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자전거 타다가 양쪽팔골절로 수술, 오른쪽 다리는 무릎에 금이가 깁스를 했었더랬다. 그리고 회사도 병가로 3달간을 쉬어주셨다. 그리고, 이젠 다시 그런일이 없겠지..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이건 왠걸.. 집에서 넘어져서 발의 뼈가 3개 골절 되셨단다.. 또다시 깁스의 생활 중이다.

 이건 회사에 미안해서 병가도 못내겠고, 월,화 쉬어주고 오늘 낑낑 거리며 목발로 지탱해가며 출근했다. 그동안도 시청역은 참으로 계단이 저주스러웠었는데, 오늘은 정말 더더욱 지하철역의 계단이 밉고 미웠다. 어찌나 끝이 안보여 주는지... 다행히, 지하철역에서 회사동료 두명을 차례로 만나 한분에게는 나의 가방 맡기고 다른 한분은 나의 말동무가 되어 무사히 회사로 올 수 있었다.

 또다시 지옥같은 깁스와의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다행히도 이번엔 6주 진단 나왔다. 저번에 한꺼번에 사지중 삼지가 불편해보았던터라, 무릎 아래로만의 깁스는 깁스의 축에도 못끼고 저번처럼 그렇게 불편한것도 못느끼겠지만, 그래도 목발의 힘으로 나의 손바닥은 벌겋게 변했고, 안다친 오른쪽 다리는 계속 깽깽이발 덕분에 욱씬거려 죽겠다. 여기저기 안쓰던 근육들이 아우성 치고 있는 이때의 기분이란 정말 암담하다.

 저번의 병원 의사선생님도 어찌 넘어졌길래 교통사고 수준이냐고 제일 우울한 환자라고 불렀었는데, 이번에서도 참 희한한 환자라고.. 어찌 집에서 넘어졌는데 저렇게 뼈가 골절될수 있냐고 반문을 해 오셨다. 그외에 목발 짚고 다니다가 넘어져서 더 크게 다치지지나 않을까 걱정된다고 차라리 회사를 한달간 쉬라고 조언까지 해 주셨다. (허나, 작년에도 병가로 3달 쉬었다고 하니, 눈치 보이겠구만... 이라고 더이상 말씀은 못하셨다.)

 내 뼈가 조금은 약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까지일줄은 몰랐다. 치료 받으면서... 집에서 쉬면서 계속 내 머릿속을 떠다니는 단어 'fragile'이었다. 매일매일 칼슘약을 먹는데, 일부러 우유도 많이 마시려 하고 멸치도 먹으려 하는데... 정말 불가사의다. 집에서 넘어져서 발의 뼈가 3개씩이나... 이휴~ 한숨만 나온다. 6주동안 어찌 1시간 넘게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출퇴근을 해야하는지... 눈앞이 캄캄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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