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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5년 9월
평점 :
이 이야기는 자는 24시간이 약간 넘게 걷고 또 걷는 행사에 있었던 이야기를 풀어낸 소설이다. 맨처음 줄거리를 대충 봤을때는 그닥 와닿지 않고, 그냥 청춘 소설이려니 하며 가볍게 읽어야지 하면서 구입했었는데, 정말 읽으면 읽을수록 점점 잘 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소설이라고 하면 너무 가볍거나, 읽으면서 답답함을 느껴 잘 읽지 않았던 경향이 있었는데, 나의 그런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뜨려 주었다. 온다리쿠라는 작가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가 중,고등학교때 갔던 수학여행의 기억은 그저 밤엔 무지 어수선했던것, 무척 더웠다는것, 그리고 언뜻 스쳐가는 풍경들 정도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도 이런 행사가 있다면 참 좋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한계에 도전을 해 본다는것, 오랫동안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그동안 미루어둔 생각을 할 수 있다는것 등이 참 매력적인 것 같다. 이런 행사가 우리나라에도 있다면 두말않고, 보는 즉시 신청할 것 같다.
우리가 언제 주위의 풍경을 제대로 감상하면서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 본적이 있었던가? 기회가 있어도 그 시간을 잘 활용하지 못한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캐나다에서 혼자 여행을 할 기회가 있었다. 혼자 여행을 함에도 너무 빡빡하게 스케줄을 짠 탓에 여행하면서 주위의 풍경을 제대로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 또 다른사람하고 여행을 가서도 그 주위의 유명하다는 것을 모두 둘러보기 위해서 그저 달리고 눈으로 훑고, 이동하고 이런 행동의 반복이었다. '밤의 피크닉'에서 주인공들은 힘들게 걸으면서 일상생활에서는 못느낀 자연을 느낀다. 일상생활에서도 분명히 보긴 봤을 풍경이들이지만, 그렇게 가까이 주위깊게 보면서 그동안 못했던 생각들을 정리한다.
- 모두 눈이 번들번들하거든. 우리는 내심 오들오들 떨면서도 번들번들거리고 있어. 지금부터 세상의 것을 손에 넣지 않으면 안 되는 한편,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빼앗기고 싶어하지는 않아.그래서 겁을 내면서도 영악해져 있는거야 -
주인공들은 고등학생들이지만, 대화를 보거나, 생각하는 것을 볼때 나보다도 더 어른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중 내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위의 대목이 아닐까 싶다. 왠지 나를 말하는거 같아서 뜨끔하면서 읽었던듯 하다.
또 한가지 더 기억에 남는것은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피하지 말고 다 부딪쳐 보라는 것이다. 지금이 아니면 할수 없는 것들일수도 있으므로... 학창시절에 정말 다른 활동은 전혀 안하고, 공부만 했던 친구들이 있다. 아직 젊은 지금부터 인생의 결과를 논하긴 그렇지만, 그런 친구들 보다 두루 여러 활동을 해 보았던 친구들이 사회생활에 더 잘 적응하고 삶을 잘 헤쳐 나간다는 느낌이다.
이 책의 몸통은 이복남매의 화해겠지만, 가지에 해당하는 사랑, 삶, 죽음, 자연, 용서 등에 대해서도 한번씩 생각해 볼수 있게 해준다. 어제 이책 늦게 까지 읽느라 무척 피곤하긴 하지만, 느낌은 정말 Goo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