾기위해 과감히 회사를 때려치우고 꿈을 쫓아가도 밝은 희망보다는 절망감이 더 많이 느껴질 것이며, 주위의 성화에 못이겨 대충 결혼을 결심해도 그 끝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결말이었다. 근데, 왜 작가는 이 책에 대해서 달콤한 도시라고 제목을 부여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인다. 세상은 그리 만만치 않으며 녹록치 않다는걸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는 도시인데 왜 달콤하다고 했을까?
그래도 이 도시속에서는 새롭게 시작할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점에서 그렇게 지은게 아닐까? 비록 환영하고 초대해주는 곳은 없지만, 내가 찔러 들어갈수 있는 곳은 찾아보면 수두룩 하므로... 아무리 현재가 힘들고 절망적이라고 하더라도, 신은 인간이 견딜만큼만의 고통을 주신다고 견디다 보면, 그리고 발버둥 치다보면 뭔가 좋은일도 생길것이라는 기대감을 갖을 수 있다는 점에서 달콤한 도시가 아닌가 싶다. 솔직히, 마지막 장을 덮었을때 정말 이게 다야? 하는 실망감도 있었고, 책의 뒤로 갈수록 점점 소설의 특징인 허구성을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 같아서 약간 허무하게도 느껴졌지만, 이 도시속에서 살만 할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이 시대에서 비슷한 처지에 있는 여성들에게 외치고 싶다 화이팅!!!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