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 아파트 1 - 1001호 뱀파이어 몬스터 아파트 1
안성훈 지음, 하오 그림 / 토닥스토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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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비 선생님 북클럽' 2기 세 번째 도서는 안성훈 작가의 <몬스터 아파트 ①: 1001호 뱀파이어>입니다. 동화를 읽다 보면 특별한 능력을 가진 매력적인 인물들을 자주 만나게 돼요. 상상력이 풍부하고 공상에 잘 빠지곤 하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장르라서 그런가 봅니다. <몬스터 아파트 ①: 1001호 뱀파이어>는 그런 어린 독자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충족시켜줄 새로운 시리즈가 또 하나 등장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이야기의 중심인물은 열한 살 여자아이 홍모과입니다(개인적으로 모과 차를 좋아해서 이름에 더 정이 가네요☺️). 모과는 엄마가 일 때문에 1년간 미국으로 떠나면서 아빠와 단둘이 새집으로 이사를 오게 됐어요. 학교까지 옮기게 된 모과는 처음에는 '솔음 아파트'가 왠지 '소름 아파트'처럼 느껴져 오싹해합니다. 이전 학교에서 친구가 많은 인기쟁이였던 터라 새 학교도 왠지 어색하고요. 이런 변화들이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모과는 부모님의 따뜻한 지지와 특유의 용기 있고 적극적인 성격 덕분에 새로운 생활에 조금씩 적응해 나갑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솔음 아파트의 비밀은 바로 몬스터들이 사는 '몬스터 아파트'라는 점입니다. 모과와 아빠를 제외한 모든 입주민은 뱀파이어, 설인, 유령 같은 여러 종류의 몬스터예요. 다만 '현관문 밖에서는 인간의 모습을 유지한다'는 규칙이 있어 모과는 이 사실을 눈치채지 못합니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테오라는 남자아이를 만나 친구가 되는데, 1001호에 사는 테오는 대가족과 함께 사는 뱀파이어에요. 모과는 자신처럼 이곳에 오기 전의 생활을 그리워하는 테오를 위해, 테오가 살았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못살아 대작전'을 펼치기로 합니다. 이 작전은 성공할까요?


    <몬스터 아파트 ①: 1001호 뱀파이어>의 가장 큰 강점은 책 전반에 흐르는 따뜻한 분위기입니다. 몬스터라는 다소 오싹한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모과를 대한 주변 어른들의 다정함이 이야기를 포근하게 감쌉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영상 통화로 모과와 깊은 대화를 나누는 엄마, 바쁘더라도 모과와의 약속은 꼭 지키려 노력하는 아빠, 그리고 솔음 아파트의 관리소장 할아버지나 솔음 아파트를 소개해 준 부동산 사장님, 심지어 솔음 아파트의 (몬스터)입주민들까지. 이런 주변 어른들의 다정함 덕분에 모과는 당당하고 쾌활한 성격을 가지게 되었고, 그 다정함을 또 테오에게 나누어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양한 종류의 몬스터들이 등장하는 작품인 만큼 이들을 각기 매력적으로 그려내는 삽화도 중요한데, 하오 작가의 만화 같은 그림체가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높은 가로수들 사이 조용히 자리한 솔음 아파트나, 같은 뱀파이어지만 조금씩 다른 테오의 가족들의 모습도 멋졌고요. 저는 특히 902호 유령들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2권에서는 이 유령들이 중심인물로 등장해 주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도 생겼습니다.


    이처럼 1권의 뒤표지를 덮는 순간 '2권은 언제 나올까?'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몬스터 아파트 ①: 1001호 뱀파이어>를, 인간과 다른 존재들을 사랑하는 모든 어린 독자들이 읽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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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려도 너무 느린 이유노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정유리 지음, 김규택 그림 / 책속물고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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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느려도 너무 느린 이유노>는 느림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동화입니다. 이 책은 자기 일에도, 주변에도 늘 관심이 가득해 행동이 느린 주인공 유노가 자신의 속도에 불만을 가지게 되어 빠르게 행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타임피아'에 다녀오는 사건을 그리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교실에서 만나는 다양한 학생들을 떠올렸습니다. 활동을 제시하면 5분 만에 금세 끝내고 뿌듯해하는 학생도 있고, 천천히 자기만의 속도로 움직여 모두가 감탄하는 결과물을 내는 학생도 있어요. 담임 교사로서 때로는 느린 학생을 보며 답답해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사람마다 자신의 속도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같은 집에 사는 저의 동거인도 가끔은 저를 답답하게 보거든요.^^


