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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고르의 중매쟁이
줄리아 스튜어트 지음, 안진이 옮김 / 현대문학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페리고르의 중매쟁이는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페리고르가 중매쟁이를 하면서 나타나는 에피소드를 담아내고 있다. 원래 이발사였던 페리고르는 새로생긴 이발소에 손님을 거의 빼앗기다 시피하여 무엇을 할까 하다가 중매쟁이의 길을 택하기로 한다. 페리고르가 살고 있는 동네에는 돌실들을 비롯하여 싱글로 있는 주민들이 많은 탓이여서 그리 나쁜 직업의 전환은 아니라고 생각되어 진다.
페리고르는 몇년동안이나 짝사랑을 하고 있는 중이긴 하지만, 자신의 직업이 직업인지라 짝사랑하는 여자를 다른사람에게 소개하면서 혼자 그 둘이 어떻게 잘될까봐 혼자서 끙끙 앓는 캐릭터이다. 그만큼, 참 어리숙하고 순진한 나이많은 청년의 이야기가 참으로 재미있게 풀어져 나간다. 선을 봐서 서로가 상대방이 맘에 안들어서 속마음을 속이고 겉으론 아닌척 하는 부분도 상당히 재미있고, 같은 동네의 주민들이기에 그들의 장단점을 잘알아 선을 볼때 어떤 행동은 하지 말라고 페르고르가 주의를 주는 부분도 상당히 재미있었다.
이야기 모두가 재미있게 흘러가지만, 특히나 내가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이 주민들의 생활하는 방식이었다. 예전에 읽었던 '나의 프로방스'처럼 여유롭게 살아가는 모습이 소설을 읽으면서 계속 내 기분을 편안하게 해 주었던 것 같다. 작은 마을에서 일을 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빵집 주인을 제외하고는 주민들 모두 그리 급할것 없는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비록 나라에서 시행하는 '공동 샤워장'때문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 부분도 없진 않았지만, 대체적으로는 자신이 기른 텃밭에서 채소를 따다 샐러드를 만들어 먹고, 주변에서 열린 호두를 먹어 치우고, 열린 열매들로 다른 요리를 만들고 하는 모습이 무척 여유로워 보였다.
서로의 간식을 자랑하기 위해서 낚시를 하는 친구인 페리고르와 빵집주인이 잠깐이나마 낚시하는 대목에서는 나도 그들과 함께 그 곳에서 같이 낚시줄을 발목에 묶고 앉아있고픈 심정이었다. 지금처럼 스마트폰이다 소셜네트워크다로 한시도 혼자 있을 수 없는 이때, 한여름에 시원하게 바람같은 책이었던것 같다. 소설의 내용도 즐거웠지만, 그 풍경과 여유롭게 사는 삶을 느끼고 싶은 독자라면 100%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