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역사비평»을 읽었다. 완독은 아니고 관심 가는 논문 하나만 읽었다. 사이비 역사학의 씨를 뿌렸던 인물들이 친일인명사전에 실렸을 정도의 반민족행위자였다는 사실이 놀랍게 다가왔다.



문정창은 한민족의 일파가 서쪽 메스포타미아로 이동해 들어가서 수메르인과 이스라엘인이 되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더 나아가 이집트 문명조차 나일강 유역으로 진출한 소호씨계 수메르 문명을 수용하여 성립된 것으로, 수메르-이스라엘족-이집트인은 혈연적·정치적·문화적 관계가 깊고 농후하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한민족을 근원에 놓고 세계 문명의 성립을 재구성하려는 시도였다. - P22

역설적인 점은, 극단적 민족주의를 사상적 배경으로 한국 사이비역사학의 기반을 만들어낸 최동과 문정창 모두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되어 있는 친일파라는 점이다. 이들은 일본 제국주의 체제에 순응하고 복무하였던 이들이었기에 해방 이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제국주의적 역사관을 한국 고대사에 투영하는 형태로 사고를 전환할 수 있었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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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명함이 없지 일을 안 했냐 - 명함만 없던 여자들의 진짜 '일' 이야기 자기만의 방
경향신문 젠더기획팀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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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노동해왔지만, 주로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아내(혹은 집사람)로 호명받았던 여성들의 이야기. 여기에 실린 이들은 하나 같이 신산(辛酸)한 삶을 건너왔지만, 슬프다기보단 강인함이 느껴졌다. 어느 세대에게든 쉬운 시대는 없겠지만, 비온 뒤에 땅이 굳듯이 험난한 시절을 온몸으로 헤치며 넘어온 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단단함이랄까. 


어쩌면 이 분들은 '내 인생이 뭐 특별할 게 있다고. 책에 나올 만큼 대단한 건 아니다. 우리 세대 여자들은 다 그렇게 살았다' 라고 손사래를 쳤을지도 모르겠다. 시대상을 생각하면 실제로 흔한 이야기가 맞기도 할 테고. 그러나 흔하다고 꼭 특별하지 않은 것만은 아니다. <경향신문 젠더 기획팀>은 책의 기획 의도를 프롤로그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우리는 평생 일한 여성들에게 명함을 찾아주고 싶었다. 언제나 N잡러였지만 '집사람'이라 불린 여성들, 이름보다  누구의 아내나 엄마로 불려온 여성들, 고단한 삶 속에서도 일의 기쁨을 느끼며 '진짜 가장은 나'라는 자부심으로 살아온 여성들, 남존여비의 시대에 태어나 페미니즘 시대를 지켜보고  있는 여성들." (5쪽)


너무나 흔해서 대부분, 중요하지 않게 여겼을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책의 형태로 들려준 <경향신문 젠더기획팀>에 감사드린다.


그런데 나는 이런 분야의 책들을 읽을 때마다 종종 서운해진다. '언니들' 혹은 '언니'라는 표현 말이다. 왜 '여성 서사'라고 꼭 여성들만 이 책의 독자라고 생각하는지. 이 책에선 여성 독자를 주된 타겟으로 했기에 아마 이런 부제가 나왔겠지만, (그리고 실제로 출판 시장에서도 여성 독자가 더 많다는 말도 들었지만) 나 같은 남성 독자도 있는데 말이다. 큰언니들 옆에 괄호 치고 (큰누나들)로 해도 좋았을 텐데. 


책에서 내 아쉬움이란 그냥 그 정도다.


2024.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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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이문영 기자의 『웅크린 말들』은 폐광 광부, 구로공단 노동자, 에어컨 수리기사, 알바생, 대부업체 콜센터 직원, 이주노동자 등 우리 사회의 짙은 그늘 아래 놓인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칼날 위에 서있는듯 그들의 삶은 위태롭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의 빚을 물려받은 한 선배는 추심 업체 콜센터에서 일했다. 선배는 중학생 때 엄마를 도와 여자 목욕탕 청소를 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편의점, 커피숍, 만화방, PC방, 호프집, 밥집, 찜질방에서 일했고, 건물 청소도 했다. 아빠는 뇌졸중으로 누워 지내고, 가정을 책임졌던 엄마는 몇 년 전 돌아가셨다. 오빠는 낮에 주식을 하고 밤엔 공장에 나갔다. 선배는 오빠의 빚 수천만 원까지 떠안고 있었다."(193-194쪽)


사는 모습은 조금 다를지 몰라도, 70-80년대 시절의 10대 여공들, 버스 차장들의 처지와 별반 다를 게 없다. 기술 발전은 갈수록 첨단화를 더해가는데, 시대가 변하고 세대가 바뀌어도 본질은 달라보이지 않는 이 가난의 서사는 언제쯤 끝이 날까.




