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너 (초판본, 양장)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노란색의 영어가 써있는 책이 참 깔끔했다. 그래서 손이 먼저 닿았던, 읽으면서는 잔잔한 글의 흐름이 너무 좋았던 책이었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아버지의 권유로 대학을 가게 되고, 농사를 더 잘 짓게 위해서 대학 진학을 했으나, 교양과목으로 듣던 문학수업으로 아예 진로를 변경한 스토너의 삶에 대한 글들이 잔잔하면서 큰 울림을 주었다.

 

 나에게는 삶을 살면서 나를 확 끌었던, 뭔가가 나를 일깨워 주는 느낌이 없었던 것 같아서 스토너의 그런 경험이 부러웠다. 그리고 그 느낌을 계속 간직하며 발전해가는 모습.. 계속 연구하고 공부하고 전율하며 스토너는 삶을 이어간다. 중간에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전쟁도 일어나고 여러가지 상황이 변하지만, 본인이 사랑하는 일을 하며 그 일을 열정적으로 해 나가는 그의 모습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그리고 그 또한 그런 상황에 그다지 신경쓰는 것 처럼 보이지 않는다. 다만 딸에 대해서는 걱정과 염려 등 생각은 많이 하지만, 여러가지의 이유로 그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현실과 타협하지 않아서 출세는 하지 못하지만, 그가 죽은 후사람들의 기억속에는 거의 없지만, 그는 알고 있다. 본인은 충분히 열심히 했다고, 본인이 좋아하는 학문을 위해서 일생을 살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거면 되지 않았을까? 타인이 보기엔 유명하지 않다고, 잘나가는 삶이 아니라고 실패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삶을 살았던 본인이 그 삶에 행복을 느끼고, 본인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흥분을 느끼고 만족했다면 그는 분명히 성공한 삶이라고 나는 말하고 싶다.

 

 나도 이런 삶을 살고 싶다고, 그 전에 나에게 아무런 예고도 없이 훅 들어오는 뭔가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다. 이미 있었는데, 내가 놓친걸 수도 있겠지?

 

 한 사람의 삶이 실제 있었던 것처럼, 미주리대학교에 가면 왠지 실제 스토너가 있을 것만 같이 생생한 묘사가 너무 좋았던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