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한테는 이상한 버릇이 하나 있으시다. 다름아닌, 중요한 서류나 돈을 방석 밑에다가 두는것... 언제부터 엄마가 그렇게 하셨는진 모르겠지만, 요즘엔 꽤 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그래서 본의아니게 돈방석에 앉게 되는 경우도 있다.
쇼파나 식탁 의자에 앉았을때, 아래에서 무언가 부스럭 거린다거나, 무언가가 불룩하게 튀어나와서 걸리적거릴때가 있다. 그래서 들추어 보면 돈일수도 있고, 서류인 경우도 있다. 특히, 식탁의 엄마자리 방석 밑에는 봉투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이것저것의 봉투 다발이 있어서 저기서 어찌 식사를 하시나 할 정도이다.
그러나, 그 밑에걸 하나 슬쩍한다거나 다른곳으로 숨기면 엄마는 금방 알아차리신다. 어찌나 기억력이 좋으신지, 받아서 그냥 방석 아래 같은 곳에 놓으신후, 모두들 회사나가고 나서 혼자 처리하시려고 하시는 걸까? 그다음날이나 몇일 뒤에 그 자리에 보면 다른 것이 있거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내가 한번 엄마보고, 차라리 다른 곳에도 놓으라고 그러다가 잊어버린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우리엄마 다른곳에다 놓으면 어디다 두었는지 기억을 별로 못하신다. 그래서 온 집안을 뒤집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상하게 거실 쇼파방석 아래, 부엌 식탁의자 방석 아래 둔건 잊어버리는 경우가 없다.
그냥 우스갯소리로, 돈방석에 앉았으면 좋겠다는 소리를 했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방석에 앉아보니 그리 유쾌한 느낌이 아니다. 뭔가가 걸리적 거리고 불편한 느낌이다. (내게 아니어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다 ㅡㅡ;)
가끔 엄마가 무언갈 받아서 또 방석 아래에 두면 언니와 나는 그냥 웃고 만다. 그리고, 그런 엄마가 가끔은 참 귀엽다는 생각도 든다. 어렸을 적에, 소중한것 모아 둔다고 여기저기 물건들을 모아다가 상자나 책상 서랍에 두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