    느린 학생이 그저 뒤처지는 존재가 아니라 글씨를 단정하고 세심하게 쓰고, 옷을 단정하게 입고, 음식을 꼭꼭 씹어 골고루 먹는 존재라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새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만나는 느린 학생들이나, 또는 느린 어른들을 만났을 때 좀 더 너그러운 시선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또 <느려도 너무 느린 이유노>의 삽화도 살펴볼 만합니다. <라면 먹는 개>에서 따뜻한 그림을 선보인 김규택 작가의 삽화는 이번 책에서도 정말 좋았습니다. 색감이 은은하고 선이 부드러워서 '느림'의 분위기와 참 잘 어울려요. 유노의 다정한 마음처럼 포근한 분위기가 장면마다 묻어납니다.


    이 책을 읽고, '느림'이라는 단어가 결코 나쁜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필요한 하나의 속도임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일상의 여유를 찾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합니다!


    + <느려도 너무 느린 이유노>는 삶의 속도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빨리빨리 모범생>과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느려도 너무 느린 이유노>는 <빨리빨리 모범생>에 비해 개인의 성장을 다루고 있고, 느림을 훨씬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다릅니다. 각자의 매력이 조금씩 다르니 두 권을 비교하며 읽어 보아도 재미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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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 용감하게 맞서요 - 폭력적인 친구들에게서 나를 지키는 초등 학폭 구별 사전 초등 학폭 구별 사전
이해은 지음, 이황희(헬로그) 그림 / 리틀에이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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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두 살, 용감하게 맞서요>는 <아홉 살, 단호하게 말해요>의 장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도, 고학년 학생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담은 책이라고 느꼈습니다. 


    <열두 살, 용감하게 맞서요>는 <아홉 살, 단호하게 말해요>에 비해 보다 심각한 사례들을 다룬 책입니다. <아홉 살, 단호하게 말해요>는 따돌림이나 험담, 욕설 등과 같은 관계적 폭력·언어폭력·사이버 폭력에 대한 대처법을 다루었다면, <열두 살, 용감하게 맞서요>는 폭행이나 감금과 같은 신체적 폭력, 갈취와 같은 강요와 금전적 폭력, 성적 괴롭힘과 같은 성폭력에 대한 대처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두 권의 책 모두 교육청 학교폭력대응팀 변호사로 활동 중인 저자가 집필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각 사례별로 내가 피해자가 되었을 경우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그리고 법적으로 어떤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명확하게 서술되어 있습니다. 특히 피해 학생이 상황을 문제 삼았을 때 가해자가 내세우는 변명이나 정당화 논리도 사례로 들며 '왜 그것이 옳지 않은지' 조목조목 짚어 주는 구성이 인상 깊었습니다.


    개인적으로 3~4학년에게는 <아홉 살, 단호하게 말해요>를, 5~6학년에게는 <열두 살, 용감하게 맞서요>를 추천합니다. 보호자와 학생이 함께 읽고 내가 나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그리고 다른 사람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서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나 자신과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을 지킬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꼭 한 번씩 읽어 보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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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원은 너무해! 큰곰자리 3
전은지 지음, 김재희 그림 / 책읽는곰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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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에게 용돈 이야기를 꺼내면, 모두 한 마디씩은 꼭 할 말이 있습니다. 용돈을 받든 안 받든, 대부분의 이야기는 결국 "사고 싶은 게 많은데 돈이 모자라요."로 마무리가 되어요. 사실 어른들도 그렇다고 얘기하면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지만, 한정된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 하는 문제는 나이를 불문하고 모두가 겪는 고민입니다. 

    <천 원은 너무해!>는 이런 고민을 막 시작한 초등학생의 현실을 전은지 작가만의 통통 튀는 문체로 그려낸 동화입니다.


