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젊은이라고 써놓고 보니, 내가 꽤 나이가 많이 든것처럼 느껴진다. 내가 생각하기엔, 아직 그렇게 많은 나이도, 적은 나이도 아닌 그냥 어중간한 나이가 내 나이인듯 하다. 무엇을 시작하기엔 늦은감이 없진 않지만, 그래도 지금 때를 놓치면 후회할 나이.. 너무 신세대도 아니고 그렇다고 너무 구세대도 아닌, 시대에 발맞춰서 나가긴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열중해서 홀릭에는 잘 빠지지 않는 나이..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미래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할 수 있는 나이(이건 나만 그럴지도 모르겠다...) 가 내 나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처음부터 이렇게 나이에 대해서 들먹거리는 이유는 오늘 아침 출근길의 버스안에서의 일 때문이다. 내 경우 회사와 집이 상당히 멀기 때문에 아침에 출근을 하기 위해서는 1시간 40분이란 시간을 잡아야 한다. 첨엔 무지하게 부모님한테 투덜거렸다. 어디서 이런 촌구석으로 이사와서 딸래미들을 혹사시키냐고.. 그런데, 모 중간중간에 잠도 잘수 있고, 책도 읽을 수 있고, 음악도 들을 수 있고.. 생각해보면 활용해 볼수 있는 방안이 많기에 이젠 많이 잠잠해 지긴 했다. 암튼, 오늘 출근길에도 어느때와 다름없이 나는 버스에 몸을 싣고 잠을 청하고 있었다. 나의 출근길을 보면 예상 가능하지만, 이건 직통버스, 즉, 빨간 버스이다. 보통 출근길에는 일상에 때묻은 아저씨들 등 직장인들이 그 시간에 많이 이용하므로 대부분 잔다. 그래서 나도 퇴근길에선 가끔 책도 보고, 라디오도 듣곤 하지만, 잠이 부족한 탓에 아침은 대부분 잠을 자곤 했다. 그런데, 오늘 아주 젊은이들, 대화의 내용으로 봐선 대학교에 갓 들어간 새내기 들이 쩜 탔더랬다. 그 젊은이들은 주위의 자는 사람들, 혹은 쉬고 싶은 사람은 아랑곳 하지 않고 어찌나 시끄럽게 떠들던지.. 목소리가 유난히 큰 탓도 있겠지만, 암튼, 무척 거슬리는 목소리에 대화였다. 대화 중간에는 '짜증나, 재수없어'등등 정말 듣는 사람 짜증나게 하는 말투도 많았다. 그렇게 한참 기분 나빠하고 있던중, 드디어 그 목소리 큰 여학생이 내리는 차례가 되었나보다. 그 여학생 왈 '아줌마 앞문좀 열어주세요' 쿠쿡~ 아줌마라니.. 운전기사 아저씬 젊은 아저씨였던걸로 기억하는데.. 그리고 본인도 무안했던지 친구한테 한껏 웃어보이더니, 내려서 자기 갈길로 가버렸다.

첨엔 짜증도 나고, 요즘 젊은 것들은 공공장소에서 조용히 해야 한다는것도 모르나? 하면서 심하게 투덜거렸지만, 그 아줌마 소리에 그냥 웃고 지나갔다. 그리고 생각하게 되었다. 맞다.. 나도 그랬다. 나도 방학때 선,후배들끼리 야간 부산열차 타면서 우린 신나게 떠들었고, 옆의 아줌마는 짜증을 냈었다. '학생들은 그냥 놀면 되지만, 여기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일 일하러 가야 한다고' 말이다. 그때는 그 아줌마가 참 너무한다고, 우리가 그렇게 심하게 떠든것 같진 않은데 하면서 볼멘 소리를 냈었는데, 어느덧 내가 짜증을 부리고 있는거다. 역시 사람은 상황이 바뀌면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게 되는걸까?

젊을때 아니면 언제 또 그렇게 자유를 만끽 하겠는가? 대학교 졸업 하게 되면 그때부턴 그렇게 하고 싶어도, 피곤해서 혹은 귀찮아서라도 그렇게 못하게 된다. 약간 말소리만 참으면 그 학생들의 젊음도 느끼고 좋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그래서 젊음이란게 좋은가 보다. 뭘 해도 용서가 되는때이고(물론, 기본적인건 다 갖추어졌을때 가능한 말이다), 그때의 추억이 평생 생각하면서 혼자 웃을수 있게 만드는 때가 아닌가 싶다. 오늘 아침, 귀는 약간 시끄러웠지만, 혼자 웃으며 대학생활을 추억할 수 있었기에 그리 나쁘게만 느껴지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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