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왕조의 사당, 종묘. 종묘를 찾아가면 건물마다 크고 작은 안내판이 있기는 하지만, 각 건물의 기본적인 의의 외에 상세한 내용이나 배경들을 파악하기에는 부족하고, 지킴이들의 설명을 듣기에는 시간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악공청에서 종묘제례에 대해 비디오를 틀어주어 조금 낫기는 하지만 ... 창경궁 가는 길에 잠시 들른 '종묘'는 '더 알고 싶다'는 아쉬움을 남겨주었다.
그래서, 찾은 책이 바로 이 책~ "종묘".
정문, 외대문에서부터 종묘를 바라보는 망묘루, 제사 예물을 보관하는 향대청, 제사를 준비하는 어숙실, 제례를 준비하는 전사청, 불천위를 모신 정전, 별묘인 영녕전과 신주를 모신 신실 ... 사진과 함께 종묘의 이모저모를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냥 눈에 보이는 건물만 설명한 것이 아니라 제례 같이 평상시 보기 힘든 행사들도 사진으로 보여주고, 건물 구석구석에 담긴 배경, 의미와 쓰임새를 설명하고, 종묘 제례의 절차와 차림 등을 담고 있어 종묘에 대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정전 월대 위에 둥그런 쇠고리가 있어 무엇인가 궁금했었는데, 책을 보니 차일을 치는 데 사용한 고리라고 한다. ^^)
종묘에 대한 설명 외에도, 종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거나 관련된 내용들이 들어있는 점도 마음에 든다. 예를 들어, 종묘의 위치를 다른 궁의 위치와 함께 놓고 보여준 점이나, 왕의 신주를 모시는 과정에 대한 설명, 궁궐과 종묘의 차이, 종묘가 세계문화유산이 된 이유 등.
종묘에 가기 전에, 혹은 (우리처럼) 종묘에 다녀와서 보면 좋을 책~, 그 어떤 도우미의 안내 못지 않은 길라잡이가 될 것 같다.
초등학교 4학년인 첫째 아이가 이 책을 보더니, "다음에는 종묘에 제대로 가보고 싶어요. 이번처럼 잠시 다녀오지 말고요."라고 한다. 다음 방문 전에 한 번 더 읽어보아야겠다.
** 책에서 본 내용과 종묘 안에서 찍은 사진으로 체험 보고서를 만들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이번에 찍은 사진 중 몇 장 ...
▲ 악공청에서 바라본 정전 (경건한 분위기가 절로 느껴진다.)
▲ 담장 밖에서 본 영녕전 (정전의 별묘로, 정전보다 규모가 작지만 경건한 느낌은 비슷하다.)
▲종묘 안의 제비꽃 (종묘는 창경궁 같은 궁궐에서 볼 수 있는 '예쁜' 정원은 없고, 다람쥐, 청솔모가 다니는 고즈넉한 숲길이 있다. 영녕전 담장 아래 핀 제비꽃이 이런 분위기에 잘 어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