(아래 사진은 저번에 사놓고 아직 안 읽은, 빈곤을 다룬 책들이다.)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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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견과 선입견을 딛고 남초 직군에서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온 여성들의 이야기. 빌더 목수 이아진 씨는 이미 예전부터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 계정을 구독하고 있을 정도로 알고 있었지만, 나머지 분들의 이야기는 이런 직군에서도 일하는 여성분들이 있다는 걸 이 책으로 처음 알게 됐다.


단순히 남자가 많은 직업을 여자가 해서 신기하다기보다는, 본인의 업무 능력과 상관없이 쏟아지는 편견과 선입견을 헤쳐가며, 스스로 자신을 증명하며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는 그들이 존경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은 그저 먹고살려고 애쓰다 보니 그렇게 된 것 뿐이라지만, 그들 스스로 고백했듯이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았으니까.


아직 읽지 못한 부분이 좀 남았는데, 꼭 '젠더'라든지 '여성'의 이야기라는 관점으로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들이 생물학적인 여성임을 의식하지 않아도 그들은 이미 당당하고 멋진 직업인이자 노동자니까.


한겨레출판에서 나온 『베테랑의 몸』, 오래된 책이지만 전순옥 전 국회의원이 쓴 『소공인』, 박점규•노순택 저자가 쓴 『연장전』이란 책도 좋다. 자기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언제나 날 설레게 한다. 리처드 세넷의 벽돌책 『장인』은 4년 전에 사놓고 아직 손도 못댔는데 언젠가는 읽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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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알바 마지막 월급을 받았고, 재취업에 성공해 새로 들어간 직장에서 다음 주에 월급이 나올 예정이라 무슨 책을 살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거액의 적립금(?)이 뜬다. 내가 알라딘에서 적립금을 3만원씩이나 쌓아두진 않았을 텐데? (최근에도 알라딘에서 책을 샀으니 말이다.) 했더니 지난 달에 이 달의 마이페이퍼로 선정된 글이 있었다.




올해 2월에 올린, 이 글을 올리기 직전 최신 글이 '이 달의 마이페이퍼'로 선정되었다. 궁금하신 분은 아래 링크를 보시면 된다.


https://blog.aladin.co.kr/booknanum/15303434


이 달의 마이페이퍼 선정은 내가 알라디너 활동을 한 지 두 번째다. 첫 번째로 선정된 게 언제인지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2022년 10월에 쓴 글이었다. 그 뒤로 몇 번 다시 선정되고 싶어서 노리고 쓴 글도 있었는데, 한 번도 된 적이 없었다. 근데 딱히 정성들여 쓰지도 않은 글이 여기에 선정되다니. 욕심을 부리면 안 되는가 보다. 그런데, 170원은 대체 뭘까 하고 봤더니 그건 'Thanks to' 내가 페이퍼에 쓴 글을 보고 책을 산 사람이 있었나 보다. 이제 리뷰도 그냥 네이버 블로그로 통일할까 했더니 그냥 알라딘에서 계속 활동해야겠다. ㅋㅋㅋ


일단 사려고 봐둔 책은 오래전에 알라딘 보관함에 담아둔 책들이다. 적립금 유효기간은 충분하니 다른 책과 함께 더 고민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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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3-14 2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축하합니다~!

꾸준하게 2024-03-14 22:4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저한텐 대사건이라서요. ㅋㅋㅋ 금액은 제일 적지만, 알바 월급, 회사 월급(은 아직 못 받았지만)보다 더 기쁘네요. 😁😁 이런 일이 좀 자주 있으면 좋을 텐데 아쉽습니다. ㅎㅎ

청아 2024-03-15 2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오 축하드려요! 재취업 성공도요^^

꾸준하게 2024-03-16 01:13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