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은 이문영 기자의 『웅크린 말들』은 폐광 광부, 구로공단 노동자, 에어컨 수리기사, 알바생, 대부업체 콜센터 직원, 이주노동자 등 우리 사회의 짙은 그늘 아래 놓인 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칼날 위에 서있는듯 그들의 삶은 위태롭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의 빚을 물려받은 한 선배는 추심 업체 콜센터에서 일했다. 선배는 중학생 때 엄마를 도와 여자 목욕탕 청소를 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를 그만두고 편의점, 커피숍, 만화방, PC방, 호프집, 밥집, 찜질방에서 일했고, 건물 청소도 했다. 아빠는 뇌졸중으로 누워 지내고, 가정을 책임졌던 엄마는 몇 년 전 돌아가셨다. 오빠는 낮에 주식을 하고 밤엔 공장에 나갔다. 선배는 오빠의 빚 수천만 원까지 떠안고 있었다."(193-194쪽)


사는 모습은 조금 다를지 몰라도, 70-80년대 시절의 10대 여공들, 버스 차장들의 처지와 별반 다를 게 없다. 기술 발전은 갈수록 첨단화를 더해가는데, 시대가 변하고 세대가 바뀌어도 본질은 달라보이지 않는 이 가난의 서사는 언제쯤 끝이 날까.




(아래 사진은 저번에 사놓고 아직 안 읽은, 빈곤을 다룬 책들이다.)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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