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논리야 이야기로 익히는 논리학습 1
위기철 글, 김우선 그림 / 사계절 / 199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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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책은 특히 가치가 있는 데, 그 이유는 약간 서글픈 사연 때문이다. 왜냐하면 이 책은 바로 부모들의 마음에 꼭 드는 책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공부하기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터, 아이들이 읽기 쉽게 쓰여진 책이 있고, 게다가 내용도 그럭저럭 괞찮으니 반가울 뿐이다. 

그러나, 실제 어린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혹시 또다른 '공부거리'가 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요즘 초등생들도 엄청 스트레스를 받는다던데... 다행스럽게도 초등 4학년 딸은 의미를 아는지 모르는지 종종 이 책을 꺼내어 읽는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호기심'이 있는 어린이에게 어느 정도 호소력이 있는 것 같다.

걱정스러운 것은 바로 활자의 위력이다. 더구나 많은 사람들이 칭찬하는 책이라면 더욱 큰 위력을 발한다. 이 책이 '권위'를 형성하게 되면, 어린 독자들이 이 책의 내용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게 될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시리즈의 내용에서 지적한 바와 같다... '책에 적혀있으니까...' 특히 무엇인가 들어있는 것 같은 '유식한 책에 적혀있으니...'

예를 들어, 이 책도 암묵적으로 어떤 '선입견'을 제공하고 있고, 때로 '동화'에 빗대어 논리를 전개하는데, 이 때 동원된 '사례'가 때로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보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으나, 숨겨져 있을지 모르는 '가치판단'을 새겨볼 필요가 있겠다. 이 책을 읽을 때 되도록 부모들도 읽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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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의 기묘한 몽상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27
이언 매큐언 지음, 앤서니 브라운 그림, 서애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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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엉뚱이들이 많다. 엉뚱이는 멍청한 아이도 들어갈 것이고, 때로 황당한 [아이]들도 있겠고, 혹은 뛰어난 [아동]들도 있겠다. 그러나 개인의 눈으로 관찰해서 이 모든 경우를 구분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도 잘 안다. 가장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예는 아마도 [달걀을 품고있는 에디슨]이 아닐까 생각된다. 헌데, 우리는 에디슨에 버금가는 예를 찾을 수 있는데, 바로 이 책의 주인공 몽상가 피터가 되겠다.

피터는 일단 골치아픈 어린이다. 왜냐하면 아무도 피터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해할 수 없는 이유는 설명할 수 없으니, 책을 읽을 수 밖에...

그러나 피터는 즐거운 어린이다. 피터는 상상을 즐기며, 매사에 독자적인 추론의 세계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누구나 무엇인가에 집중을 하게 되면, 그밖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둔감해지는 것과 같은 일이다. 따지고 보면 피터는 항상 무엇인가에 집중하면서 지낸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을 읽게 되면 마음 속에서 부터 즐거운 웃음이 샘솟는 것을 느끼게 된다. 미워할 수 없는 피터...

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에디슨]이 되기를 기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에디슨 이야기는 어쩌면 [신화]일지 모르고, 바람직한 우화가 아닐지도 모르고, 또 잘못알고있는 것도 많다고 하니...

그러나, 우리 아이들이 [피터]가 된다면 적극 이해하고 도와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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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의 제국
그렉 크리처 지음, 노혜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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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우연히 보게 된 책이다.  표지에 등장하는 자유의 여신은 슈렉의 짝 피요나 공주와 똑같다. 맨하탄 어딘가에 서있을 자유의 여신을 찌그러뜨리는 것을 상상하다가, 문득 날씬하고 곱기만한 전형적인 공주 모습과 원래 통통하고 넉넉한 모습의 공주가 교차되어 떠오른다.

물론 '뚱뚱'한 것이 사악한 범죄는 아니다. 마음씨도 고울 수 있고, 넉넉함을 가질 수도 있으며, 게다가 여유로움을 풍기는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귀여운 개그우먼 조정린처럼... 그러나,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당사자를 포함하여 남들에게 불편함을 야기시킬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

과체중이 순수하게 '미용'상의 문제만 야기한다면, 귀를 뚫거나 쌍거풀 수술을 하는 정도의 '개인적 관심'수준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그렇지 않다는게 문제다. 알게 모르게 과체중인 사람들은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아프거나, 아프게 되거나, 아프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당뇨병이 그렇고, 고혈압에 심장병, 담석증, 여러가지 암-듣기만해도 무시무시한 질병들... 다 비만이 직간접 요인이다. 이런 사람들 전부 병원가서 의료보험적다고 불평이다. 벌써 사회적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일설에 의하면 미국인이 비만과 관련된 의료비의 지출이 1000억달러(100조원 이상)를 넘었다고 한다.

순수하게 개인의 수준에서 관찰한다면, 뚱뚱해 지는 이유는 딱 3가지다. (1) 유전, (2) 음식물 섭취 그리고 (3) 운동부족. 유전적인 문제는 엎지러진 물이다. 조상탓을 하더라도 이미 엎지러진 물, 되돌이킬 수 없다. 고로 (2), (3)이 원인이다. 인체가 섭취하는 열량이 소비하는 열량을 초과하면, 남는 열량은 결국 인체의 어딘가에 쌓이게 마련이고, 쌓인 것은 바로 '기름'이고, 이것이 배나 엉덩이를 중심으로 부풀어 오르는 것이다.

