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추어탕을 처음 먹어본건 대학교 4학년 휴학시절, 잠깐 자투리 시간에 놀기가 뭐해서 사무아르바이트를 한적이 있다. 모 회사 자체는 과학기술에 관하여 연구하는 기업이나 학교를 심사해서 돈을 지원해주는 준공기업이었는데, 그 회사의 내가 일하던 부서의 대빵 아저씨는 카이스트 교수로 계셨던 분이셨다. 어찌나 카리스마가 철철 넘쳐 주시는지... 추어탕 못먹는다고 내뺐다가는 쫓겨날 판이었다. 모 그전에 '한번도 안먹어봤어? 그럼 이번에 한번 먹어봐!'로 완전히 문제해결이었지만.. 처음 먹는 추어탕에 튀김까지.. 정말 대충 숟가락으로 먹는 시늉만 하다가 나온 별루 안좋은 추억이 있었다.
여름이 되면 울 회사 아저씨들 추어탕 참 좋아했더랬다. 회사옆에 추어탕 집에 가면 불고기 뚝배기가 있는데, 그걸 먹는 내가 안되 보였는지 소원이니까 한번만 먹어보라는 아저씨의 부탁에 함 먹었는데, 맛이 예전의 그 맛보다 괜찮아 졌다는 정도였지.. 찾아서 먹는 정도는 아니였다.
그러던 중, 임원분이 새로오셨다. 이분 추어탕 매니아시다. 점심에 회사식당에서 점심을 안드시는지라 약속이 없으시면, 직원을 불러다가 같이 식사를 하시는데, 10번에 8번은 추어탕이다. 이번 여름에 내가 먹은 미꾸라지만해도 정말 어마어마할것 같다. 거기다가 밥남기는거 절대 못보신다. 아예 밥 반만 덜어 말아서 다 먹어야한다. 이에 어제는 추어탕 먹으러 15분 걸었다. 우리 회사는 서소문동 쪽에 있는데, 그 추어탕 집이 신문로에 있으니 쩜 걸은 편이다. 이제 임원분이 밥먹으러 가자고 하면, 직원들은 두손 모으며 '제발 추어탕은 아니겠지' 한다. 뭐~ 돈주고 몸보신도 한다는데, 공짜로 계속 몸보신을 시켜주시니 정말 감사하긴 한데, 다른 것좀 먹었음 좋겠다. 밥만 먹고 못사는것처럼 가끔은 콩국수도 먹고 싶고(회사앞에 정말 잘하게 하는 콩국수집 있는데, 정말 먹고 싶다 쩝~) 스파게티도 먹고 싶은데...
누가 들으면 배불렀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그리 좋아하지 않는 음식 줄창 먹기 너무 힘들다. 나 몸보신 그만 해도 되는데... 너무 해서 고민이다. 작년보다 붙은 살이 얼만데.. 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