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나 다 그랬겠지만, 나도 어렸을때는 아니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을 다닐때 까지만 해도 커리어 우먼을 꿈꾸었었다. 어느 광고 카피에서 '프로는 아름답다'고 외쳤듯이, 프로처럼 일하고 모든일에 자신만만하게 내일을 할줄 알았었다. 항상 웃는 얼굴로 사람들을 대하고, 어느 어려움이 있어도 웃으며 최선을 다해 일을 하며, 야근을 할때면 힘들어서 때꾼한 모습이라도 자기일을 사랑하며, 그 일을 즐길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 있을줄 알았다. 그러나 지금 내 모습을 보면 정말 그건 꿈, 그리고 환상이었다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대학교 다닐때만 해도 나의 전공이 꽤 멋있는 학과인줄 알았다. 그리고, 적성에도 잘 맞는지 힘들여 공부하지 않아도, 학점이 잘 나오는 편이었기에, 정말 내가 나의 적성에 잘 맞게 전공을 선택했구나 생각하면서 대학교 들어와서 전공이 맘에 들지 않아 괴로워 하는 친구들을 보면, 남의 안목 보다는 대학 진학할때 소신대로 지원 했어야지 하며 말같지도 않게 위로를 했더랬다. 그런데, 지금 회사 생활을 하면서 나의 전공이 이렇게 싫고 싫을 수가 없다. 회사에서 있는 하루하루가 지옥 같고, 하기 싫은 일을 하니 능률이 오르기는 커녕 실수만 안하고 사건만 안터지길 바랄 뿐이다. 정말이지, 이런 내 자신이 싫을 수가 없다.

맨처음 회사에 들어왔을때는 정말 좋았다. 다른 회사보다 연봉도 높았고, 일도 그리 많지 않기에 친구들도, 식구들도 다들 좋은 회사 들어갔다고 부러워 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내가 모하는건가 싶다. 직장이라는것이 돈을 벌기위한 수단도 되겠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일을 하면서 성취욕을 충족 시켜야 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매일 똑같은 업무의 연속, 지루하고 지루한 일들... 점점 머리가 돌이 되는 듯한 느낌이다. 모할라고, 내가 중,고등학교때 공부했으며, 대학교까지 나왔는지 모를정도다.

첨엔 일이 정말 마음에도 안들고, 거기에 나의 직속상사까지 아주 모같아서 적응하기가 무척이나 힘이 들었다. 일요일 밤마다 불면증에 시달리는건 물론, 일요일 저녁에 먹은걸 월요일 새벽이나 출근길에 혹은 출근해서 확인하는 작업을 매주 했더랬다. 병원에서 확인결과 신경성으로 장이 일시적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거였고, 나는 거의 한달 가까이 약먹고 고쳤다. 그리고 인터넷이나 뉴스를 통해 나처럼 직장 스트레스로 고생한다는 사람이 많다는걸 알고, 내가 유별나서 그런건 아니구나 라고 넘어갔었다. 또한, 사람이 워낙 주변의 환경에 잘 적응 하는 탓인지.. 나도 점차 나태한 이 생활에 적응 하는것을 느꼈다. 거기에, 내가 싫어 한 상관이 바로 회사를 나갔기에 그냥 하루만 무사히 넘어가는걸 바라는 정말 버러지 같이 회사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현재 나는 이직을 생각하고 있다.(내 친구들은 안믿는다. 내가 하도 직장생활 초반부터 회사 옮긴다고 난리를 펴서..^^;;) 직종까지 완전히 바꾸어서.. 거기에 대비해서 내일부터 학원도 다닐 예정이다. 이것을 결정하는데에 있어서도, 거의 5개월이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모 당장 이직을 생각하는것도 아니고, 학원만 다니는데도 이렇게 시간이 많이 흘렀다.(물론 학원비가 쩜 비싸긴 했다ㅡㅡ;) 정말 이렇게 나태해 질수가... 하지만, 나에 대한 변명을 또 구차하게 하자면, 직종을 쉽게 바꾸지 못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돈' 이다. 현재 직장은 앞서도 말했지만, 연봉이 꽤 높다. 내가 다른 곳에 가서 이런 연봉 받기가 쉽지 않다는것도 안다. 또한, 내가 지금 배우려고 하고, 하고자 하는일의 연봉은 거의 나의 연봉에 1/2 수준도 못받는 사람이 태반이라고 들었다. 거기에 또 부모님이 눈에 밟힌다. 사회생활에 어느정도 적응해서 이제 어느정도까지 올라서 있다고 생각하시던 부모님한테 '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래요'하는 말이 도저히 떨어지지가 않는다. 정말 고민이다.

그냥 낼 부터 아무 생각없이 새로운것을 배우기 위해 마음을 다 잡는다. 다 배우고 나서 정말 그 일이 하고 싶으면 떠나리라. 그리고 그 전까진 내가 하는일에 최선을 다해서 일을 해야겠지? 그런데, 정말 궁금한것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25세가 넘는 여성중에 우리의 환상(?)속에서처럼 자신이 하고 싶은일을 주위의 인정을 받으면서 돈걱정 하지 않고, 자아 성취를 하고 있는 사람이 몇%정도나 될까? 그렇게 사는게 그리도 어려운걸까? 내가 너무 환상속에서 사는건 아닌가 하고 생각하면서 퇴근준비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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