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선물할게
강경수 지음 / 창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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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처음 보면 화려한 꽃으로 가득한 표지와 큰 판형, 그리고 감성적인 제목 덕분에 '삽화 위주로 감상하는 그림책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물론 수채화풍의 아름다운 그림이 시선을 사로잡긴 하지만, <꽃을 선물할게>는 그림만 보기엔 아까운 작품입니다. 차근차근 글을 따라가다 보면 생각할 거리가 풍성하게 담겨 있거든요.


    이야기의 중심에는 곰과 무당벌레가 있습니다. 거미줄에 걸려 위태로운 상황에 처한 무당벌레는 길을 지나는 곰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하지만 곰은 도와주기를 거절해요. 무당벌레는 살아남기 위해 거짓말을 비롯한 온갖 근거를 대며 곰을 설득하려 합니다. 그 속에서 서로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지요. 과연 무당벌레는 곰을 설득하는 데에 성공할까요?


    <꽃을 선물할게>를 읽고 나서 이야기 자체도 좋지만, 수업 시간 토론 자료로 사용하기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국어 수업 토론 단원과 아주 잘 어울리는데, 진도 때문에 2025년에는 사용하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내년에는 꼭 학생들과 함께 읽고 곰과 무당벌레의 입장 중 어느 쪽에 더 마음이 가는지 이야기해보고 싶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이처럼 <꽃을 선물할게>는 혼자서 삽화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읽어도 좋고, 여럿이 함께 읽고 토론해볼 수도 있는 좋은 작품입니다. 그림책이지만 생각할 거리도 풍성하니 어느 쪽이든 좋아하는 방법으로 꼭 한 번쯤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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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만날까 이야기친구
최영희 지음, 곽수진 그림 / 창비교육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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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와의 첫 만남은 설레면서도 한편으로는 두렵습니다. 상대가 나와 전혀 다른 존재라면 그 두려움은 더 커지게 마련이죠. 하지만 그 낯섦을 경계보다는 호기심으로, 차별보다는 환대로 바꾼다면 세상이 달라질 수 있을까요? 다름을 따뜻하게 보는 예쁜 시선이 인상적인 단편동화집, <우리 만날까>를 소개합니다.


    <우리 만날까>는 여섯 편의 단편이 묶인 동화집입니다. 이야기마다 등장인물과 배경은 제각기 다르지만, '따뜻함'이라는 분위기를 공유합니다.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외계인이나 낯선 생명체 등 자신과는 완전히 다른 존재를 마주하는 사건을 겪습니다. 외계인이 주인공이 되어 지구인을 맞이하는 이야기도 있어요.


    이때 주인공들은 그들을 편견 어린 시선으로 보거나 차별하지 않습니다. 대신 그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주고 따뜻하게 맞이하며, 있는 힘껏 돕지요. 이 책을 읽으며 저는 우리들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같은 행성에서 같은 모습으로 자랐는데도 우리는 아주 작은 차이를 찾아내어 '우리'와 '그들'을 구분 짓고 쉽게 벽을 세워요. <우리 만날까>를 읽다 보니 그런 모습이 조금은 부끄러워집니다.


    이야기에 더해진 곽수진 작가님의 삽화 또한 인상적입니다. 연한 윤곽선에 무른 크레파스로 쓱쓱 그린 듯한 동글동글한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포근해져요. 최영희 작가님이 전하고자 했던 '온기'라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도 전달하는 느낌이라, 그림만 보고 있어도 이야기의 온도를 잘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따뜻하고 감동적이기만 한 이야기는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죠. 이 책은 작은 반전들이 곳곳에 숨어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합니다. 특히 이 반전들이 단순히 자극적인 장치에 그치지 않고 이야기의 주제 의식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덕분에 책을 덮은 후에도 이야기를 좀 더 곱씹어 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높은 요즘, <우리 만날까>를 읽으며 마음의 문턱을 한 단계 낮출 수 있기를 바랍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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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이루다 - 100만 유튜버 루다튜브의 실체 책 읽는 샤미 36
박슬기 지음, 명수경 그림 / 이지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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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 제목 아래 적힌 자극적인 문구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100만 유튜버 루다튜브의 실체"
     '실체'라는 낱말을 보는 순간, 그동안 보아온 수많은 유튜브 섬네일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어요. 어린이책에서 이런 자극적인 소제목을 써도 될까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홀린 듯 클릭하게 만드는 영상들처럼 책 내용에 대한 호기심이 쑥쑥 커졌습니다.
    <진짜, 이루다>는 엄마가 만든 채널 '루다튜브'의 주인공인 이루다가, "이루다, 정말 행복해?"라는 댓글을 남긴 구독자 '해피'와 연락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룹니다. "난 네 진짜 모습이 더 좋아. 그게 뭐든."이라며 다가오는 해피는 마치 루다의 마음을 읽는 것처럼 루다가 듣고 싶어 하는 말만 쏙쏙 골라서 해 주어요. 루다는 해피에게 점점 더 깊은 속마음을 털어놓게 되고, 결국 두 사람은 직접 만나기로 약속합니다. 과연 해피의 정체는 누구일까요?
    이야기 초반, 루다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조차 모른 채 엄마와 해피에 기대에 휘둘리기만 합니다. 그런 루다는 단단한 자신만의 세계를 가진 늘봄이와 선우라는 친구를 만나면서 스스로를 알아가기 시작합니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세 어린이가 상호작용하며 성장하는 모습은 참 기특하고 감동적입니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잘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며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곤 하는 사춘기 초입의 고학년 학생들이 읽는다면 깊은 공감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이 책의 저자인 박슬기 작가님은 이전에 소개한 <여름과 가을 사이>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름과 가을 사이>의 주인공인 여름이와 가을이가 루다의 같은 반 친구로 깜짝 등장해요. <여름과 가을 사이>를 인상적으로 읽은 독자라면 이 반가운 연결고리 덕분에 이야기가 더욱 입체적으로 느껴지겠습니다.
    <진짜, 이루다>는 눈길을 확 끄는 자극적인 제목 안에 '진짜 나'를 찾아가는 알차고 깊은 내용을 담은 책입니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나를 좀 더 알아가고 싶은 모든 어린이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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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의 달인 - K-초등 리얼리티 스토리 다산어린이문학
박현숙 지음, 모차 그림 / 다산어린이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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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부터 '마냥 착한' 어린이들이 주인공인 동화책은 자연스럽게 피하게 됩니다. 매일 어린이들을 만나는 직업을 가진 입장에서, 그런 인물들은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졌다고 느껴지거든요. 저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독자들이 많아진 것인지, 요즘 출간되는 동화의 주인공들은 조금은 이상하고, 조금은 이기적이기도 한, 정말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오해의 달인> 역시 그런 다채로운 인물들이 가득한 단편동화집입니다. 


