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언어
제인 정 트렌카 지음, 송재평 옮김 / 와이겔리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별을 세개를 표시하긴 했지만, 솔직한 심정으론 세개반을 주고 싶다. 예전에 입양아를 다룬 소설을 본적이 있다. 정말 슬프고 슬픈 이야기.. 그 이야기는 영화로 만들어져 최진실이 주연을 맡은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때는 중학교땐가 고등학교였던거 같은데, 정말 책을 보면서 엄청 울었던 기억이 있다. '피의 언어' 이책의 설명을 보고 그 책과 비슷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게 되었다. 그러나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참 많이 틀리다. 예전에 그 이야기와는 많이 다른 이야기이다. 똑같은 입양인들의 이야기이지만, 작가가 의도한바가 틀려서가 아닐까?

한국이름은 경아, 미국이름은 제인이 이책 주인공이자 서술자이다. 갓난애기때 언니와 같이 미국의 한집안에 입양되었다. 보통 내가 생각하는 입양이란 외국사람들이 입양을 해서 그렇게 행복한 가정이 아닌곳에서 자라나는 것을 영화에서 혹은 드라마에서 많이 보았다. 얼마전의 '미안하다 사랑한다'속에서도 소지섭이 입양아로 나왔었는데, 미국의 입양한 가족이 그다지 행복한 가정은 아니었던걸로 기억한다. 그러나 경아가 입양된 가정은 아이가 없어서 입양을 했으므로, 정말 친딸들처럼 키워졌다. 그러나, 그건 대체인이었다. 그 부모들은 미국에서 태어난 남자아이를 원했으나, 본인들이 아이들은 낳을수 없었으므로 차선책으로 입양을 하게 된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내 느낌에 그들은 입양한 딸들이 아시아인이라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것 같았다. 아니면 미국인이 아니라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아 보였다.

그러나 주인공 경아는 공부도 잘하고, 피아노도 잘치는 훌륭한 학생이자 딸이었다. 부모들에게 사랑받기 위해서 이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는 느낌을 받아 씁쓸하긴 했지만... 그리고 한국의 어머니로부터 편지를 받게 되고, 편지를 서로 주고 받다가 한국에 들어와서 가족들을 만나고, 한국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책의 대충 내용은 이러하다. 하지만, 예전에 내가 읽던 책처럼 슬프게 그 이야기를 풀어나갔다기 보다는 정말 덤덤하게 사실을 묘사해나갔다. 어쩌면 이렇게도 자신의 일을 어떻게 보면 참 슬프고 잔인한 이야기를 정확하게 건조하게 표현할 수 있는지 감탄이 일정도로...

내가 이책을 읽으면서 입양인들에 대한 나의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그저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말이 있듯이 미국에서 잘살던, 못살던 한국의 가족을 찾고 싶어하는 욕망이 생기게 되고, 그래서 그렇게 한국에 와서 친엄마, 아빠를 찾으려고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만 했었다. 그리고, 만약에 찾게 되면 한국의 가족들과 미국의 가족들이 서로 친하게 왕래하면서 지내면서 잘 지낼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이 내용은 책내용중에 작가가 지어낸 행복한 스토리내에서도 볼수 있다.) 한국에서 가족을 찾는 행운이 있다는 가정하에서의 이야기이지만.. 그러나, 그건 나의 무지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입양인들은 미국에서도 속할수 없고, 그렇다고 한국에서도 속할수 없는 그저 떠도는 이방인 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에서 갓난아이때부터 자랐으므로 그 모든 생활습관이나 즐기는 문화면에서는 완연한 미국인일것이다. 하지만, 겉모습이 다르기에 미국 사회에서 이들이 생활하기는 그렇게 쉽지는 않을것이다. 마치 이방인처럼 취급당할 것이며, 무시를 받을수도 있다. 그럼 한국에서는 또 어떠한가? 생김은 한국인과 다를바 없지만, 언어의 장벽에서부터 시작해서 생활습관이나 생각하는 방식은 미국인인 것이다. 여기서도 결코 환영받지 못하는 이방인일 뿐이다. 겉은 노랗고 속은 흰 빵과 같은 존재... 빵이란 큰 범주안에는 속하지만, 노란빵이라 정의할수도 없고, 흰빵이라 정의할수 없는 존재이다.

나중에 주인공은 그것을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임으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편안한 상태로 이 글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렇게 받아들이기 까지 얼마나 힘들고 긴시간을 보냈을까? 비록 책이 곧바로 감정을 뒤 흔드는 면은 없지만 마음 한구석이 아련해 지게 한다. 읽고 난후에 나의 성장과정에 감사하게 되었고, 입양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또한,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국인들 보다는 겉과 속이 똑같이 따뜻한 사람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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