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꿈 잃지 말기를..

호밀밭의 파수꾼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처음부터 끝까지 이 책을 읽는 내내 내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가지 않았다. 콜필드라는 녀석이 너무 귀엽다. '거참~ 녀석 성질 하고는... ' 하다가도 '아이구~ 그랬어요?' 하면서 엉덩이를 토닥토닥 해주고 싶을만큼 귀여운 녀석이다. 어떻게 보면 사회의 문제아라고 할수도 있다. 학교생활 잘 하라고 좋은 사립학교에 비싼 돈들여서 보냈더니만,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대부분의 과목에 낙제를 받아 퇴학을 당하고 만 주인공.. 그래도 나는 그녀석을 미워할수 없다. 아니, 더욱 사랑스럽다.
 
 어렸을적에 대부분의 아이들은 공부를 열심히 해야하는줄 알기 때문에 열심히 한다. 그리고, 장래 희망이 뭐냐고 물으면, 물론 되고 싶어서 그렇게 대답하는 친구들도 있겠지만, 이렇게 대답하면 부모님이 흐뭇해 하시니까.. 혹은 대견해 하시니까 라는 생각으로 대통령, 선생님, 피아니스트를 꼽는 경우도 많다. 과연 본인이 왜 공부를 하는지 알면서 공부를 하는 아이들이 몇명이나 될까? 누구의 꿈인지도 모른채, 자신과 맞는지 안맞는지도 모른채 무작정 공부하고, 성적이 좋으면 기뻐하는게 대부분의 아이들이다. 그래야만 부모님의 웃는 얼굴을 볼수 있고, 선생님들에게도 더욱 귀여움을 받을수 있으므로, 피비의 말처럼 그래야만 아빠한테 안죽으니까...

 이에 반해 우리의 주인공 콜필드는 자아가 강한 친구이다. 자신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가차없이 내던져 버리는 한성격하는 친구이다. 그래서 자신이 좋아하는 영어 수업을 빼고는 죄다 낙제를 하고 만다. 허나, 그렇다고 남들한테 까칠하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마음속은 여리디 여려서 남들한테 상처를 주느니 혼자 속으로 욕하고 마는 스타일이다. 또한, 사람을 쉽게 미워하지 못하는 성격이다. 남들이 자기한테 무시를 하건, 뭐라고 하건, 처음에는 궁시렁 대면서 싫어하는 척 하지만, 결국엔 그 사람도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콜필드.. 난 이친구가 책을 읽는 내내 너무 좋았다.

 이런 친구에게 마음이 맞는, 대화가 잘 통하는 그런 친구가 단 한명만이라도 있었어도 밤늦게까지 술을 마신다던지, 거리를 배회하는 일은 없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콜필드는 외로웠던게다. 그래서 그렇게 술을 마시고, 모르는 사람에게도 술을 사고 싶어했는지도 모른다. 사회의 짜여진 틀에 맞게 생활하지 않는 다는 단 하나의 이유로 사람들은 콜필드를 상대하지 않았으므로, 더욱 외로웠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더더욱 아이들을 사랑하는게 아닐까? 아이들은 아직 사회의 물에 덜 물들었으므로, 콜필드를 있는그래도 보아주고, 있는 그대로 말을 들어주므로 콜필드는 아이들을 사랑했는지도 모른다. 그런 아이들을 순수하게 지켜주고 싶은 마음에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콜필드는 혼자 그렇게 힘겹게 세상과 싸우며 성장하고 있다. 또 다른 학교를 전전하며, 여기저기서 무시당하며.. 그냥 한번 꼭 안아주고 싶다. 그리고, 하고 싶은일을 찾아서 하라고 하고 싶다. 이런 친구가 자신의 길을 찾으면 남들보다 더욱 열심히 그 일에 빠져들어 돋보인다는것을 알기에.. 그 길을 찾도록 다른 사람들도 옆에서 도와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그리고, 콜필드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끝까지 세상과 타협하지 말고, 자신의 길을 잘 찾으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