따라서 과체중-비만에 대처하는 방법은 이미 다 알고 있다. (2)와 (3)을 바꿔야 한다. 다양한 영양소가 골고루 포함된 균형된 음식물을 적당히 섭취하여 적절한 수준의 칼로리(열량)를 섭취하고, 불필요한 열량은 몸뚱이를 움직여 태워야 한다.

이미 이러한 사실을  다 알고 있는데, 왜 사람들은 뚱뚱해질까? 그것도 한 개인이 아니라, 미국사람도 뚱해지고, 불란서 사람도 뚱해지고, 또 아닌 것 같지만 우리나라 사람도 뚱해질까? 아니 왜 전세계적으로 점점 뚱해질까?

이 책은 이 문제에 대하여 아주 쉽게, 가볍게, 흥미있게, 그러면서도 진지하게 원인을 설명하고 몇몇 대안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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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한자 교과서 1 - 생활과 한자 살아있는 휴머니스트 교과서
정민, 박수밀, 박동욱, 강민경 지음 / 휴머니스트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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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란 무릇 글자 뒤의 이야기가 재미있는 법이다. 그렇지 않다면 한자를 배우는 것은 그림을 그리되 항상 비슷하게 그릴 수 있어야 한다는 어려운 과제를 감당하게 됨을 뜻한다. 이런 답답함을 느끼는 독자에게 권할만하다. 

이 책도 역시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심심할 때 가끔 서점을 드나드는데, 그게 요즘은 인터넷 서점이 되었다. 사실 책은 실물을 보고 마음에 들 때 사야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현대사회에서 그런 여유가 주어지지 않는 것도 인터넷 서점을 들르게 만드는 요인이 아닐까 싶다. 그러다 표지와 제목의 호소력에 이끌려 주문하고 말았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여러가지 주제로 나누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단어들을 엮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 역음의 솜씨가 부드럽다. 살며시 주제에 손을 대면서 어느덧 관련 주제에 해당되는 단어들과 그 뒷 이야기를 매끄럽게 이었다. 잘 씌여진 동화같다고나 할까?

공부를 해야 하는 압박감에 쌓인 학생들에게는 그리 도움이 되지 않을지 모르나, 상식과 교양을 갖추기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가 있다면, 아무리 부드러운 글이라도 양이 많아지면 지루해 질 수 있다는 면이다. 책이 조금 두꺼워 보인다는 느낌이다.

다른 하나는, 글자의 크기가 어른 용이라 어린이게 적합하지 않을 듯 하다. 그런데 제목이 [교과서]이기 때문에 혹시 한자 열풍에 휩쓸려 주문한다면 당분간 책꽃이에 한참 머무를 위험이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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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 한 그릇
구리 료헤이 지음, 최영혁 옮김 / 청조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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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다보면 힘들 때도 있고, 한없이 즐거울 때도 있다.  대체로 즐겁다가 힘들어지면 현재도 괴롭고 과거의 기억도 고통스럽지만, 힘들다 즐거워지면 현재는 물론 지나간 어려움도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는다.  물론 아무리 아름답다고 하더라도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시절은 아니겠지만...

오래 전, 서울 변두리의  '국민학교'를 다녔다.  삶이 고달프고 어려웠던 시절, 매일 저녁 새끼줄에 꿴 연탄 한장, 쌀이나 밀가루 한 봉지를 받아오는 어머니-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다.  '새끼'들을 먹이려고 온몸으로 세상의 어려움을 버티었던 부모님이시다.

고학년이 되면서 연탄가게나 쌀집에 다녀왔고, 저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언젠가 날씨가 흐리고 땅이 질퍽거린 날  얇은 쌀봉지를 터트려 길거리에 하루의 식량을 쏟아버리고 말았다.  한없이 슬펏다.  하루를 굶게 되었던 것이다.  우리에겐 하루의 식량을 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나는 거의 매일 수제비를 만들었다.  때로 국수를 끓이고, 아주 가끔 라면을 섞을 때면 특식이 되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짜장면'에 대한 어릴적 기억이 없다.

당시 300원~500원 정도의 기성회비가 있었다.  학습지 봉투처럼 생긴 누런 봉투에 기성회비 도장을 찍어주었는데, 제 때 내지 못하면 선생님이 집에 갔다 오라고 했었다.  하지만 나는 선생님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면 한없는 눈물을 흘리게 된다.  어린 형제와 엄마의 처지에 대한 공감때문인가, 아니면 북해정 주인의 마음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작가의 글솜씨 때문일까?  이유가 그 무엇이든, 지금 이순간 어렵게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아름다운 결실을 맺기 바란다. 

30여년이 지난 지금, 나는 하루의 양식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딸과 집사람이랑 아옹다옹 하면서 살고있다.  북해정에서 우동 한그릇을 나누어 먹던 엄마와 형제가 훌륭하게 장성한 것처럼 나도 그렇게 되었다고나 할까?   다만 우동집 주인같은 마음을 가지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자신을 탓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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