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이상한 일이다.
떠나온 지 30년이 넘는 그 곳, 이제는 아는 이도 없는 그 곳이 왜 그리 그리웠을까?
힘들고 지칠 때면 문득문득 떠오르는 나무, 구름다리, 언덕, 건물들 ...

아이들과 함께 한 짧은 여행길에, 살짝 길을 돌아 이 곳에 가자 했을 때,
엄마가 다니던 학교라며 이 나무 앞에 섰을 때,
우리 아이가 내게 한 말, "엄마, 여기가 그렇게 보고 싶었어요?"
"응,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이 나무가 참 보고 싶었어.
이 나무 나이가 100살이 다 되었단다.
여름에는 푸른 잎이 엄청나게 우거져서 커다란 그늘이 생겨."
"엄마, 저기 들어온 자동차요.
그냥 운동장을 한 바퀴 돌고, 건물 뒤로 갔다가 금세 나가네요.
엄마처럼 여기가 보고 싶었나봐요."

"엄마, 저 뒤에는 뭐가 있어요?
저기도 보고 가요."
(무뚝뚝한 아이의 입에서 나온 속 깊은 소리에 고맙다는 말을 했던가?)
이 구름다리 뒤에 있는 건 꿈쉴메.
아이들의 꿈이 잠시 쉬어가는 언덕.
내가 그리워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