    <천 원은 너무해!>는 처음으로 용돈을 받기 시작한 초등학생 수아의 '규모 있는 용돈 생활 적응기'를 담고 있습니다. 수아가 일주일에 받는 용돈은 천 원. 이 돈으로 300원짜리 비타민 사탕도 사 먹어야 하고, 하나에 300원 하는 음식 모양 지우개 세트도 모아야 하고, 단짝 친구 수정이와 편지 주고받기에 꼭 필요한 1300원짜리 메모지 수첩도 사야 하고, 수첩에 글을 쓰려면 500원짜리 오색 볼펜 세트도 있어야 합니다. 처음엔 아무리 그래도 일주일에 천 원은 너무 적지 않나 했는데 책 속 가격표를 보니 제법 합리적인 금액이었어요. 수아는 한정된 용돈으로 '포기할 것'과 '꼭 필요한 것'을 고르는 연습을 하고, 천 원보다 비싼 물건을 사기 위해 매주 용돈에서 조금씩 저축을 해야 한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이 책의 강점은 어린이의 시선으로 '계획적인 소비'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수아가 문방구 앞을 그냥 지나치지 못할 때의 솔직한 마음, 혹은 사탕을 사고 나서 뒤늦게 아쉬움을 느끼는 순간들이 현실적이기도 하고, 귀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사탕을 사고 싶은 마음을 꾹 참고 어렵게 모은 돈으로 꼭 갖고 싶은 물건을 사는 즐거움을 알게 되는 수아의 모습을 보면 흐뭇함에 미소가 지어지기도 하고요.


    엄마와 수아의 대화, 그리고 수아가 단짝 수정이와 주고받는 편지도 읽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나의 용돈 사용 습관을 돌아보고 싶은 어린이에게도, 어린 시절 용돈을 모아 물건을 사던 추억을 되새기고 싶은 어른에게도 모두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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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잘싸 - 졌지만 잘 싸웠다, 좌충우돌 여자축구 도전기
고상훈 지음, 한항선 그림 / 한그루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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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현장에 있다 보면 학생들이 유행에 무척 민감하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특히 돈 들이지 않고 따라 할 수 있는 유행어 같은 것들은 등장하기가 무섭게 학생들의 입에 오르내려요. 한 해에도 수십 개의 유행어가 교실을 스쳐 지나가고, 아이들은 누가 더 유행어를 자연스럽게 내뱉는지를 내심 경쟁이라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런 유행어들을 어떤 때는 못 들은 척 지나가기도 하고, 어떤 때는 '또 시작이네' 싶어 예민하게 반응하기도 해요. 


    다만 모든 유행이 다 귀찮게 느껴지는 것만은 아닙니다. 가끔은 아이들의 머릿속에 오래 남아주기를 바라는 유행어도 있거든요. 조금은 유행이 지나긴 했지만, '졌잘싸', 즉 '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표현입니다.


    축구 유니폼을 입은 활기찬 여학생들의 모습이 그려진 책 표지와, '성공기'가 아닌 '도전기'라는 부제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제목에서부터 이미 이 이야기의 결말이 흔한 '우승'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이들이 승리만큼이나 패배를 받아들이는 방법도 배웠으면 하는 마음을 늘 가지고 있었기에 과연 이 책에서는 학생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패배라는 결과를 받아들이는지가 궁금했습니다.


    <졌잘싸>는 초등학교 교사로도 일하고 있는 고상훈 작가가 2018년에 초등학교 여자축구부를 맡아 지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동화입니다. 해원초등학교 여자축구부가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학교스포츠클럽 축구대회에 참여하는 모습까지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아이들 간의 갈등과 화해, 그리고 팀워크의 성장 과정을 실감 나게 그리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점은 작품 속에서 교사가 사건의 중심에 있지 않고 아이들이 스스로 부딪히고 성장할 수 있도록 적당히 물러서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학교를 배경으로 한 동화에서 교사가 너무 많은 역할을 맡으면 이야기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거나 교훈 일색인 재미없는 이야기가 되고 맙니다. 이 책의 여자축구부 지도교사인 김성훈 선생님은 학생들이 요청하거나 꼭 필요한 순간에만 등장해 자연스럽게 조력자의 자리를 지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여자축구부의 창단 멤버인 수연이가 스스로 골키퍼가 되겠다고 나서는 부분입니다. 자신의 경험과 능력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팀을 위해 배려하고, 그 배려가 부담스럽지 않도록 근거를 갖춰 설득하는 모습이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중요한 가치들이 이 장면에 모두 녹아 있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책의 제목대로 <졌잘싸>는 해원초 여자축구부가 결국 경기에서 패배하며 끝이 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아이들이 최선을 다하는 과정 속에서 '졌지만 잘 싸웠다'라는 자부심을 갖는 점을 배웠다는 점이겠지요. 인생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는 사람은 없기에, 이 책을 읽는 모든 독자가 최선을 다해 경쟁에 참여하고 패배를 경험한 순간에도 당당하게 고개를 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승리만큼 값진 패배의 의미를 배우고 싶은 독자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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