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역사비평»을 읽었다. 완독은 아니고 관심 가는 논문 하나만 읽었다. 사이비 역사학의 씨를 뿌렸던 인물들이 친일인명사전에 실렸을 정도의 반민족행위자였다는 사실이 놀랍게 다가왔다.
문정창은 한민족의 일파가 서쪽 메스포타미아로 이동해 들어가서 수메르인과 이스라엘인이 되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더 나아가 이집트 문명조차 나일강 유역으로 진출한 소호씨계 수메르 문명을 수용하여 성립된 것으로, 수메르-이스라엘족-이집트인은 혈연적·정치적·문화적 관계가 깊고 농후하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한민족을 근원에 놓고 세계 문명의 성립을 재구성하려는 시도였다. - P22
역설적인 점은, 극단적 민족주의를 사상적 배경으로 한국 사이비역사학의 기반을 만들어낸 최동과 문정창 모두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되어 있는 친일파라는 점이다. 이들은 일본 제국주의 체제에 순응하고 복무하였던 이들이었기에 해방 이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제국주의적 역사관을 한국 고대사에 투영하는 형태로 사고를 전환할 수 있었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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