    <오해의 달인>의 표지에는 'K-초등 리얼리티 스토리'라는 문구가 붙어 있어요. 이야기의 전개나 재미를 위해 어느 정도 과장되거나 축소된 부분이 있지만, 등장인물들이 대화하고 서로 갈등을 겪는 모습에서 놀랄 만큼 현실감이 느껴집니다. 이번에는 혼자 읽었지만, 다음에는 꼭 학생들과 함께 읽으며 등장인물과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해의 달인>에는 세 편의 짧은 이야기가 들어 있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인 '토막의 비밀'은 연극의 역할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아이들 사이의 갈등을 그리고 있습니다. 표제작이자 두 번째 이야기인 '오해의 달인'은 도서관의 책을 찢은 범인으로 오해받는 나찬이가 직접 진실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예요. 마지막 이야기 '새파란 사과'는 여학생들 사이의 작은 오해가 점점 커져 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세 이야기 모두 '오해'라는 주제를 공유하지만 등장인물과 사건이 다양해 각기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세 가지 이야기 중 표제작 '오해의 달인'이 가장 인상적이었어요. 친구들에게 오해받는 주인공 나찬이의 입장과, 나찬이의 누나가 좋아하는 아이돌 '벙커24'가 대중들로부터 오해를 받는 입장이 번갈아 나오면서 나찬이가 벙커24를 이해해가는 과정이 재미있었거든요. 이것이 바로 진정한 공감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모차 작가님의 삽화도 눈길을 끕니다. 이야기를 읽는 재미만큼이나 책장을 넘기며 귀여운 그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해요. <가느다란 마법사와 아주 착한 타파하>에서 모차 작가님의 그림을 처음 접했는데, <가느다란 마법사와~>처음 비현실적인 이야기에도, <오해의 달인>처럼 현실적인 이야기에도 모두 참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실적인 소재와 공감 가는 인물, 그리고 예쁜 삽화가 어우러진 단편 동화를 읽고 싶다면 <오해의 달인>을 추천합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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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아이돌 다산어린이문학
이송현 지음, 오삼이 그림 / 다산어린이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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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돌 그룹의 가장 큰 매력은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멤버들이 한 팀이 되어 활동한다는 점이죠. <할머니의 아이돌> 역시 그런 다양한 매력이 한데 어우러진 동화입니다. 어떤 매력을 '최애'로 골라 읽어도 즐거운 독서 경험이 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돌 그룹마다 한 명씩 있다는 '입덕'을 담당하는 멤버처럼, 이 책은 표지부터 눈길을 끕니다. 하트 선글라스에 커다란 핑크색 링귀걸이를 한 할머니와, 아이돌 특유의 포즈를 취한 네 명의 멤버들이 그려져 있어요. 한글 제목 위에는 'The Idol Grandma loves'라는 영어 제목이 쓰여 있는데, 글로벌 팬층을 노리고 영어 부제가 붙은 케이팝처럼 '이제 K-동화도 글로벌 팬층을 노리는 건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화려한 겉표지와 달리 속표지는 어두운 바닷가에 서 있는 남자와 바다를 향해 달려가는 할머니의 뒷모습이 그려져 있어요. 속표지를 보니 이 이야기가 단순히 '아이돌이 너무 좋은 할머니' 이야기만은 아니구나 싶은 예감이 들었어요.


    <할머니의 아이돌>은 최고의 한국 무용수를 꿈꾸는 다정이와, 최애 아이돌 '스윗보이즈'를 위해 하와이에서부터 날아온 다정이의 이모할머니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입니다. 다정이는 아이돌보다는 전통문화에 더 관심이 많은 학생인데 할머니는 완전히 반대 성향이에요. 다정이가 "외계인 같다"라고 느끼기도 합니다. 이 책은 이렇게 너무 다른 두 인물이 시간을 들여 서로를 차근차근 알아가고, 결국은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그립니다. 


    책 속 삽화도 세심합니다. 광화문 수문장 교대의식, 다정이가 한국무용을 출 때 입는 한복, 우리나라 절의 풍경 등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물씬 느낄 수 있어요. 특히 다정이가 늘 하고 다니는 댕기 같은 소품에서 책을 만든 분들의 섬세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개성 있는 인물, '타인에 대한 이해'라는 멋진 주제, 그리고 곳곳에서 묻어나는 한국문화의 멋, 섬세한 삽화까지. 이 책에서 여러분의 '최애'는 무엇이 될지 궁금합니다. 꼭 읽어보시길 바랄게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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